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차 고개 들고 있는 대북특사론
점차 고개 들고 있는 대북특사론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06.16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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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남 비방에 문재인 정부 노심초사
안철수-원희룡-윤상현 등 대북특사 여론

야당 존재감 높일 수 있는 기회 마련
나쁘지 않은 카드, 문재인 정부 선택은

북한이 대남 비방과 군사 도발까지 공언하면서 한반도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대북특사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야권에서 대북특사론을 주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자원까지 하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의 강경한 입장 속에서도 대화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을 뿐만 아니라 안보 문제에 있어 보수정당이 유능하다는 점을 부각시킬 가장 좋은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편집자주>

북한이 대남 비방과 군사 도발까지 공언하면서 한반도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대북특사 이야기가 나왔다.(사진/뉴시스)
북한이 대남 비방과 군사 도발까지 공언하면서 한반도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대북특사 이야기가 나왔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북한이 연일 비방을 가하고 있다. 대북 전단을 살포한 탈북민을 ‘쓰레기’라고 표현했으며 옥류관 주방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냉면이나 처먹는다”는 원색적인 비방을 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야기까지 꺼내드는 등 한반도의 긴장은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다.

최근 북한의 태도를 볼 때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에 이어 금강산·개성공단 입주건물의 철거 그리고 접경지대 도발이나 전략무기 도발 및 핵무기 개발 실험 등이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 어느 때보다 높아진 긴장감

이는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이유에 대해서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 외부의 문제보다는 내부의 문제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대북 전단 살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계속 대북 전단 살포를 빌미 삼아 계속 비방을 가한다는 점은 외부적인 문제가 아닌 내부적인 문제 때문이라는 이야기다.

지난 2018년 싱가포르 제1차 정상회담 전후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북미대화를 최대 업적으로 내세웠지만 그 이후 아무런 결실을 맺지 못하면서 군부의 불만이 상당히 쌓여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군부의 불만이 이제 임계치에 다달은 것이 아닌가는 분석과 함께 이런 임계치에 도달한 군부의 불만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우리를 향해 비방을 가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다.

현재 북한의 도발 강행 가능성은 매우 높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우리를 향해 맹공을 퍼부을 것으로 예측된다. 대북 전문가들은 올 가을 쯤 도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강경한 입장을 보임으로써 군부의 불만을 잠재우는 동시에 백두혈통의 통치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것으로 읽혀진다.

때문에 우리나라는 상당히 긴강감을 갖고 북한을 대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북한을 파트너로 인정하면서도 북한의 도발에 대해 자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문 대통령으로서도 대화의 끈은 놓지 않으면서도 계속해서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다.

◇ 대북 특사 파견 목소리

이런 가운데 야당을 중심으로 대북 특사 파견 이야기가 나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본인이 직접 대북 특사로 갈 수 있다고 밝혔다. 윤상현 무소속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문제에 정통한 보수야권 인사를 대북 특사로 파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북한과 대화는 인내와 폭넓은 안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야당을 중심으로 대북 특사 파견 이야기가 나오면서 문재인 대통령도 나쁘지 않은 제안일 것이란 관측이다.(사진/뉴시스)
야당을 중심으로 대북 특사 파견 이야기가 나오면서 문재인 대통령도 나쁘지 않은 제안일 것이란 관측이다.(사진/뉴시스)

이처럼 보수야당에서 대북 특사 파견을 강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는 과거의 보수 정당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과거 보수 정당은 북한이 도발 조짐을 보이면 무조건 한미동맹을 통해 굳건한 안보를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과의 대화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야당이 먼저 대북 특사 파견을 꺼내들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북한의 강경한 입장에도 대화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보수야당이 먼저 제안했다는 것이다.

여권에서는 고무적인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보수 야당이 과거와 달리 대북 문제에 대해 유연적인 자세를 보였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이는 여러 가지 이유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우선 과거 보수 정당과의 단절이다. 과거 보수정당은 북한 문제에 대해서 무조건적인 강경한 입장만 고수해왔다는 점에서 대화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지금의 보수정당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차기 대권 주자로서는 자신의 존재감을 보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현재 야권 대권 주자들은 집권여당의 대권주자들에 비하면 존재감이 상당히 약한 편이다. 그런데 이번 대북 특사로 야당 인사들이 선택된다면 대권 주자의 존재감을 부각시킬 수 있게 된다.

◇ 문재인 정부로도 나쁘지 않아

문재인 정부로도 나쁘지 않은 제안이다. 보수 야당이 대북 특사로 파견될 경우 보수 야당이 ‘대북 전단 살포 금지 법안’이나 ‘종전선언 결의안’ 처리에 반대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앞으로 여야 협치에 있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고, 더 나아가 대북 정책에 있어 야당의 협조를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전권을 얼마나 쥐어서 북으로 파견할 것인가 여부와 북한이 과연 대북 특사 파견을 허용할 것인지 여부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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