총선 앞둔 자유한국당, 현역 물갈이는 ‘먹구름’
총선 앞둔 자유한국당, 현역 물갈이는 ‘먹구름’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9.10.25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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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이철희·표창원 등 속속 불출마 소식 알려
한국당 지도부, 패스트트랙 수사 의원 가산점 부여

불출마 현역들도 속속 출마로 가닥 잡고 있어
기지개 켜지도 못하는 정치신인, 이대로 눌러앉아
황교안 대표는 조만간 인재영입을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현역의원들의 불출마가 이뤄지지 않으면 영입한 인재들이 발붙일 곳도 없다는 비판도 있다. 현역 물갈이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황교안 대표는 조만간 인재영입을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현역의원들의 불출마가 이뤄지지 않으면 영입한 인재들이 발붙일 곳도 없다는 비판도 있다. 현역 물갈이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내년 총선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지만 자유한국당의 근심은 깊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현역 의원들이 속속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지만 자유한국당 내부는 깜깜무소식이다. 이런 가운데 황교안 대표는 조만간 인재영입을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현역의원들의 불출마가 이뤄지지 않으면 영입한 인재들이 발붙일 곳도 없다는 비판도 있다. 현역 물갈이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 새 얼굴 10명 발표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과 표창원 의원의 불출마 소식은 자유한국당 내부의 근심을 더욱 깊게 만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중진뿐만 아니라 초선 의원들도 속속 불출마 선언을 함으로써 자연스러운 물갈이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아직도 현역 물갈이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오히려 불출마할 것이라고 소문이 돌았던 현역 중진들이 속속 출마로 가닥을 잡는 등 현역 물갈이는 난관에 부딪혔다.

황교안 대표는 조만간 새로 영입된 인재들을 발표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들 인재를 어디에 배치를 할 것인가의 숙제가 남아있다. 새로 영입된 인재들에게 내년 총선 공천을 주기 위해서는 현역 의원들의 물갈이가 필수적인데 점차 어려워지는 분위기다.

오는 31일 자유한국당은 경제와 과학, 여성 등 각계 전문가 10여명 안팎의 1차 인재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동안 황 대표와 당 핵심 관계자들은 새 피 수혈을 위해 극비리에 인재영입을 추진해왔다. 그리고 그 1차 결실을 오는 31일 맺게 되는 셈이다.

자유한국당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새 피 수혈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새 피 수혈을 위해서는 헌 피(현역)의 물갈이가 필요하다.

따라서 현역 물갈이가 어느 정도 이뤄지는지가 앞으로 새 피 수혈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잣대이다.

하지만 현역 물갈이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불출마 의도를 내비쳤던 현역 중진들이 속속 출마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인물이 김무성 의원이다. 측근 등에 따르면 김 의원이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중진들이 출마를 준비한다는 것은 현역 물갈이가 현실적으로 어렵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역 물갈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새 피 수혈은 당연히 어려워지게 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속속 현역 불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는 반면 자유한국당은 아직까지 현역 의원들 중에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인물이 없다. 이에 당 내부에서도 초조한 기색이 엿보인다. 자칫하면 자유한국당 전체가 고인물 취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 패스트트랙 수사 현역에게 가산점을...

더욱이 패스트트랙 수사를 받고 있는 현역 의원들에게 가산점을 주겠다는 당 지도부의 발언은 신인들에게는 큰 실망감을 안겨주기 충분하다. 현역 프리미엄이 있는데 공천에 가산점까지 주게 된다면 신인에게는 총선에 출마를 하지 말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수사를 받는 의원들이 60여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당의 절반 정도 되는 의원들은 내년 총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다는 것을 말한다.

가산점까지 받은 현역이 출마를 고수하며 버티고 있으면 정치신인들의 설 곳은 점점 좁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미 당 내부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패스트트랙 수사 선상에 오른 의원들에게 가산점을 준다는 것은 아예 물갈이를 하지 말자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정치신인들은 출마를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 소리도 튀어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황 대표나 나경원 원내대표가 ‘현역 물갈이’에 대한 발언을 일체 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현역 의원들에게는 아주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현역들에게 노골적으로 출마를 포기하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그런데 황 대표나 나 원내대표는 현역 물갈이에 대한 단어조차 입에 오르내리지 않고 있다.

이러다보니 현역 의원들 역시 불출마 대신 출마로 가닥을 잡는 등 현역 물갈이가 점차 힘들어지는 분위기다.

현역 물갈이가 어려워진다는 것은 바른미래당 내 유승민계와의 통합도 어려워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년 총선에서 보수야당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보수대통합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뜨겁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승민계와의 통합이 필요하다. (사진/뉴시스)
현역 물갈이가 어려워진다는 것은 바른미래당 내 유승민계와의 통합도 어려워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년 총선에서 보수야당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보수대통합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뜨겁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승민계와의 통합이 필요하다. (사진/뉴시스)

◇ 유승민계와의 통합은

현역 물갈이가 어려워진다는 것은 바른미래당 내 유승민계와의 통합도 어려워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내년 총선에서 보수야당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보수대통합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뜨겁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승민계와의 통합이 필요하다.

유승민계와의 통합을 위해서는 당내 현역 물갈이 여론이 뜨겁게 달아올라야 한다. 그래야만 통합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역 물갈이 여론이 아예 없으면서 유승민계 의원들 역시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공천 과정에서 계파 갈등이라도 나오게 된다면 현역 물갈이 여론은 더욱 사그라들 수도 있다.

자유한국당 한 관계자는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현역 물갈이가 시작됐지만 자유한국당은 아직도 얘기조차 꺼내지도 않고 있다. 오히려 현역에게 가산점을 주겠다고 발언을 함으로써 정치신인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다. 현역 물갈이 없이 내년 총선 승리를 바라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 : 나무 위에서 물고기를 찾는다)이다”고 경고했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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