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분담 강조한 롯데, 회장 연봉은 큰 타격없다?
고통분담 강조한 롯데, 회장 연봉은 큰 타격없다?
  • 박성규 기자
  • 승인 2020.10.01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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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획 연봉 오른 총수들] ⓶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코로나19로 인해 쇼핑, 호텔 등 롯데그룹 주요 사업 타격
신동빈 회장, 보수 절반 반납에도 소폭 하락하는데 그쳐
위기상황서 그룹 임원교체 '승부수', 뉴 롯데 초석될지 귀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기업들이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다. 직원들은 퇴직이나 무급휴가를 쓰는 등 기업의 정상경영을 위해 힘을 보태고 있지만 기업의 경영 상황은 계속 악화되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기업들의 총수들은 앞다투어 고통 분담을 위해 자신들의 보수를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총수들의 보수는 코로나 이전보다 더 올라간 것으로 나타나 실제 받는 금액은 예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지탄의 대상이 됐다. 이에 본지는 대기업 총수들의 보수 인상과 실적 비교 등을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해 들여다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 코로나19로 인해 롯데그룹의 주요 사업분야인 쇼핑과 호텔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특히 쇼핑부문의 영업이익 감소는 심각한 수준이다. (사진/뉴시스)
▲ 코로나19로 인해 롯데그룹의 주요 사업분야인 쇼핑과 호텔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특히 쇼핑부문의 영업이익 감소는 심각한 수준이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코로나19로 인해 롯데그룹이 그룹 내 주요 사업 부문인 쇼핑·호텔 부문에서 매출이 급감하는 등 타격을 입은 가운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4월부터 6월까지 월급의 절반을 받겠다”고 공언했지만, 오히려 상반기 신 회장의 보수는 소폭 감소한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 코로나19가 타격 입힌 롯데쇼핑·호텔

롯데그룹의 주요 사업 부문인 롯데쇼핑이 부진에 늪에 빠졌다. 롯데쇼핑의 지난 2분기 영업실적은 1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8.5% 급감한 것이다. 경기침체와 코로나19로 인해 소비부진을 겪으며 급감한 것이다.

특히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 대형마트가 제외됨에 따라 롯데마트는 2분기에만 578억원의 영업적자를, 롯데슈퍼는 9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슈퍼는 지난해 같은 기간 198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에 비해 적자 폭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의 원인으로는 코로나19의 영향도 있지만 롯데쇼핑이 경쟁사에 비해 온라인 사업 전환의 시기를 놓치면서 피해를 보고 있다는 분석 또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롯데쇼핑의 매출은 2016년 23조에서 지난해에는 17조6220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을 따져보면 2016년 9000억원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지난해는 4279억원으로 크게 감소했다. 올 상반기에는 53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영업이익도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특히 한일관계 악화로 인해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확산으로 인해 롯데쇼핑의 효자 노릇을 했던 유니클로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한때 한국시장에서 매출 1조원대를 기록하는 등 승승장구를 거듭하던 유니클로는 지난해 19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또한, 롯데상사가 지분의 40%를 보유하고 있는 일본생활용품기업인 무인양품 역시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영향을 받으며 지난해에만 7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며 한한령으로 인해 중국 내 롯데쇼핑 매장 대부분이 철수하며 2018년에는 당기순이익이 465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신세계 등 타 기업들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의 변화에 발맞춰 진화하는 와중에 롯데는 상대적으로 변화가 느렸다는 점이다. 지난 4월 롯데에서 발표한 온라인 쇼핑 통합플랫폼 ‘롯데ON’의 부진이다.

롯데쇼핑은 롯데ON을 내놓으며 이를 발판으로 오는 2023년까지 온라인 매출 20억원을 기록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벌써 ‘형태만 통합플랫폼’이라는 비판에 직면한 상황이다.

신세계 등 경쟁사들의 경우 계열사 간 온라인몰을 모두 통합해 출범시킨 반면 롯데그룹은 기존에 운영하던 계열사별 쇼핑몰을 그대로 운영하면서 롯데ON을 별도 출범시킨 형태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사용자 편의성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출범시키면서 효율성 등에서 낙제점에 가까운 평가를 받았다. 또한, 기존 계열사별 쇼핑몰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 보수 소폭 하락한 신동빈, 눈가리고 아웅?

