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조원태 vs 조현아’ 경영권 갈등으로 뒤숭숭
한진 ‘조원태 vs 조현아’ 경영권 갈등으로 뒤숭숭
  • 조수진 기자
  • 승인 2019.12.27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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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한진그룹의 경영 상황과 관련해 동생 조원태 대표이사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다.(사진/뉴시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한진그룹의 경영 상황과 관련해 동생 조원태 대표이사를 공개적으로 비난했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한진그룹의 경영 상황과 관련해 동생 조원태 대표이사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며 한진그룹의 남매간 전쟁이 벌어졌다. 조 전 부사장은 조 회장이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하고 있다며 강도높게 비난했다.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는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상정되는 등 그룹 지배구조를 좌지우지하는 중요한 주총이 될 것으로 보여 주총 전까지 남매간 힘겨루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 조 전 부사장 “사전 협의 없이 중요 사항들 결정돼”

조 전 부사장은 23일 오전 법무법인을 통해 “작고하신 고(故) 조양호 회장님의 상속인 중 1인이자 한진그룹의 주주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선대 회장님은 임종 직전에도 3명의 형제가 함께 잘해나가라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조 전 부사장은 지난 4월 선대 회장님 작고 이후 유훈에 따라 가족 간에 화합해 한진그룹을 경영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동생인 조원태 한진칼 대표이사는 물론 다른 가족들과도 공동 경영 방안에 대해 협의해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원태 대표이사는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고 지금도 가족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결과 한진그룹은 선대 회장님의 유훈과 다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며 “상속인들간의 실질적인 합의나 충분한 논의 없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대규모 기업집단의 동일인(총수)이 지정되었고, 조 전 부사장의 복귀 등에 대해 조 전 부사장과의 사이에 어떠한 합의도 없었음에도 대외적으로는 합의가 있었던 것처럼 공표됐다”고 말했다.

또한 “조 전 부사장과 법률대리인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사전 협의도 하지 않고 경영상의 중요 사항들이 결정되고 발표됐다”고 날을 세웠다.

이같이 조 전 부사장이 조 회장을 공개적으로 비난한 배경에는 올 11월 한진그룹의 정기 임원인사가 있다.

이번 한진그룹 인사는 임원 20% 감축이 예정돼 있었지만 그 중 조 전 부사장의 측근인 조병택 전무와 양준용 상무, 함건주 상무 등이 대거 물러나면서 조 전 부사장의 경영 입지가 한층 좁아졌다.

그러면서 조 전 부사장의 측근들이 물러난 자리에는 조 회장의 측근들로 물갈이가 됐다.

◇ 한진그룹 "이번 논란 회사 경영 안정 해칠까 우려"

한진그룹은 조 전 부사장이 입장을 밝힌 그날 오후 즉시 반론 입장을 내놨다.

한진그룹 측은 "조양호 회장이 세상을 떠난 후 한진그룹 경영진과 임직원들은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국민과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는 한편 기업가치 제고를 통해 주주와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했다"며 "이것이 곧 조 회장의 간절한 소망이자 유훈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의 경영은 회사법 등 관련 법규와 주주총회, 이사회 등 절차에 의거해 행사돼야 한다"며 "최근 임직원들의 노력으로 새로운 변화의 기초를 마련하고 있는 중요한 시점에서 이번 논란이 회사 경영의 안정을 해치고 기업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경영진과 임직원들은 회사 경영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며 국민과 주주,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 말했다.

현재 한진칼의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28.94%로 조원태 회장(6.52%)과 조현아 전 부사장(6.49%), 조현민 전무(6.47%) 등 남매 세명이 비슷하게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 밖에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과 KCGI(17.29%), 델타항공(10%), 반도건설 계열사(한영개발, 대호개발, 반도개발 등 6.28%)가 주요 주주로 올라있다.

한편 내년 3월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상정이 예정돼 있어 남매간 경영권을 둘러싼 줄다리기는 한층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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