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또 택배기사 사망...고개숙인 박근희 대표
CJ대한통운 또 택배기사 사망...고개숙인 박근희 대표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0.10.22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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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에만 두명의 택배기사가 근무 중 사망하자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이사가 22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택배 노동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고개를 숙였다.(사진/뉴시스)
10월에만 두명의 택배기사가 근무 중 사망하자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이사가 22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택배 노동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고개를 숙였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CJ대한통운에서 또 택배기사가 사망했다. 지난 8일에 이어 20일 또 다시 택배기사가 사망하면서 올해 CJ대한통운 택배기사 6명이 업무와 관련해 숨을 거뒀다. 이번 국감에서 택배기사의 과로사로 곤혹을 치루던 CJ대한통운은 결국 박근희 대표이사가 나서 고개를 숙였다.

31시간 넘게 근무하다 휴게실에서 숨진 택배기사

지난 20일 밤 11시 50분 경 경기도 곤지암허브터미널에서 배차를 마치고 쉬던 택배 기사 강모씨(39)가 배차를 마치고 휴게실에서 쉬던 중 쓰러졌다. 병원으로 이송된 강씨는 21일 새벽 1시경 숨을 거뒀다.

강씨는 CJ대한통운 곤지암허브터미널과 파주허브터미널을 오가며 택배 물품을 운반하는 일을 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와 유가족에 따르면 강씨는 지난 18일 오후 2시에 출근해 19일 낮 12시에 퇴근했다.

연속 22시간을 근무한 강씨는 19일 오후 5시에 다시 출근해 20일 오후 11시 50분까지 31시간을 넘게 일하다 변을 당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강씨는 추석 기간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며 장시간 노동에 시달린 것으로 확인됐다"며 "추석 이후에도 코로나19로 인해 택배물량이 급격히 증가해 평소보다 50% 이상 근무시간이 늘어났다"며 과로사를 주장했다.

앞서 8일에는 CJ대한통운 강북지사 송천대리점의 택배 기사 김모씨(48)가 업무 중 호흡곤란으로 사망했다. 김씨는 하루 평균 400여개의 택배 물량을 처리하고 매일 9시 이후에 퇴근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이사 고개 숙여

이처럼 CJ대한통운에서 연이어 택배기사가 근무 중 사망하고 이번 국감에서도 택배기사 등 특수고용의 처우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는 등 사회적 지탄의 목소리가 커지자 결국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이사가 나서 직접 사과를 하기에 이르렀다.

박 대표는 22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택배 업무로 고생하시다 유명을 달리하신 택배기사님들의 명복을 빌며, 우선 유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연이은 택배기사님들의 사망에 대해 회사를 맡고 있는 대표이사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도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며 “저를 비롯한 CJ대한통운 경영진 모두는 지금의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이며 재발방지 대책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로 물량이 늘어나는 과정에서 현장 상황을 세밀하게 챙기지 못했던 부분은 없었는지 되묻고 살펴보고 있다”며 “오늘 보고 드리는 모든 대책은 대표이사인 제가 책임지고 확실히 실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CJ대한통운은 택배 분류 인력을 4000명을 단계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또 자동 분류장치를 추가로 구축해 2022년까지는 현장 자동화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번 국감에서도 문제가 된 택배기사들의 산재보험도 개선할 것이라 밝혔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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