셈법 복잡해진 더불어민주당 당권 경쟁
셈법 복잡해진 더불어민주당 당권 경쟁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07.22 0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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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하던 박주민 등판, 양자구도서 3자구도로
갈 곳 잃었던 친문 지지층, 전당대회로 쏠리고
내년 4월 재보선 서울시장 후보로 발판 마련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면서 이낙연 vs 김부겸 양자구도에서 3자 구도로 재편됐다. 이낙연 의원이나 김부겸 전 의원에 비하면 다소 중량감은 떨어지지만 충분히 전당대회를 뒤흔들 수 있는 파워를 가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낙연, 김부겸 후보는 셈법이 복잡해졌다. 박 최고위원의 출현이 두 후보에게는 달갑지 않은 상황이 된 것이다.<편집자주>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뉴시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박 최고위원은 지난 21일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시대를 교체하는 첫 번째 정당이 되겠다면서 포부를 밝혔다.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을 의식해서 “존경하는 두 분과 경쟁을 할 수 있는 것조차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두 분에 비해 한없이 작고 가벼운 존재인 저 자신이 두 분과 경쟁하는 것이 맞는 일인가 하는 걱정도 있다”면서 출마에 대해 깊은 고민을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최고위원의 갑작스러운 출마

박 최고위원의 출마에 대해 세간에서는 다소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수긍이 간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부동산 문제나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사망 등으로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다. 당 대표 경선의 흥행이 필요한 대목이다.

무엇보다 친문 지지층을 전당대회에 시선을 묶어둘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 의원이나 김 전 의원 모두 친문 인사가 아니다. 물론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와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냈지만 친문 지지층 사이에서는 친문 인사가 아닌 사람으로 분류된다. 자칫하면 전당대회 흥행이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박 최고위원은 세월호 변호사로 알려졌고, 지난 2018년 전당대회 당시 21.28%의 득표율로 후보 중 1위로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그만큼 친문 지지층의 지지가 탄탄하다. 게다가 1973년생으로 젊은 축에 끼고 21대 총선에서 서울 은평갑 재선에 성공하면서 당내 입지를 굳혔다.

다시 말하면 높은 대중성과 흥행성을 모두 갖춘 인물이다. 친문 지지층 사이에서도 박 최고위원의 출마는 전당대회로 시선을 묶어두게 만드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는 평가다.

이 의원은 ‘신사적 이미지’를 강조하다보니 당내 이슈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신중 행보를 하고 있다. 반면 김 전 의원은 당내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발언을 쏟아내고 있지만 친문 지지층의 마음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런 이유로 박 최고위원의 출현은 친문 지지층으로 하여금 전당대회에 관심을 붙잡게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김부겸 견제 카드???

또 다른 일각에서는 박 최고위원의 당 대표 출마는 결국 김 전 의원 견제용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세월호 변호사 출신으로 지난 2018년 전당대회 당시 21.28%의 득표율로 최고위원에 당선됐다.(사진/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최고위원은 세월호 변호사 출신으로 지난 2018년 전당대회 당시 21.28%의 득표율로 최고위원에 당선됐다.(사진/더불어민주당)

양강구도로 가게 될 경우 김 전 의원이 생각보다 많은 표를 얻을 수 있지만 3자 구도가 되면 박 최고위원이 친문 지지층의 표심을 가져가기 때문에 김 전 의원은 바짝 긴장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전당대회의 핵심 변수는 친문 지지층이 어느 후보를 선택하느냐에 달려있다. 이 의원이나 김 전 의원 모두 친문 인사가 아니라는 점에서 둘 다 박 최고위원의 출마는 불리하지만 이 의원이 대세론을 갖고 있기 때문에 김 전 의원이 다소 불리할 수 있다. 또한 김 전 의원이 비문 인사라는 이미지가 각인됐기 때문에 더욱 불리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두 후보에 비해 늦게 출발을 했다는 점에서 이미 양자구도가 견고해지지 않았겠냐는 분석도 있다. 양자구도가 견고한 상황에서 박 최고위원의 출마는 큰 변수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추락하는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양자 구도보다는 3자 구도가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역대 어느 선거에서도 양자구도는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반면 3자 구도는 유권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그 이유는 양자구도가 됐을 경우에는 선거 초반부터 이미 결정이 끝났기 때문이다. 두 후보 중 한 사람을 선택하거나 아예 투표를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 반면 3자 구도가 됐을 경우에는 투표를 포기하는 유권자들마저도 투표장으로 나가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친문 지지층의 운명은

박 최고위원이 출현은 친문 지지층은 전당대회에 지대한 관심을 갖게 만들기 충분하다. 역대 그 어느 때보다 흥미가 떨어지는 전당대회의 관심을 다시 끌어올리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친문 지지층으로서는 박 최고위원이 얼마나 득표를 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비록 두 후보에 비해 정치적 중량감은 떨어지지만 충분히 대선 후보로 나설 수 있다고 판단하는 친문 지지층이기 때문에 박 최고위원의 출현으로 반가울 수밖에 없다. 전당대회를 통해 자신의 인지도를 충분히 알린 후 대선 후보로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대선 후보까지 안돼더라도 내년 4월 재보선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나설 수 있는 발판을 전당대회가 만들어줄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친문 지지층의 지지를 전폭적으로 받아서 서울시장 후보로 나설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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