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임기 만료되는 보험사 CEO들의 성적표
줄줄이 임기 만료되는 보험사 CEO들의 성적표
  • 박성규 기자
  • 승인 2020.10.22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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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연말 보험사 CEO 잇단 임기 만료...변화·안정 갈림길
홍재은 NH농협생명 대표, 3연임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
‘공룡 보험사’ 신한라이프 출범 앞두고 초대 수장에 촉각

올 연말을 기점으로 보험사 CEO들이 줄줄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보험사의 업황 부진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 등 경영환경이 바뀌면서 업계에서는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상황이다. 특히 상반기에 보험사 CEO들의 인사 태풍이 불었던 만큼 이번에도 물갈이가 단행될 것이라는 일각의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홍재은 NH농협생명 사장의 3연임과 신한금융그룹 통합 보험사 CEO 자리를 놓고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과 성대규 신한생명 사장의 경쟁 등이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이에 대해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 올 연말을 앞두고 보험사 CEO들이 연달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경영환경의 변화로 보험업계에서는 세대교체가 이뤄져야 한다는 분위기다. (사진/뉴시스)
▲ 올 연말을 앞두고 보험사 CEO들이 연달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경영환경의 변화로 보험업계에서는 세대교체가 이뤄져야 한다는 분위기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현재 임기 만료를 앞둔 보험사 CEO는 허정수 KB생명보험 대표,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 홍재은 NH농협생명 대표, 성대규 신한생명 대표,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대표 등이다.

◇ 보험업계 CEO 인사 태풍, 이번에도 계속되나?

보험사 CEO들이 올 연말을 기점으로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에 각 보험사들이 안정을 택할 것인지 교체를 결정할지에 대해 관심이 모이고 있다.

앞서 보험업계는 한차례 물갈이가 이뤄진 바 있다. 지난달 14일 보험업계 최장수 CEO로 꼽히는 홍봉성 라이나생명 사장이 임기 만료 후 퇴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이태운 DB 손해보험 사장, 브누아 매슬레 BNP파리바카디프생명보험 대표, 커디스 장 푸르덴셜생명 대표가 퇴임했다.

지난해 말에는 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이 물러난 바 있으며 올 초에는 이철영 현대해상 부회장. 박윤식 한화손해보험 사장이 용퇴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보험사의 실적 부진에 따른 책임론과 함께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디지털화 등 새로운 변화에 직면해 있는 만큼 세대교체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에 임기 만료되는 보험사 CEO 중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와 허정수 KB생명보험 대표의 연임 여부를 두고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16년 취임 후 3연임에 성공한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의 경우 그룹 내에서도 차기 은행장으로 하마평이 나올 만큼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또한, 최근 자회사로 편입된 푸르덴셜생명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서라도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할 가능성이 큰 만큼 연임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다.

그러나 허정수 대표는 지난 2018년 취임 이후 2+1 임기를 모두 채웠고, 올 상반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든 만큼 연임이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올 상반기 KB생명보험의 당기순이익은 11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교해 28.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허인 KB국민은행장이 단독후보로 추대되며 사실상 연임을 확정하는 등 KB금융그룹이 변화보다 안정에 방점을 두고 있는 만큼 허 대표의 연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 홍재은, NH손해보험 3연임 성공하나?

이렇듯 보험사가 변화와 안정 사이에서 고민하는 가운데 홍재은 NH농협생명 대표의 3연임 성공 여부에 보험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홍 대표는 지난 2018년 순손실 1141억 원을 기록하며 대규모 적자에 시달렸던 NH농협생명은 홍 대표 취임 첫해인 지난해 401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취임 이후 반등에 성공했다. 이로 인해 홍 대표는 이를 바탕으로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올해 역시 보험업계가 코로나19와 제로금리의 영향으로 인해 침체기를 맞고 있지만, NH농협생명은 올 상반기 404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지난해 대비 당기순이익을 33.8% 늘리는 등 순항을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NH농협생명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교해 50.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보장성 보험 판매 확대 등 포트폴리오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로 보고 있다.

또한, 그동안 NH농협생명의 약점으로 지적받던 재무건전성은 채권 재분류와 2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올 6월 193.71%였던 보험금 지급여력비율이 305%까지 증가하는 등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러한 능력을 인정받아 보험업계에서는 홍 대표의 3연임이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그러나 농협금융지주 내에서 3연임 성공 사례가 드물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는 예측도 제기되고 있다.

◇ 뭉쳐진 ‘신한라이프’ 초대 대표는 누구?

홍 대표의 3연임만큼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는 곳은 내년 7월 통합을 앞둔 ‘신한라이프’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으로 생명보험 업계의 판도가 바뀔 가능성이 큰 만큼 과연 누가 초대 대표로 취임하느냐가 업계의 주목 포인트다.

신한생명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754억 원이며 오렌지라이프의 당기순이익은 1367억 원으로 이들이 통합되면 신한라이프는 현재 업계 3위인 한화생명의 당기순이익인 1758억 원을 넘어 업계 3위에 위치하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자산규모에서도 신한생명이 35조1355억 원, 오렌지라이프가 34조2047억 원으로 통합 시 업계 4위인 농협생명의 자산규모(65조642억 원)를 넘어서게 되는 등 공룡 보험사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이러한 신한라이프가 내년 7월 출범을 앞둔 가운데 성대규 신한생명 대표와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대표가 올 연말 나란히 임기가 만료되면서 업계의 관심은 차기 신한라이프 대표가 이들 중에서 나올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성 대표의 경우 신한생명의 첫 관료 출신 CEO로 20년 이상 보험 관련 업무를 수행해 소위 ‘보험통’으로 불리는 인물로서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강조하는 디지털 전략에 맞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성 대표는 디지털을 기반으로 조직 프로세스 정비와 이를 기초로 한 비즈니스 모델과 기업 문화 등 조직의 근본적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 생보업계 전체가 저성장을 기록하며 부진에 빠졌음에도 신한생명은 올 상반기 91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5% 상승한 성과를 올리는 등 실적상승도 눈에 띈다.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대표 역시 10년이 넘는 보험사 CEO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정 대표는 조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지난 2018년 생명보험업계 최초 애자일 조직 체계를 도입하는 등 조 회장의 디지털 혁신에 적합한 업무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정 대표는 당시 오렌지라이프의 마케팅본부와 운영본부를 해체하고 고객들의 행동 흐름을 기반으로 조직을 개편해 성공을 거두는 등 능력을 인정받은 것이 오렌지라이프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교해 6.6%가 줄었음에도 신한라이프의 대표 후보로 꼽히는 이유로 분석된다.

이렇듯 두 대표 모두 신한라이프의 초대 수장으로 선임될 가능성이 존재하는 가운데 금융권 일각에서는 우선 통합 전 두 대표를 각각 연임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현재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보험업계가 수익성 저하라는 기로에 서있는 만큼 우선 각각 연임하면서 상황을 보고 결정할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올 연말 보험사 CEO들의 연임 여부에 대해 다양한 시각이 나오는 가운데 과연 각 회사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박성규 기자 dkvmf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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