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횡령 혐의 부행장 無징계 “왜?”
신한은행 횡령 혐의 부행장 無징계 “왜?”
  • 손성은 기자
  • 승인 2019.12.16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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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횡령 혐의로 1심서 징역형 ‘선고’
2012년 인천시금고 선정 로비 의혹 ‘연장선’
사측 혐의 관련 조치 없어…부행장으로 승진
신한은행 “최종 판결 이전 징계 적절치 않아”
신한은행 현직 부행장이 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구설에 오른 가운데 은행측의 석연찮은 태도 역시 도마에 올랐다. (사진/뉴시스)
신한은행 현직 부행장이 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구설에 오른 가운데 은행측의 석연찮은 태도 역시 도마에 올랐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신한은행 현직 부행장이 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구설에 오른 가운데 은행측의 석연찮은 태도 역시 도마에 올랐다. 의혹 한 가운데 서 있는 해당 부행장은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대법원에 항소한 상황. 신한은행은 금융기관에서 가장 민감한 사안인 횡령 혐의를 받는 부행장과 관련해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어 논란을 키우고 있다.

◇ 최종 판결 안 나 조치 안 취한다는데…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한은행 A부행장이 지난 1월 횡령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음에도 사측이 어떠한 징계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어 의문부호가 따라붙고 있다.

A부행장은 올해 1월 인천지방법원으로부터 업무상 횡령 혐의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A부행장은 즉시 항소했고 9월에 열린 2심에서 항소가 기각되자 대법원에 상고했다.

A부행장이 받는 혐의는 이렇다. A부행장은 지난 2012년 4월 소속 은행이 모 언론사 주최 행사에 2억원을 후원하는 것처럼 허위기안문을 작성했고, 이 중 1억원은 판촉물 협력업체에 송금됐다 다시 A부행장에 수표로 전달됐다.

A부행장은 전달받은 1억원 중 100만원만 입금을 받고 나머지는 자신의 친인척이 운영하는 D사 공사대금으로 사용했으며, 이는 개인적으로 빌린 영업활동비를 갚기 위한 것이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할 만한 점은 신한은행의 태도다. 최초 1심 선고로부터 약 11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A부행장과 관련해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이라는 것이 이유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현재 최종 판결이 내려진 상황이 아니다”라며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징계 등의 조처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 꺼지지 않은 인천시금고 선정 의혹 불씨

A부행장의 혐의의 시작은 지난 2012년이다. 그로부터 약 7년 사이 A부행장은 승진을 거쳐 현재의 자리에 올랐고, 올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관련 업계에선 신한은행의 석연치 않은 태도를 최종 판결보다는 일종의 ‘의리’로 풀이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 같은 시각은 지난 2012년 당시 횡령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 2016년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국민권익위원회 의뢰로 ‘인천시금고 선정’ 과정을 수사했다.

시금고란 지자체 금고 은행으로 매 4년 마다 공개 입찰을 통해 선정된다. 시금고로 선정되면 거액의 지자체 예산 운용은 물론 해당 지역 공무원과 지역 주민을 잠재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는 만큼 은행의 관심이 높다.

인천시금고 선정 과정 수사는 인천시금고 선정 과정에서 불거진 로비 의혹에 따른 것이며 그 중심에는 신한은행과 A부행장이 자리 잡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2007년부터 오는 2022년까지 연속으로 16년간 인천시금고를 운영한다. 이러한 신한은행이지만 지난 2012년 위기감이 감돌았다. 2010년 발생한 신한은행 경영진 내분 사태에 따른 이미지 악화로 시금고 선정에서 탈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당시 경찰 수사를 통해 A부행장은 언론사 주최 행사 후원 목적으로 2억원 규모의 허위기안문을 작성, 이를 토대로 2억원을 마련해 1억원은 행사 후원비로 마련했고 나머지 약 1억원 가량은 판촉업체에 송금했다가 수표로 돌려받아 로비자금으로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A부행장이 징역형을 선고받은 재판 역시 인천시금고 선정 의혹 관련 재판이었다. A부행장이 작성한 허위기안문을 토대로 자금을 송금한 B씨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 받았다.

◇ 인천시금고 의혹 관련자… 지금 어디에?

주목할 만한 부분은 A부행장의 2012년 이후 행보다. 로비가 있던 2012년 당시 지점장이었던 A부행장은 인천본부장으로 승진했다. 인천시금고 유치와 실적에 있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지난 2015년 말 A부행장은 임원 인사에서 부행장보로 승진했고 이후 경찰의 인천시금고 선정 의혹 관련 수사가 진행됐다.

A부행장은 경찰 수사 이후 로비 의혹 정황이 포착돼 현재 재판을 받을 때까지 공식적으로 어떠한 징계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보직해임 됐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긴 했으나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고, 현재에 이르렀다. A부행장의 임기는 오는 31일까지다.

그렇다면 2012년 당시 A부행장의 허위기안을 전금 처리하고 로비 자금을 확보하는 데 협조한 B씨는 현재 어떻게 됐을까? B씨 역시 현재 A부행장과 마찬가지로 신한은행에 몸을 담고 있다. 재판부는 B씨가 당시 상급자인 A부행장의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봤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임직원 비위 문제는 몇 가지 특별 사안을 제외할 경우 경찰 수사 종료 또는 최종 선고 이후 정해지는 것이 일반적”이라면서도 “다만 한때 A부행장이 보직해임됐던 것으로 알려졌고 이후 복귀해 어떠한 징계도 받지 않고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점은 의아하게 보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손성은 기자 katpa8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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