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론에 사면초가 빠진 이낙연, 역린 건드렸나
사면론에 사면초가 빠진 이낙연, 역린 건드렸나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1.01.05 0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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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론 꺼내들었다 큰 코 다친 이낙연
여당 내부에서도 비판적인 여론 들끓어

지지율 하락 이어질 듯, 당 대표 사퇴 여론도
사면은 대통령 고유권한 청와대는 부글부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론을 꺼내들었지만 결국 철회를 해야 했다. 이로 인해 사면초가에 빠진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역린을 건드렸다는 표현까지 나올 정도로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강성 친문 사이에서는 이 대표 퇴진론까지 나오고 있다. 청와대에서는 묵묵부답이지만 대통령 고유권한인 사면 카드를 여당 대표가 꺼내들었다는 것에 대한 불쾌감도 갖고 있다.<편집자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꺼내든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론은 이 대표에게 부메랑이 됐다. 친문에서는 이 대표에 대한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대표가 사면론을 꺼내들었다가 이틀만에 ‘반성’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면서 친문 사이에서는 “장난치냐”면서 크게 흥분했다.

사면 카드를 꺼내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이 대표는 ‘국민통합’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사면카드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강성 친문을 중심으로 이 대표가 꺼내든 ‘사면론’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틀만에 철회한 사면론

이 대표는 “반목과 대결의 진영 정치를 뛰어넘어서 국민통합을 이루는 정치로 발전해가야 한다”면서 소신을 이야기했지만 결국 ‘반성’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면서 사실상 철회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후폭풍은 상당히 거세다. 강성 친문 지지층에서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이 대표에 대해 성토하는 글들을 올리고 있고, 민주당 당원 게시판에는 이 대표가 당 대표직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지내면서 대표적인 친문 인사로 분류됐던 이 대표가 졸지에 강성 친문들로부터 성토의 대상이 된 것이다.

강성 친문들이 반발하는 이유는 사면론을 꺼내들었다는 것은 결국 두 전직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 정치적 심판을 받은 것이냐는 이유 때문이다. 이 대표가 사면을 꺼내든 것은 결국 정치적인 이유 때문인데 두 전직 대통령이 수감된 것은 ‘법적인 이유’ 때문이기 때문에 사면은 안된다는 것이다.

즉, 사면을 하게 된다면 결국 ‘법적인 이유’ 때문에 수감이 된 것이 아닌 ‘정치적 이유’ 때문에 수감이 된 것이라는 것을 공표하는 꼴이 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전두환씨의 사례 때문이다. 김대중 정부 시절 결국 전두환씨와 노태우 전 대통령을 사면했다. 하지만 전두환씨는 그 이후에도 반성의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고 떳떳하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많은 국민의 가슴에 멍들게 만들었다. 이런 이유로 강성 친문 사이에서는 사면은 절대 안된다는 입장이다.

코너에 몰린 이낙연

이 대표에 대한 강성 친문의 분노는 단순 분노를 넘어서 당 대표직에서 내려오게 해야 한다는 분노로 이어지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강성 친문의 지지를 받았던 이 대표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대표의 정치적 위기가 닥친 것이다. 이 대표는 국민통합을 위해 꺼내들었지만 당 대표직도 흔들리는 그런 상황이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등 야당에서는 ‘장난하냐’라면서 이 대표를 성토했다. 왜냐하면 ‘반성’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불쾌하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이 대표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결국 이번 주 중반이나 다음주초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번 사안이 단순히 넘어갈 사안이 아니라 이 대표의 정치적 입지를 더욱 좁히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청와대에서는 침묵하지만

청와대에서는 일단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에서도 속은 불편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왜냐하면 사면론은 대통령 고유권한인데 여당 대표가 사면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것은 결국 청와대와 다른 길을 가겠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역임했던 여당 대표가 청와대와 조율 없이 만약 단독으로 사면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것은 사실상 청와대와의 거리를 두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만약 청와대와 조율을 했다면 청와대로서는 당혹스런 상황이 전개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이번 논란에 청와대로서는 당황스런 상황이다.

이 대표가 일단 철회하는 쪽으로 수습을 하려고 하지만 그 후폭풍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후폭풍은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진행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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