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정당의 몰락] ⑥ 과도한 지분 요구, 몰락의 길로
[보수 정당의 몰락] ⑥ 과도한 지분 요구, 몰락의 길로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04.27 0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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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아니면 돼~”, 결국 비대위도 소용 없다
나 자신만 살기 위해 내 지분만 챙기면 된다

공천 과정에서 터져 나온 공천 잡음, 결국은
자기 반성 없는 통합당, 미래는 보이지 않아

미래통합당이 4.15 총선에서 참패했다. 정치권 일부 인사들은 ‘사망선고’를 내렸다고 표현한다. 이대로 가면 보수 정당이 존재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회의가 들 정도다. 새로운 터전 아래서 보수 정당의 꽃을 피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보수 정당은 앞으로 어떻게 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필요하다. 그런 이유 때문에 본지에서는 시리즈로 보수 정당의 몰락에 대해 진단함으로써 한국 사회에서 보수 정당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자 한다.<편집자주>

심재철 미래통합당 대표 권한대행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심재철 미래통합당 대표 권한대행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미래통합당의 가장 큰 문제는 과도한 지분 요구에 있다. 어느 한 개인의 희생 아니면 어느 한 계파의 희생은 없고 상대 계파 혹은 상대 개인의 희생만 강요하는 것이 미래통합당의 정치 문화이다.

물론 정치라는 것이 결국 나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 상대를 제압하고 상대를 희생시켜야 하는 매몰찬 곳이지만 최소한 민주적 절차에 의해 모든 것이 해결돼야 하지만 미래통합당은 민주적 절차를 무시한 채 나 자신만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을 쳤다. 그러다보니 외부에서 보이기에는 계파 싸움으로 비쳐질 수밖에 없다.

◇ 승복하는 문화 없어

미래통합당은 깨끗하게 승복하는 문화가 없었다. 자신이 희생되면 그것은 ‘정치적 희생’이고, 다른 사람이 희생하면 그것은 ‘당연한 자연적인 순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다보니 상대는 무조건 없애야 하는 적이 되는 것이고, 나 자신은 ‘정의(正義)’이고 ‘진리(眞理)’이다.

이런 모습은 불과 얼마 전까지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보여줬던 모습이다. 친노-비노의 계파 다툼, 친문-비문의 계파 다툼이 바로 그러했다. 이런 모습을 보여줬지만 계파 갈등은 더 이상 불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자중하는 분위기다.

이번 총선 공천 과정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은 계파 다툼이 그리 크지 않았다. 그것은 ‘총선 승리’라는 목표에 서로의 이해관계를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지분을 요구하기 앞서 ‘총선 승리’라는 목표 때문에 자신의 지분을 최소화했다. 이러다보니 총선 공천 과정에서 미래통합당에 비해 잡음이 덜 나왔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끊임없이 잡음이 흘러나왔다.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의 사천 논란을 비롯해서 민경욱 의원이 여러번 공천에서 죽다 살아나는 모습을 보면서 공천 갈등은 더욱 증폭됐다. 그리고 결국 무소속 출마자로 3명이 당선됐다. 이는 공천 과정이 투명하지 못하면서 자신의 지분을 찾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부터다.

◇ 앞으로 비대위의 운명은

이제 곧 김종인 비대위 체제가 만들어진다. 오는 28일 전국위원회와 상임전국위원회를 열어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대한 우려가 많지만 출범은 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만큼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오는 28일 미래통합당은 전국위원회와 상임전국위원회를 열어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출범시킬 예정이다.(사진/뉴시스)
오는 28일 미래통합당은 전국위원회와 상임전국위원회를 열어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출범시킬 예정이다.(사진/뉴시스)

하지만 김종인 비대위 체제가 평탄하게 갈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각자 저마다 자신의 지분을 찾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중진은 중진 나름대로의 지분을, 무소속 출신은 무소속 출신 나름대로의 지분을, 초선은 초선 나름대로의 지분을 찾으려고 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요구에 대해 김종인 비대위가 얼마나 목소리를 하나로 취합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김종인 비대위원장 내정자의 능력은 강한 카리스마로 상대를 제압하는데 있다. 그런데 과연 미래통합당의 다양한 요구를 강한 카리스마로 제압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미 중진이나 무소속 출신은 김종인 비대위에 대해 공격을 가하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에 대해 벌써부터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점령군처럼 행동하는 것에 대해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중진이나 무소속 출신 정치인의 지분과 김종인 비대위 지분이 갈등을 표출할 것으로 예측된다.

문제는 당이 몰락한 상태에서도 지분 다툼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은 미래통합당이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 것인가를 한데 모아서 뜻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상대를 비방하거나 상대를 깎아 내리는 것이 아니라 각자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는 자기반성부터 먼저 해야 한다.

◇ 자기 반성은 없고, 상대만 비난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메시지를 살펴보면 ‘자기 반성’은 없고 상대에 대한 비방만 있을 뿐이다.

미래통합당이 몰락한 이유는 한 가지다. 미래통합당 구성원 개인 한명한명이 당을 제대로 이끌지 못해서이다. 중진은 중진대로의 경륜과 연륜을 보여주지 못했고, 초재선은 자신들의 참신함과 당을 향한 쓴소리를 보여주지 못했다.

당원들도 마찬가지로 당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에 대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그저 자신들의 지분 찾기에만 혈안이 돼 있었다. 그러다보니 당이 망가지게 된 것이다.

이런 자기 지분 찾기는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서도 마찬가지의 모습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미래통합당이라고 해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통합이 이뤄졌지만 그것은 물리적 통합에 불과했다. 화학적 통합을 못했다. 그것은 결국 자기 지분 찾기에만 몰두했기 때문이다. 이런 자기 지분 찾기만 계속 반복된다면 미래통합당의 ‘미래’는 없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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