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경질두고 고민 깊어진 정세균
변창흠 경질두고 고민 깊어진 정세균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1.03.12 0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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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흠 시절, 11명 땅 투기 연루 책임론 제기
정세균 “심사숙고” 변창흠 거취 장고 들어가
레임덕 vs 보궐선거, 고민이 깊어지는 정세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에 대해 정부합동조사단 1차 조사결과가 나오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경질론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20명 중 11명은 변 장관이 LH 사장 재직 시절 땅 투기가 있었다는 점에서 변 장관은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세균 국무총리는 ‘심사숙고’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국무총리에게 국무위원 해임건의 권한이 있다는 점에서 정 총리의 결심에 따라 변 장관의 거취가 결정된다.<편집자주>

정세균 국무총리가 변창흠 장관의 경질을 두고 장고에 들어갔다.(사진/뉴시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변창흠 장관의 경질을 두고 장고에 들어갔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지난 1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에 대해 정부합동조사단 1차 조사결과가 나오자 국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시민단체가 의혹을 제기한 13명 이외에 7명이 더 땅 투기를 했다는 의혹을 찾아냈기 때문이다.

1만명 넘는 사람들을 조사했지만 20명밖에 찾아내지 못했다는 것은 조사에 한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강제수사를 해야 한다는 여론이 나왔다. 이와 별도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에 대한 경질론도 제기됐다.

사장일 때 11명이 투기 참여

이번 조사에서 20명 중 11명이 변 장관이 LH 사장일 때 투기에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변 장관이 직원들의 투기 사실을 몰랐다고 하면 직원들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결과가 되는 것이고, 변 장관이 사실을 알았다면 비리에 대해 눈 감아준 사람이 된다. 따라서 변 장관은 책임론에서 피해갈 방법이 없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모든 의심과 의혹에 대해 이 잡듯 샅샅이 뒤져 트끌만한 의혹도 남기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변 장관에 대해서는 “이번 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그 부분에 대한 국민의 걱정을 잘 알고 있고, 어떤 조치가 필요할지에 대해 심사숙고하겠다”고 말했다.

변 장관 경질론은 국민의힘 등 야당에서 먼저 제기됐지만 여당 내부에서도 변 장관을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LH 직원들 투기 의혹이 국민적 분노로 이어지면서 그에 따라 보궐선거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이런 요동치는 민심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변 장관의 경질이 필요하다는 것이 여당 내부의 여론이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국무위원식당에서 열린 제16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했다.(사진/뉴시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국무위원식당에서 열린 제16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했다.(사진/뉴시스)

정세균, 국무위원 해임건의하나

변 장관을 경질하기 위해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을 문 대통령에게 제출해야 한다. 현재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을 제출할 수 있는 사람은 국무총리밖에 없다.

정 총리가 ‘심사숙고’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즉, 정 총리가 변 장관 거취에 대해 심사숙고를 해서 문 대통령에게 해임건의안을 제출할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정 총리로서는 고민되는 대목이다. 변 장관을 경질한다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레임덕의 신호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변 장관이 장관에 임명된지 2달만에 장관 자리에서 내려오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이 문제가 있다는 것이 드러나게 되는 것이기도 하다. 그로 인한 국민적 실망감은 상당히 커질 수밖에 없다.

또 다른 문제는 변 장관이 2.4 부동산 대책을 주도해서 만들었다는 점이다. 그런데 변 장관이 경질되면 2.4 부동산 대책이 사실상 중단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문 대통령은 2.4 부동산 대책에 대해 “중단 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를 했는데 그것이 헛구호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놔두자니 보궐선거가

그렇다고 변 장관을 경질하지 않고 지금의 장관 자리를 그대로 유지하게 된다면 보궐선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변 장관을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도 변 장관으로 인해 보궐선거 패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변 장관을 장관직에 그대로 둘 경우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의 갈등은 현실화될 수밖에 없다.

변 장관 거취 문제가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이다. 정 총리의 고민이 깊어지는 것도 이런 대목 때문이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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