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체연료 사용 무제한' 文 정부 우주시대 열었다
'고체연료 사용 무제한' 文 정부 우주시대 열었다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0.07.29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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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체연료보다 1/10 저렴한 고체연료, 민간 우주개발 가능

고체연료 사용제한 해제, 액체연료보다 저렴
군 정찰위성 무제한으로 쏘아올릴 수 있어

민간우주산업시대 개막, 우주개발 박차 가해
ICBM 개발 가능, 주변국에 위협적 존재 부각

한미 양국이 미사일 지침을 개정, 우주발사체에 대한 고체연료 사용 제한을 지난 28일부터 해제하기로 했다. 액체연료보다 1/10 저렴한 고체연료 사용을 무제한으로 할 수 있게되면서 저렴한 가격으로 우주로 발사체를 쏘아올릴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더욱이 이번 개정은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에서도 고체연료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가 우주시대 개막을 알렸다는 평가다.<편집자주>

한미 양국이 미사일 지침을 개정, 우주발사체에 대한 고체연료 사용 제한을 지난 28일부터 해제하기로 하면서 우주산업시대의 시작을 알렸다.(사진/뉴시스)
한미 양국이 미사일 지침을 개정, 우주발사체에 대한 고체연료 사용 제한을 지난 28일부터 해제하기로 하면서 우주산업시대의 시작을 알렸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고체연료의 무제한 사용은 우리의 꿈이었다. 그동안 한미 미사일지침은 우주발사체 추진력을 ‘100만 파운드·초’로 제한해 왔다. 100만 파운드·초는 500㎏을 300㎞ 이상 운반할 때 필요한 단위다.

발사체를 우주로 보내기 위해서는 5000만~6000만 파운드·초가 필요하다. 사실상 우리나라는 우리나라 자력으로 우주에 발사체를 보내기 힘든 구조였다. 물론 액체연료를 사용해 우주로 발사체를 보낼 수 있다. 다만 고체연료의 비용에 액체연료의 1/10 정도 수준이라는 점에서 액체연료를 사용할 경우 엄청난 비용을 감당해야 했다.

고체연료·하이브리드 연료 시대 개막

고체연료 사용제한이 해제되면서 무제한 사용이 가능해졌다. 고체연료는 엔진의 부식을 막는다는 점에서 발사체를 재활용할 수 있다는 강점도 있다. 뿐만 아니라 비용적으로나 효율적으로 가장 높은 효율을 내기 위해서는 고체연료와 액체연료를 혼합해서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연료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저렴하고 강한 효율의 발사체를 우주로 쏘아올릴 수 있게 됐다.

이는 정부 주도 우주개발에서 민간주도 우주개발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다른 주요 선진국은 이미 우주개발은 정부 주도에서 민간주도로 넘어간 상황이다. 미국의 경우에도 NASA보다도 민간우주업체가 우주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우리에게도 우주개발의 꿈이 열렸다.

정부로서는 군정찰 위성을 우리의 손으로 쏘아올리게 됐다는 점에서 전시작전통제권의 환수에 한발 더 다아가게 됐다.

또 그동안 GPS를 미국 위성에 의존해서 사용해왔는데 우리 손으로 GPS 위성을 쏘아올릴 수 있게 됐다. 결국 통신위성이나 GPS 위성 등을 쏘아올려야 하기 때문에 시장은 충분하다.  우주개발에 뛰어들어서 위성을 쏘아올리는 시스템만 갖출 수 있다면 충분히 시장성을 확보할 수 있다.

눈과 귀 부족했던 우리

매년 우리는 50조원의 국방 예산을 사용함에도 불구하고 눈과 귀는 멀어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이유는 군용 정찰위성을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다목적 실용위성인 아리랑3호 등이 있지만 판독기능이 충분치 않고, 한반도 상공 순회 주기도 12시간이 되면서 군사 효용성이 떨어진다.

고체연료 사용 제한이 풀리면서 고체연료 발사체로 저궤도 군사정찰 위성을 다수 발사할 수 있다. 개발 기간이 짧고 저렴한 비용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국방부로서도 저렴한 비용으로 다수의 정찰위성을 우주로 쏘아올리게 됐다. 이는 정찰위성의 향상을 가져오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군이 정보·감시·정찰 기능이 향상되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과 같은 협정을 체결하지 않아도 독자적으로 북한이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지 관찰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북한의 움직임을 감지하기 위해서는 미국이나 일본의 정보를 의존해야 했다. 이는 우리의 안보에게는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ICBM 개발에도 박차

또 다른 의미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의 특징은 저렴한 비용으로 많은 수의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언제 어느 때에도 발사를 해야 한다. 액체연료를 사용할 경우 고비용인데다 액체연료를 주입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ICBM에는 적합지 않았다.

그런데 고체연료 사용제한이 풀리면서 ICBM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현재 800km도 제한돼 있지만 이것이 만약 풀리게 된다면 우리가 개발한 미사일이 전세계 어디로도 날아갈 수 있게 된다.

물론 800km 거리 제한이 풀리기는 쉽지 않다. 당장 북한이 반대를 할 것이고,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를 하며 일본도 반대를 하기 때문이다. 거리 제한이 당분간 풀리기는 어렵겠지만 ICBM을 당장 개발해서 발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주변국에 인지하게 만드는 것 자체만으로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이 북한에 대해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이유는 핵무기를 탑재한 ICBM이 미국 본토를 강타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공포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도 ICBM 개발을 해서 발사할 수 있다는 사실만 주변국이 인지해도 그에 따른 반대급부는 상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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