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돈 잔치 벌인 은행 올해 전망은 우울
역대급 돈 잔치 벌인 은행 올해 전망은 우울
  • 손성은 기자
  • 승인 2020.02.16 0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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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나란히 지난해 최대 실적 기록 갱신
예상 이상의 호조, 대출부문 영향…올해 실적 먹구름
희망퇴직에 임단협 조기 마무리…비상경영 체제 돌입

지난해 신한, KB,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불황 속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올 한해 극심한 불황을 예상하며 혹독한 한 해를 보낼 채비를 하고 있다. 지속하는 경기 불황에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정책의 여파로 은행업의 부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발생해 현재도 업계를 뒤흔들고 있는 DLF 사태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는 전망이다. <편집자 주>

지난해 신한, KB,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지주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역대급 호황을 누렸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신한, KB,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지주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역대급 호황을 누렸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지난해 신한, KB,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지주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역대급 호황을 누렸다. 저금리 기조와 경기 불황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무색했다. 하지만 올해는 고전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 기록한 금융지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신한, KB,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지주는 작년 총순이익 11조278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11조원의 벽을 넘어섰다. 특히 이들 4대 금융지주 모두 각각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해 저금리 기조와 경기 불황을 무색하게 했다.

리딩뱅크 자리를 지켜낸 신한금융이 가장 높은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신한금융이 거둔 순이익은 3조4035억원으로 전년도 대비 7.8% 증가하며 2년 연속 3조원 돌파에 6년 연속 실적 증가세를 이어나갔다.

KB금융이 신한금융의 뒤를 이어 2위에 올랐다. 작년 한해 KB금융은 3조3118억원으로 전년보다 순이익 8.2% 커졌다. 수치로만 놓고 보면 역대 최대급 실적이나 신한금융과의 차이는 약 910억원으로 리딩뱅크 탈환에는 실패했다.

하나금융 역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2조408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7.8% 증가한 수치로 지난 2005년 12월 지주 설립 이후 최대 순이익 수치다.

우리금융은 지주사 전환 1년과 동시에 경상 기준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순이익은 1조9041억으로 지주사 전환에 따른 회계상 순이익 감소분 1344억원을 포함하면 2조원을 초과하는 액수다.

◇ 2020년 부진 전망 대세… 규제 강화 여파도

4대 금융지주 모두가 역대급 실적 기록 배경에는 은행의 예상 이상의 선전이 자리를 잡고 있다. 저금리 기조 장기화와 경기 불황,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부정적인 관측이 적지 않았던 가운데 은행 대출 부문의 성장이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업계는 지난해 역대급 성장을 한 4대 금융지주지만 올해 고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저금리, 경기 불황이 여전할 뿐만 아니라 각종 규제 강화에 따른 은행의 부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해는 역대 최대 실적 달성의 견인차 구실을 한 대출 부문은 더는 기대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지난해 12.16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내놓은 이후 가계대출 증가세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달 1월 시중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 규모는 611조3950억원으로 전달 대비 6388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 같은 증가세는 지난 2017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향후 전세 대출 규제 영향이 발생하면 가계대출 증가세는 지속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가계대출만이 문제가 아니다. 경기 불황의 장기화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영향으로 기업대출 역시 확대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로 비이자부문 이익 강화를 시도해 온 은행이지만 이마저도 불투명하다. 지난해 발생해 금융권을 뒤흔들고 있는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사태로, 관련 규제 강화가 예상되고 있다. 때문에 은행의 비이자부문 이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일각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폐렴)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바이러스 확산으로 내수경기 침체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어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오픈뱅킹 확대, 핀테크 기업의 금융업 진출과 제3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으로 은행 간 경쟁뿐만 아니라 은행과 비은행 금융기관, 은행과 기술기업과의 경쟁도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도 고전 가능성을 높여주는 요소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시중은행 중 가장 빨리 임단협을 마무리했고 농협은행 역시 지난해 임단협을 끝냈다. (사진/뉴시스)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시중은행 중 가장 빨리 임단협을 마무리했고 농협은행 역시 지난해 임단협을 끝냈다. (사진/뉴시스)

◇ 일찌감치 준비 나선 은행권…희망퇴직에 조기 임단협 마무리

금융권 역시 올해 부진을 예상하고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는 모양새다. 은행은 지난해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올해 임금 협상을 조기에 마무리하는 경영 환경 악화에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관련 업계 및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신한, 국민, 하나, 우리은행 등 시중 4대 은행은 지난해 1400여 명에 대한 회망퇴직을 실시했다. 국민은행이 462명, 하나은행 369명, 우리은행 325명, 신한은행 250명이었다. 이들 시중은행이 지급한 퇴직금 규모는 5700억원으로 퇴직자 1인당 평균 4억 수준의 액수다.

은행권은 올해 임금 협상도 조기에 마무리했다. 사측과 노동조합 모두 올 한 해 실적 부진을 대비해서 임금 인상률을 동결키로 합의했다. 최근 신한, 국민, 우리, NH농협은행은 등 노사 임단협 교섭을 마무리하고 임금 인상률을 2%로 통일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시중은행 중 가장 빨리 임단협을 마무리했고 농협은행 역시 지난해 임단협을 끝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17일 임단협을 종료했고 우리은행 역시 같은 달 20일 협상을 끝마쳤다. 새로운 노조 집행부가 들어선 하나은행은 현재 임단협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각 은행 노조 역시 내년 불황에 대비한 비상경영 상황을 수긍하고 임금 동결안을 수용하는 등 협조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내년 불황이 예상되는 만큼 선제 조치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손성은 기자 katpa8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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