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이번주 복귀, “18개 상임위원장 다 가져가라”
주호영 이번주 복귀, “18개 상임위원장 다 가져가라”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06.22 0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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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사찰 돌며 사찰 칩거에 들어간 주호영
김종인 설득에 결국 국회 돌아오기로 결심

국회 복귀 대신 18개 상임위원장 포기
상임위 속에서 대여 투쟁 이어가는 방안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신경전을 벌였던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이번주 국회로 복귀를 한다. 원구성 협상은 더 이상 없다는 입장을 보여 원구성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는 사이 미래통합당은 결속력을 다지는 모습이다. 소수 야당으로 전락한 미래통합당이 미래를 위해서 이제 하나의 야당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편집자주>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신경전을 벌였던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이번주 국회 복귀를 결정했다.(사진/미래통합당)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신경전을 벌였던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이번주 국회 복귀를 결정했다.(사진/미래통합당)

[한국뉴스투데이] 자취를 감췄던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보이게 된 시점은 지난 주말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법주사에 있는 주 원내대표를 찾아 국회 복귀를 설득했기 때문이다.

주 원내대표는 법제사법위원장 등 일부 상임위원장을 여당이 가져간 것에 대한 항의 차원으로 원내대표 사의를 표명하고 사찰에 칩거에 들어갔다. 그러는 사이 원구성 협상은 난항을 겪게 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주 원내대표가 칩거한 사찰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달라”고 하소연을 하기도 했다.

이번주 국회 복귀하지만 원구성 협상 없다

주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의 설득에 이번주 국회로 복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가져가라”고 여당에 이야기할 정도로 입장은 확고하다. 그러면서 “일체 협상 하지 않고 상임위에 들어가 싸우겠다”고 밝혔다. 18개 상임위원장 모두를 포기하겠다는 입장인 것.

주 원내대표가 국회에 복귀할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는 북한의 도발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주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데 이어 추가적인 도발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이런 가운데 국회는 국방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정보위원회 등 대북 관련 상임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상태이다.

이에 대한 주 원내대표의 부담도 상당히 크다. 안보를 중시하는 정당이 안보 분야 상임위를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이런 이유로 대북 분야 상임위만이라도 정상적인 작동을 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다만 대북 관련 상임위에 합류를 하게 되면 모든 상임위에 합류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에 주 원내대표가 꺼내든 고육지책은 ‘18개 상임위원장 포기’ 카드이다. 이를 통해 21대 전반기 국회를 더불어민주당이 독식하고 있다는 것을 국민에게 알려주는 효과와 더불어 안보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했다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원내대표직을 내던지고 지방 사찰에서 칩거 중인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원 구성 협상 등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미래통합당에 따르면 주 원내대표는 전날 충북 보은군에 위치한 속리산 법주사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와 비공개로 만났다. 이 자리에는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군 지역구의 박덕흠 의원과 송언석 비서실장도 동석했다. (사진/김성원 의원 페이스북 캡쳐)
원내대표직을 내던지고 지방 사찰에서 칩거 중인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원 구성 협상 등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미래통합당에 따르면 주 원내대표는 전날 충북 보은군에 위치한 속리산 법주사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와 비공개로 만났다. 이 자리에는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군 지역구의 박덕흠 의원과 송언석 비서실장도 동석했다. (사진/김성원 의원 페이스북 캡쳐)

18개 상임위원장 포기, 내부 결속력으로

또한 18개 상임위원장을 포기한다는 비장한 각오는 내부 결속을 다지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출범을 했지만 내부적으로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대한 불만이 높다. 장제원 의원 등은 계속해서 김 위원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해서는 외부의 적을 만들 필요가 있다. 울고 싶은 상황에서 뺨을 더불어민주당이 제대로 때려준 꼴이다. 주 원내대표는 강경한 입장을 보임으로써 내부 결속을 다지는 효과를 제대로 누리고 있다. 현재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대한 내부 불만의 목소리가 잦아들었다. 대신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맹공은 목소리가 커졌다.

김종인 비대위에 대한 불만을 더불어민주당에게 돌림으로써 내부 결속을 단단히 다지는 계기가 된 것.

황교안 대표 체제에서 내부 불만을 장외투쟁을 통해 결속을 다졌다면 주호영 체제에서는 사찰 칩거와 동시에 18개 상임위원장 포기라는 위기감을 조성했다. 이는 외부적으로는 기존의 장외투쟁을 버리면서 국민적 호응을 이끌어내겠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4.15 총선에서 유권자들이 미래통합당을 외면한 이유 중 하나가 툭하면 장외투쟁을 하면서 국회를 버렸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주 원내대표는 장외투쟁 대신 ‘사찰 칩거’와 ‘상임위원장 포기’ 카드를 통해 기존과는 다른 대여 투쟁 방식을 보여줌으로써 미래통합당이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정당이라는 모습을 국민에게 심어줬다.

상임위 활동 속에 대여 투쟁을

이제 이번주 주 원내대표가 국회로 복귀하면서 18개 상임위원장을 포기하겠지만 상임위는 정상 가동하게 만들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상임위 활동을 통해 대여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주 원내대표는 “국민들이 야당에 준 책무를 내가 방기할 수 없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게다가 3차 추경안 심사가 있기 때문에 상임위 활동을 통해 대여 투쟁을 충분히 이어갈 수 있다.

국회 본회의가 열리게 되면 열린민주당까지 포함해서 179석이라는 거대 여당이기 때문에 무력할 수밖에 없지만 각 상임위별로 전투력을 발휘하면 충분히 대여 투쟁을 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그것은 미래통합당 소속 의원 한명한명이 그야말로 비장한 각오로 상임위에 임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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