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때문에” 바람 잘 날 없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때문에” 바람 잘 날 없는 LG에너지솔루션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1.03.06 08: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나 전기차 리콜 비용 분담 합의해
배터리 영업비밀 소송 손해배상금은

LG에너지솔루션이 연이은 문제로 그야말로 바람 잘 날 없는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내재된 코나 전기차 문제와 배터리 영업 비밀을 둘러싼 SK이노베이션과의 소송이 그것이다. 코나 전기차의 리콜 비용 분담을 두고 현대차와 가까스로 합의한 LG에너지솔루션은 SK이노베이션과의 거액의 합의금을 두고 다시 협상을 벌어야한다.<편집자주>

현대차와 코나 전기차 리콜 비용 분담에 합의한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영업 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해 SK이노베이션과 손해배상금 합의를 남겨두고 있다.(사진/뉴시스)
현대차와 코나 전기차 리콜 비용 분담에 합의한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영업 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해 SK이노베이션과 손해배상금 합의를 남겨두고 있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의 배터리부문이 물적분할로 분사한 자회사로 지난 12월 출범 이후 연내 상장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배터리 문제로 현대차와 SK이노베이션과 차례로 협상을 벌이며 바쁜 모습이다.

현대차와 코나 리콜 분담 합의

지난 24일 코나 전기차 화재를 두고 제조사인 현대차가 국내외 총 8만1701대의 배터리 전량 교체를 결정했다. 현재 화재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국토부가 LG에너지솔루션이 생산한 고전압 배터리 셀 제조 불량(음극탭 접힘)을 원인으로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면서 제조사인 현대차와 배터리 공급사인 LG에너지솔루션이 리콜 비용 분담이 관심을 모았다. 총 리콜 비용은 1조원이 넘는다.

앞서 현대차는 리콜 비용을 전량 부담하고 추후 LG에너지솔루션과 합의를 통해 분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4일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4분기 연결 영업이익을 기존 6736억원에서 1186억원으로 수정하면서 리콜 비용 분담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공시 변경 차액은 5500억원으로 이는 코나 리콜 비용이다. 

같은 날 현대차도 지난해 4분기 기준 영업이익을 기존 1조6410억원에서 1조2544억원으로 줄였다. 차액은 3866억원이다. 여기에 양사가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4분기 기적립한 충당금인 LG에너지솔루션 1200억원, 현대차 400억원도 코나 리콜 비용으로 들어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종합하면 LG에너지솔루션은 코나 리콜 비용으로 약 6750억원을 부담하고 현대차가 4266억원을 부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양사는 리콜 비용에 빠르게 합의하면서 분담 규모 힘겨루기와 함께 최악에는 소송까지 갈 수도 있을 것이란 일각의 예상을 뒤엎었다.

이같은 양측의 빠른 합의는 리콜 비용 분담 합의를 위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 물밑에서 대화를 이끌어 나간 것이 주효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과의 소송 합의금은?

코나 리용 비용 분담 합의를 마친 LG에너지솔루션은 한숨을 돌린 셈이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영업 비밀 침해 소송으로 인한 합의가 또 기다리고 있다. 

지난 10일(현지 시각)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SK이노베이션이 생산하는 리튬 이온 배터리 완제품과 셀, 모듈, 팩 등 배터리 부품에 대해 미국으로의 수입과 미국 내에서의 판매 및 영업 활동을 향후 10년간 전면 금지하는 중징계를 내렸다.

유례없는 중징계에 다급해진 SK이노베이션은 입장문에서 ITC의 모호한 결정으로 정당한 수입조차 차단되면서 미국 전기차 배터리산업의 경쟁력 저하, 시장 내 부당한 경쟁 제한, 전기차 배터리 공급 지연으로 인한 탄소 배출에 따른 환경오염 등 심각한 경제적·환경적 해악을 초래할 것이라는 경고와 함께 미국 ITC의 결정이 내포하고 있는 문제점을 대통령 검토 절차에서 적극 소명하고 거부권 행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송에서 진 SK이노베이션으로썬 현재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유일한 희망이다. 현재 미국 행정부는 ITC의 결정에 대한 리뷰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에 합의금을 지급해야 한다. 원만한 합의를 위한 손해배상금 성격의 합의금이다. 문제는 합의 금액인데 LG에너지솔루션은 소송을 진행하면서 약 3조원을 보상금으로 요구했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이 제시한 보상금은 자회사 SKIET의 상장 지분 일부 제공을 포함해 1000억원 규모다.

양사가 합의금 규모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합의가 원만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다만 앞서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리콜 비용 분담 합의에서 정의선 현대차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물밑 대화가 있었다는 선례처럼 이번에도 구광모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물밑에서 담판을 지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