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구성 협상 속수무책 미래통합당...육참골단 가능성은
원구성 협상 속수무책 미래통합당...육참골단 가능성은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06.15 10: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5일 본회의 개회 강행 높아지고
살 내어주고 뼈 취하는 전략 필요

알짜 상임위원장 받는 전략 구사해야
주호영 리더십 한계 봉착 내부 갈등도

법제사법위원장 문제 때문에 21대 국회 원구성 협상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15일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의석수 절대 열세인 미래통합당은 속수무책이다. 당 내부 일각에서는 법사위원장을 내어주고 다른 상임위원장을 얻어야 한다는 육참골단 작전을 구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03석의 한계가 주호영 원내대표의 리더십에 상당한 타격을 주고 있다.<편집자주>

지난 12일 주호영 원내대표와 3선 중진의원 및 초선의원들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직후 박병석 국회의장을 찾아가 여당 단독 원구성 움직임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177석 거대 여당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인 법사위원장 배분 합의를 촉구하며 항의했다.(사진/미래통합당)
지난 12일 주호영 원내대표와 3선 중진의원 및 초선의원들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직후 박병석 국회의장을 찾아가 여당 단독 원구성 움직임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177석 거대 여당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인 법사위원장 배분 합의를 촉구하며 항의했다.(사진/미래통합당)

[한국뉴스투데이] 육참골단(肉斬骨斷)은 전국시대 전기 장군과 책사 손빈이 전투력이 약한 말 3마리로 강적을 이긴 고사에서 유래됐다. 고기를 내어주고 뼈를 취한다는 말이다.

미래통합당 내부에서 육참골단이라는 고사성어가 나왔다. 21대 국회 원구성 협상에서 더불어민주당과의 협상에서 더불어민주당은 18개 상임위원장 중 7개 상임위원장을 미래통합당에게 주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전제조건은 법제사법위원장을 더불어민주당이 가져간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미래통합당은 법사위원장이 게이트키퍼 역할을 하기 때문에 빼앗길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원구성 협상은 꼬여갔고, 더불어민주당은 급기야 15일 본회의를 열어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겠다고 밝혔다.

◇ 15일 본회의 강행, 막을 대안 없는 미래통합당

15일 본회의가 열리면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을 합쳐 180석이 넘고 범여권 의석수까지 합치면 189석이나 된다. 이들이 본회의를 강행한다면 미래통합당은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필리버스터를 신청한다고 해도 180석이 넘기 때문에 곧바로 무력화할 수 있다. 단상을 점거한다면 역풍이 우려되기 때문에 이 역시 방법은 아니다. 또한 국회의장이 경호권이라도 발동한다면 속수무책이다.

그렇다고 본회의에서 퇴장을 한다면 1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모두 더불어민주당이 독식할 수도 있다. 본회의가 열린다면 미래통합당으로서는 아무런 대안도 없이 상임위원장 자리를 모두 빼앗기게 된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18개 상임위원장을 더불어민주당이 독식하는 방식으로 원구성이 이뤄지고 나면 미래통합당이 상임위 보이콧을 하는 것이다. 다만 언제까지 보이콧을 할 것이냐는 문제가 따른다.

미래통합당으로서는 아무런 대책 마련을 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더불어민주당이 본회의를 강행한다고 하면 그야말로 속수무책이라는 단어 이외에 달리 표현할 단어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이유로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하자는 차원에서 육참골단이라는 말이 나온다. 즉, 살을 내어주고 뼈를 취한다는 것이다.

◇ "법사위원장은 내어주자"

어차피 본회의가 강행된다면 법사위원장을 비롯해서 18개 상임위원장 모두를 내어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법사위원장을 내어주고 대신 알짜 상임위원장 7개를 가져오자는 대안이 나오고 있다.

지난 12일 주호영 원내대표와 3선 중진의원 및 초선의원들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직후 박병석 국회의장을 찾아가 여당 단독 원구성 움직임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177석 거대 여당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인 법사위원장 배분 합의를 촉구하며 항의했다.(사진/미래통합당)
지난 12일 주호영 원내대표와 3선 중진의원 및 초선의원들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직후 박병석 국회의장을 찾아가 여당 단독 원구성 움직임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177석 거대 여당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인 법사위원장 배분 합의를 촉구하며 항의했다.(사진/미래통합당)

더불어민주당과 싸운다면 계란으로 바위 치기가 되기 때문에 보다 현실적인 대안으로 알짜 상임위원장 자리를 차지하자는 것이다. 특히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자리를 미래통합당이 가져가는 방식으로 협상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미래통합당으로서는 본회의 강행을 막을 현실적은 수단이 없기 때문에 아예 알짜 상임위원장 자리를 차지하자는 것.

더불어민주당도 나쁘지 않다는 분위기다. 15일 본회의를 열어 상임위원장 선출한다고 해도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18개 상임위원장을 독식이라도 하는 날에는 그 역풍에 대한 부담은 상당하다. 이런 이유로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알짜 상임위원장을 미래통합당에 주는 방식으로 해서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 주호영 리더십 타격 불가피

이가운데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의 리더십에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103석이라는 의석을 이끌고 원구성 협상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면서 당내 강경파가 주 원내대표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주 원내대표 입장에서는 가장 현실적인 협상일 수밖에 없지만 당내 강경파는 ‘장외투쟁을 해서라도’라면서 강경한 목소리를 낼 것이 분명하다. 다만 당내 강경파가 소수파라는 점에서 주 원내대표의 리더십도 금방 봉합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이번 원구성 협상에서 드러났듯이 103석이라는 소수 정당의 한게가 4년 내내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미래통합당으로서는 원내 전략을 어떤 식으로 짜야 할 것인지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