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소환 임박한 이재용 부회장의 광폭 행보
검찰 소환 임박한 이재용 부회장의 광폭 행보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0.05.15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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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6일 대국민 사과
13일에는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만나
경영권 승계 조사 관련 검찰 소환 임박해

검찰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의혹과 관련해 핵심 인사들을 차례로 조사했다. 이번 수사의 마지막에는 결국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소환될 것이란 예측이다. 검찰의 칼 끝이 이 부회장을 겨누고 있는 가운데 이 부회장의 광폭 행보가 눈길을 모았다.<편집자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마친 후 고개를 숙였다.(사진/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마친 후 고개를 숙였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지난 6일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한 이 부회장은 일주일 후인 지난 13일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최초로 공식 회동을 갖는 등 어느때보다 폭넓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검찰, 삼바 관련 삼성 핵심 인물 모두 소환

현재 검찰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이라 보고 이와 관련한 수사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18년 말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물산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1년 6개월간  조사를 벌여온 검찰은 관련 인물들에 대해 재소환을 반복하는 등 강도 높은 수사를 벌였다.

조사와 관련해 최지성 옛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김종중 옛 미전실 전략팀장(사장),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장(사장), 최치훈 삼성물산 이사회 의장,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 김신 전 삼성물산 대표,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 윤용암 전 삼성증권 대표 등 삼성의 핵심 인사들이 줄줄이 소환됐다.

지난 11일에는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이 참고인으로 소환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유가 증권 시장에 상장될 때 대표 주관사를 맡은 곳이다.

검찰은 오는 5월 내로 삼성 합병 의혹과 관련해 수사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이후 관련자들의 사법 처리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삼성 합병 의혹과 관련해 마지막 남은 조사 대상자인 이 부회장의 소환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주, 늦어도 다음 주에는 검찰이 이 부회장을 소환할 것이라 보고 있다.

◇ 재판과 수사 앞둔 이재용 부회장의 사과

이 부회장은 삼성 합병 관련 조사 뿐만 아니라 국정농단 사건의 파기환송심 결과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재판 결과에 따라 재수감도 불가피하다.

이런 상황에서 이 부회장은 지난 6일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발표했다.

이 부회장은 ”저와 삼성은 승계 문제와 관련해서 많은 질책을 받아왔다“면서 ”삼성 에버랜드와 삼성 SDS 건에 대해 비난을 받았고 최근에는 승계와 관련한 뇌물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이기도 하다“며 승계 논란을 먼저 언급했다.

그러면서 ”저와 삼성을 둘러싸고 제기된 많은 논란은 근본적으로 이 문제에서 비롯된 게 사실“이라며 "이제 경영권 승계로 더 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동안 삼성의 노조 문제로 인해 상처입은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더는 삼성에서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며 노조 문제도 사과와 해결의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이 부회장의 사과를 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앞서 2008년 이건희 회장이 차명 계좌의 실명 전환과 사회 환원, 세금 납부 등을 이유로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은 이번 사과 역시 허울뿐인 사과일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이번 사과가 삼성준법감시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마련된 사과이기도 하고 그 배경에는 국정농단 재판과 삼성 합병 수사가 있어 이를 의식한 쇼에 불과하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지난 13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은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공식적인 첫 회동을 가졌다. 사진은 이재용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올 1월 국내 각계대표 및 특별초청 인사들과의 신년 합동 인사회에 참석한 모습.(사진/뉴시스)
지난 13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은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공식적인 첫 회동을 가졌다. 사진은 이재용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올 1월 국내 각계대표 및 특별초청 인사들과의 신년 합동 인사회에 참석한 모습.(사진/뉴시스)

◇ 재계 1, 2위의 공식적인 첫 만남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부회장은 대국민 사과 일주일만인 지난 13일에는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을 만났다.

재계 1, 2위인 삼성과 현대차를 이끄는 두 사람은 사적으로는 호형호제하는 사이지만 공식적인 회동을 가진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특히 이날 회동은 이 부회장이 정 수석부회장을 초청하면서 만남이 이뤄진 자리기도 하다.

이 부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약 3시간 가량 만남을 이어갔다. 먼저 삼성SDI 공장을 둘러본 두 사람은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전고체 배터리)기술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다.

이날 두 사람의 회동 이후 특별한 결과 발표는 없었지만 이 부회장이 전영현 삼성SDI 사장, 황성우 삼성종합기술원 사장 등을 대동하고 정 수석부회장이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장(사장), 서보신 현대차 상품담당 사장 등 각 그룹 내 핵심 전략가를 대동한걸 봐서 두 그룹이 전기차 시대와 관련해 협력에 들어갈 것이란 기대가 나왔다.

특히 이날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3주년 연설에서 “남은 임기동안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등 3개 신성장 산업을 더욱 강력히 육성해 미래먹거리를 창출하겠다”는 발언 직후 즉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더욱 주목받았다.

한편 이 부회장에 대한 검찰 소환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참여연대, 민주노총, 한국노총,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등 시민단체들은 15일 삼성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엄정한 조사 및 기소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이 부회장의 혐의 조사와 기소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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