이렇듯 롯데의 주요 사업분야인 쇼핑·호텔이 부진을 거듭하는 사이 오히려 신동빈 회장의 보수는 소폭 하락하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신 회장은 지난 3월 코로나 직격탄으로 위기에 빠지자 “4월부터 6월까지 월급의 절반을 받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신 회장은 올 상반기 유통업계 연봉 1위에 올랐다. 지난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 회장의 상빈가 총 보수는 62억8000만원이었다. 지난해 상반기 총 79억원의 보수를 받은 데 비해 소폭 하락했다.

특히 지난 연말 신 회장이 롯데건설 대표이사직을 사임하면서 보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신 회장이 롯데지주에서 받은 급여는 13억1250만원, 여기에 상여금 4억5000만원, 근로소득 450만원을 합쳐 보수로만 17억6700만원을 수령했다.

또한, 롯데쇼핑에서는 12억1400원의 보수를 받았고, 호텔롯데에서는 급여로만 보수 7억5000을 수령했으며 이밖에도 롯데제과에서 9억5000만원, 롯데칠성음료에서 5억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급여 절반을 포기하고도 신 회장의 보수는 결과적으로 21%로 소폭 감소하는 수준에 그친 것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롯데지주 직원들의 연봉은 1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며 일각에서는 신 회장이 눈가리고 아웅한 수준의 연봉삭감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쇼핑과 호텔부문이 코로나19로 인해 타격을 입자 신동빈 회장은 보수 절반 반납을 선택했다. 그러나 오히려 지난해에 비해 소폭 감소하는 수준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쇼핑과 호텔부문이 코로나19로 인해 타격을 입자 신동빈 회장은 보수 절반 반납을 선택했다. 그러나 오히려 지난해에 비해 소폭 감소하는 수준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위기상황서 임원 교체, 승부수 띄운 롯데

코로나19로 인해 위기를 맞은 롯데그룹은 임원 교체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모양새다. 지난 13일 롯데그룹은 비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그동안 매년 연말에 정기 임원인사가 진행됐던 것을 감안하면 롯데그룹의 행보는 이례적이다.

이번 인사로 인해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퇴임하고 후임으로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가 롯데지주의 새 인물로 등장했다. 황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의 오른팔로 불리며 그룹 내 2인자로 대표됐던 인물이다.

이 신임 대표는 34년간 롯데에서 근무한 유통전문가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는 언택트 소비가 트렌드로 떠오르자 언택트 소비부분을 강화시켜 롯데하이마트를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수영업이익을 80% 가량 늘리는 등 수익성을 대폭 개선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 신임 사장이 롯데쇼핑의 실적 반등을 이끌어낼 적임자가 아니냐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으며 사실상 길잡이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또한, 롯데그룹은 오프라인 점포의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효율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향후 5년 안에 백화점과 대형마트, 슈퍼 등 총 718개 매장 중 수익성이 떨어지는 200여 곳 이상의 점포를 정리할 계획이다.

아울러 점포 구조조정과 동시에 롯데ON에 대한 보완작업도 진행하면서 온라인 서비스 분야도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쇼핑은 지난 7월에 이어 9월에도 검색엔진을 업그레이드하며 효율성을 강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네이버 출신 검색엔진 전문가를 영입하며 계열사를 아우를 수 있는 빅데이터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신 회장이 "지금껏 경험 못한 위기 상황이 예상되는 만큼 효과적인 비즈니스 전략 변화가 지속적인 성장으로 나타난다"며 여러 차례 ‘포스트 코로나’를 주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롯데가 후발주자로 참여하며 온라인 부문에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롯데의 유통망을 통한 빅데이터가 결합된다면 다시 본 모습을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그룹이 코로나19로 인해 최악의 위기에 빠진 가운데 신 회장이 연봉 논란을 딛고 ‘뉴 롯데’로 변모시킬 수 있을지 업계에 시선은 롯데를 향해 있다.

박성규 기자 dkvmf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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