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KT파워텔 매각 ‘일방적 통보’에 내부 잡음
KT, KT파워텔 매각 ‘일방적 통보’에 내부 잡음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1.01.28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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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모 사장, 사업재편 일환 KT파워텔 매각
아이디스에 406억원 넘겨 오는 3월 마무리
노조, 일방적 통보에 매각 실효성 제기 반발

KT가 통신 계열사인 KT파워텔의 매각을 결정했다. 이번 매각은 구현모 사장 취임 후 첫 계열사 매각으로 사업재편의 일환이라고 KT는 설명했다. 문제는 매각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KT파워텔 노동자들이 철저히 배제됐다는 점이다. 매각 사실을 일방적으로 통보받은 KT파워텔 노동자들은 KT가 강조하던 국민기업의 행태가 이정도에 불과하냐며 불만을 드러냈다. KT 민영화 이후 첫 통신계열사 매각을 둘러싼 내부 잡음이 심상치않은 분위기다.<편집자주>

KT 구현모 대표가 지난해 11월 서울 종로구 KT스퀘어에서 열린 2020년도 파트너스데이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KT 구현모 대표가 지난해 11월 서울 종로구 KT스퀘어에서 열린 2020년도 파트너스데이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KT가 계열사 KT파워텔을 국내 기업인 아이디스에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매각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KT파워텔 매각...사업재편 일환

KT파워텔은 세계최초의 LTE 무전통신 서비스 ‘파워톡(Power Talk)’과 LTE 무전기 ‘라져(RADGER)’로 일반 기업, 공공기관, 재난안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무전통신 서비스를 영위 중인 KT 통신 계열사다.
 
KT는 지난 11일 KT파워텔 매각과 관련해 디지털 보안장비 업체인 아이디스를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매각 대상은 KT가 보유하고 있는 KT파워텔 지분 전체인 44.85%다. 거래 규모는 406억원이다.

KT파워텔은 2010년에만 해도 무전통신 서비스 시장을 독점하면서 연매출 1270억원 달성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고 급변하면서 2016년 연매출 803억원, 2017년 673억원, 2018년 651억원, 2019년 627억원으로 하락세에 빠졌다.

이에 KT는 KT파워텔을 매각해 재원을 확보한 뒤 금융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콘텐츠 등 미래성장 사업을 확대해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한다는 사업재편을 추진 중이다.

노조 일방적 통보에 내부 반발

문제는 KT가 KT파워텔 매각 작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면서 내부 반발 조짐이 보인다는 점이다. KT파워텔 직원들은 회사의 매각 사실을 전혀 몰랐고 심지어 노조도 매각 사실을 일방적으로 통보받았다.

KT새노조는 “구현모 사장은 신년사에서 KT가 국민기업임을 강조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라고 했지만 기업 구성원인 노동자와 중대한 경영결정에 대한 협의조차 없었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조는 “구성원과 전혀 대화 없이 일방적인 매각을 통보하는 전례가 생긴다면, KT 계열사 노동자들의 불안감만 가중될 것”이라며 “파워텔 매각이 이슈화 되면서 텔레캅, 서브마린 등 매각설이 도는 그룹사 노동자들이 KT를 국민기업으로 생각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KT파워텔은 작년에는 국가재난망구축 사업도 수행했던 중요한 기업”이라며 “수익성도 중요하고, 사업영역 재편도 중요하지만 국가의 중요한 인프라를 서비스하는 기업으로서 중요 계열사 매각은 더욱 사회적 동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헐값 매각 논란에 실효성 문제도 제기

특히 KT파워텔 노조는 "KT파워텔은 2021년에 매출 700억, 영업이익 50억 이상을 기대하고 있으며 홍콩 등 무전 플랫폼 수출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라며 "510억의 이익잉여금을 바탕으로 신용정보등급 3년 연속 A- 등급으로 건실한 재무구조도 갖춘 회사를 헐값에 판 것은 말이 안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그러면서 노조는 실효성 문제도 제기했다.  KT그룹이 파워텔 매각대금 406억원을 신사업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이 납득이 어렵다는 것. 노조는 “KT가 파워텔 매각 발표 이후 AI 전문가 영업 등 보도자료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구현모 사장의 혁신과 탈통신 경영이라는 프레임을 보면, 구 사장의 치적 홍보를 위해 멀쩡한 파워텔을 희생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든다”고 지적했다.

구 사장이 AI 등 기업영역으로 사업 영역 확장을 표방하며 새로운 KT의 이미지를 홍보하고 있지만 계열사 매각과 분사, 구조조정을 통해 KT그룹 영업이익을 극대화 하는데 집중하려는 전략이 아닌지 우려된다며 노조는 매각 반대를 위한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분위기다.

한편 이번 매각은 최대주주 변경 신고와 과학기술정보통신의 공익성 심사 결과를 통과하고 KT파워텔 주주총회를 거쳐 3월 말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KT가 내부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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