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최후통첩, 손학규의 대답은
안철수의 최후통첩, 손학규의 대답은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01.28 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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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손학규 회동, 비대위 체제 전환 요구
손학규, “유승민계와 다를바 없다” 사실상 거부

당권 놓고 안철수-손학규의 갈등은 날로 증폭
두 사람은 결별이냐 화합이냐 기로에 놓여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안철수 전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 현안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회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안철수 전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 현안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회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결국 27일 손학규 당 대표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자신에게 비대위원장 자리를 내어줄 것을 요구했다. 비대위 체제로 가자는 이야기다. 이에 대해 손 대표는 일단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안 전 대표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또 다시 당은 둘로 쪼개질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손 대표의 선택도 그리 많은 것은 아니다. 바른미래당을 과연 안 전 대표가 접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 당 대표에서 내려오라는 안철수

안철수 전 대표가 귀국 이후 별다른 정치적인 행보 없이 사람들만 만나면서 과연 이번 총선에 어떤 생각을 하고 움직이는지 구체적인 플랜을 읽을 수 없었다.

하지만 지난 27일 손학규 대표를 만날 때 그 구체적인 플랜이 나왔다. 안 전 대표는 손 대표에게 당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자신에게 비대위원장 자리를 맡겨달라고 요구했다. 사실상 손 대표의 퇴진과 자신이 당 재건을 이끌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안 전 대표가 귀국 후 과연 이번 총선에서 어떤 식으로 움직일지에 대한 의문부호를 찍을 행동만 하면서 이번 총선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이날 안 전 대표가 손 대표에게 최후통첩하면서 이제부터 본격적인 플랜이 가동되기 시작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손 대표를 만나서 당 대표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최후통첩을 했다. 더는 손 대표 이름으로 총선을 치르게 되면 바른미래당의 미래는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안철수계가 그동안 계속해서 요구해왔던 내용이면서 지금은 새로운보수당을 창당한 유승민계가 주장했던 내용이다.

손학규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를 수 없다고 판단한 유승민계는 결국 분당을 해서 새로운보수당을 창당했고, 안철수계는 안 전 대표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런데 안 전 대표가 손 대표를 만나 당 대표직에서 내려오라고 요구를 함으로써 본격적인 당권 경쟁에 돌입했다.

손 대표는 지난해 추석 이전에 지지율 10%를 넘지 않으면 당 대표직에서 내려오겠다고 했다가 번복했고, 추석 이후에는 안 전 대표가 돌아온다면 당 대표직을 주겠다고 했다고 번복했다.

그리고 이날 안 전 대표와 손 대표는 당 대표직을 놓고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줬다. 당권 경쟁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 물러날 수 없다는 손학규

손 대표의 입장은 명확하다. 손 대표는 “안 전 대표가 얘기한 것은 유승민계의 얘기와 다른 게 없다”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손 대표는 안 전 대표가 비대위 체제로 개편하고 비대위원장에 자신이 왜 앉아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은 왜 비대위로 전환하고 자신이 당 대표에 앉아야 하는지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 손 대표의 입장이다.

하지만 안 전 대표는 28일 의원단과의 회동 이전에 손 대표가 입장을 표명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사실상 최후통첩을 한 셈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결별 수순을 밟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안 전 대표가 귀국하기 전부터 사실상 두 사람은 결별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손 대표가 안 전 대표가 귀국하면 당 대표 자리를 넘겨주겠다고 했지만, 번복을 한 점이 있기 때문에 쉽게 당 대표를 넘겨주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안 전 대표가 귀국 후 곧바로 바른미래당을 찾은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만나고 돌아다닌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손 대표가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에 주변을 맴돌면서 손 대표의 생각을 읽어내려갔던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 명확한 입장을 보았으니 안 전 대표 나름대로 결정을 해야 하고, 손 대표도 결정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안철수 전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 현안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회동을 마친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안철수 전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 현안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회동을 마친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두 사람은 결별로 갈 것인가

이에 과연 두 사람은 결별로 갈 것이냐는 문제가 남아있다. 정치권에서는 결국 두 사람은 결별로 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미 손학규계는 완전히 무너졌다. 따라서 껍데기만 남은 바른미래당을 손 대표가 갖고 안철수계는 탈당해서 신당 창당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만 신당 창당을 하기 위해서는 기존 세력에 새로운 세력이 합류해야 한다. 기존 세력만 갖고 창당을 한다면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신당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안 전 대표가 그동안 계속해서 사람을 만나고 다닌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즉, 신당 창당을 하기 위해서 새로운 인물을 발굴하는 작업을 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다만 손 대표가 막판에 비대위원장 자리를 내어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껍데기만 남은 바른미래당을 갖는다고 해서 손 대표에게 이득이 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어쨌든 최후통첩은 28일로 했고, 이제 안 전 대표는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할 예정이면서 안 전 대표와 손 대표의 신경전은 날로 거칠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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