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핵전쟁 억제력 강화”, 결국 대미 협상용?
김정은 “핵전쟁 억제력 강화”, 결국 대미 협상용?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05.25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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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만에 모습 드러낸 김정은, 군 장악 모습

군 간부 받아적기...군 장악해다는 상징으로
핵개발·미사일 개발 간부, 주요 보직 승진

핵전쟁 억제력 강화, 트럼프 들으라고 한 말
시간 많지 않은 트럼프는 어떤 결단 내릴까

지난 1일 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후 잠행에 들어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2일 만에 다시 대중 앞에 나섰다. 이후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주재하면서 핵전쟁 억제력 강화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그의 발언의 의중이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특히 북미 협상이 답보 상태를 겪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발언이기 때문에 그 발언이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편집자주>

북한 조선중앙TV가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 노동당 제7기 제4차 중앙군사위원회 확대 회의에 참석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모습.(사진/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가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 노동당 제7기 제4차 중앙군사위원회 확대 회의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캡처 모습.(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사망설까지 나돌았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비료공장 준공식을 참석함으로써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하지만 또 다시 잠행에 들어갔다. 다만 첫 번째 잠행과는 다르게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은 아예 제기조차 되지 않았다.

그로부터 22일이 지난 후 김 위원장은 다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주재했는데 핵전쟁 억제력 강화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지난 24일 조선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주재하면서 핵전쟁 억제력 강화, 무력기구 편제 개편 등을 논의했다.

◇ 군 완전 장악 모습 보여

이날 특이 사항은 김 위원장이 지시를 내리면 군 간부들은 열심히 받아적었다는 점이다. 이는 김 위원장이 군을 완전히 장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김 위원장이 군을 완전히 장악했는지 여부에 대해 여러 가지 말들이 많이 나왔지만 이날 모습을 통해 군을 완전히 장악했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천명했다.

코로나19와 대북 제재 등으로 인해 군이 부정부패나 내부적 동요 등 여러 가지가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다. 이날 확대회의를 통해 군 내부를 확실하게 통제하겠다는 것을 김 위원장이 보여준 것이다.

무엇보다 핵과 미사일 개발의 핵심 인물인 리병철 군수공업부장이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으로 중용됐고, 포병 출신 박정천 총참모장이 차수로 승진한 것이 눈에 띈다. 이는 ICBM, SLBM 등 전략무기 개발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아울러 이런 전략무기를 실전에 배치할 수도 있다는 것을 전세계에 알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핵무기 개발과 핵무기를 실어나를 장거리탄도미사일 개발의 꿈을 버리지 않고 계속 추진한다는 것을 전세계에 알릴 것이다. 미국과의 대화를 통해 비핵화의 길을 가고자 했던 북한이지만 결국 지난해 베트남 하노이 회담에서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자 계속 전략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 핵전쟁 억제력 강화 발언도

다만 이날 김 위원장은 “나라의 핵전쟁억제력을 더한층 강화하고 전략무력을 고도의 격동상태에서 운영하기 위한 새로운 방침들이 제시되였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을 압박한 것이다.

북한 조선중앙TV가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 노동당 제7기 제4차 중앙군사위원회 확대 회의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캡처 모습.(사진/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가 2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 노동당 제7기 제4차 중앙군사위원회 확대 회의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캡처 모습.(사진/뉴시스)

핵실험이나 ICBM 발사 등의 행동을 예고한 것이 아니라 미국을 향해 대북 적대시 정책 폐기를 하라는 압박이다. 더욱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북한 문제에 있어 비핵화의 길로 가기 위해서는 대북 적대시 정책을 폐기하라는 것을 이야기한 것이다.

미국은 계속해서 북한을 향해 핵개발을 포기하면서 그에 합당한 경제발전을 이룩하게 해주겠다고 밝혔지만 북한은 핵개발을 포기하는 것이 먼저가 아니라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적대시 정책을 폐기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입장에서는 핵개발을 포기했는데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계속 유지된다면 북한으로서는 상당히 곤란한 상황에 놓이게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이란의 핵개발 포기 전철을 밟아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이란은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핵개발을 포기했지만 미국은 이란의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지금까지 계속 미국과 이란은 적대적 관계를 보여왔다.

이런 점에서 북한은 미국을 향해 적대시 정책을 폐기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하는 상황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핵전쟁 억제력 강화 발언을 김 위원장이 꺼내들었다는 것은 미국을 향해 또 다시 대화의 압박을 가하고자 하는 것이다.

◇ 시간은 북한 편?

사실 객관적으로 따지면 시간은 북한 편이다. 북한은 계속 핵개발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으로서는 하루라도 빨리 북미 대화가 재개돼서 협상이 타결돼야 한다. 반면 미국은 시간이 많지 않은 편이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북한 문제는 어느 정도 정리가 될 필요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이오 국무장관 논란이 발생했을 때 폼페이오 장관이 김 위원장과 대화를 하느라 바쁠 수도 있다고 이야기한 것도 북한과의 대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트럼프 대통령이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이 핵무기 개발의 길에 성큼 다가서게 된다면 그로 인한 미국민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은 더욱 늘어나게 되면서 그에 따른 재선 실패 가능성도 높아지게 된다. 이런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다만 11월 대선이기 때문에 쉽게 미국을 벗어나 다른 나라로 가서 김 위원장과 협상을 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가장 좋은 방법은 김 위원장을 워싱턴으로 초청해서 진일보된 북미 대화 협상 결과물을 미국민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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