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OTT 위협하는 ‘공룡’ 넷플릭스 상륙 5년
토종 OTT 위협하는 ‘공룡’ 넷플릭스 상륙 5년
  • 이지혜 기자
  • 승인 2021.03.21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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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국내 서비스 이후 5년간 한국에 7700억 투자
올 한해만 5500억 투자계획… K콘텐츠 발굴 적극적
웨이브, 티빙, 왓챠 등 국내 OTT 콘텐츠 강화 시급

[한국뉴스투데이] 올 해는 세계 최대 규모의 OTT(Over The Top: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서비스) 플랫폼 넷플릭스의 한국 상륙 5년째다. 지난 2016년 한국에 진출한 넷플릭스는 그동안 시장의 변화와 함께 꾸준히 세를 넓히며 국내 단독 작품을 제작하는 공룡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한국 상륙 5년째를 맞은 넷플릭스가 그동안 광폭 성장하며 토종 OTT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한국 상륙 5년째를 맞은 넷플릭스가 그동안 광폭 성장하며 토종 OTT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한국에만 5억 달러 투자

넷플릭스는 지난 2월, 한국 서비스 5주년을 기념하며 온라인 로드쇼 '시 왓츠 넥스트 코리아 2021(See What's Next Korea 2021)'를 열었다. 서울 오피스 콘텐츠 부문 임원과 제작진, 배우들이 참석했다. 특히 간담회에 참석한 한국 및 아시아 지역 콘텐츠 담당 김민영 총괄이 “넷플릭스는 2021년 한 해 동안 약 5억 달러, 약 5500억 가량을 한국 콘텐츠에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해 눈길을 모았다. 이 금액은 지난 5년 간 한국 콘텐츠 투자액의 70% 이상이다.

넷플릭스는 지난 5년간 한국 콘텐츠 발굴 및 수출에 약 7700억원을 투자하며 대대적인 물량 공세를 폈다. 지난해 한 해만 전년 대비 34.3% 늘어난 3331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진출 첫해 투자액(150억원)의 22배를 넘는다. 그 결과 넷플릭스는 지난 달 기준 국내에서 4524편의 작품을 공급하고 있다. 이러한 수치와 김 총괄의 2021년 투자 발표는 넷플릭스가 한국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을 단번에 알 수 있다.

김 총괄은 같은 자리에서 “넷플릭스 유료 구독 가구는 2억 이상이며, 한국에서도 2020년 기준으로 380만 이상이 유료 구독한다”며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보다 풍성하고 재미있는 한국 오리지널 작품을 만들어갈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2017년 600억원을 투자해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를 제작한 데 이어 2019~2020년엔 ‘킹덤’(200억원)‘을 발표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공개된’스위트홈’은 작품 공개 이후 첫 28일 동안 전 세계 2200만 유료 구독가구를 기록했다. ‘인간수업’과 ‘#살아있다’역시 좀비물로 화제를 모았다. 무엇보다 가장 최근 올해 초 한국형 SF영화 ‘승리호’는 공개 이틀만에 29개국에서 1위를 차지하며 호평을 받았다.

◊현지어 제작 프로젝트 활발

이처럼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 190개국에 소개된 한국 콘텐츠들은 'K콘텐츠'로 불리며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실제로 시 왓츠 넥스트 코리아 2021에서 플릭스 공동 CEO 겸 최고콘텐츠책임자(CCO) 테드 사란도스(Ted Sarandos)는 ”수년 동안 전 세계 사람들이 넷플릭스를 통해 한국의 훌륭한 이야기와 사랑에 빠지는 것을 목격했다“며 한국 콘텐츠 킹덤, 블랙핑크(다큐멘터리), 인간수업, 사랑의 불시착, 스위트홈, 승리호를 언급하기도 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0년 미국 10대 콘텐츠 기업 소개-넷플릭스 편’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7~8년 전부터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을 닦는 동시에 우수한 콘텐츠 확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 넷플릭스에 대한 이미지 향상을 위해 ‘현지어 제작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런 적극적인 지지에 힘입어 넷플릭스는 지난해 한국 콘텐츠 관련 업무를 전적으로 지원하는 새 법인인 ‘넷플릭스 엔터테인먼트 Ltd’를 설립했다. 이어 올 초 국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기반을 위해 파주와 연천에 1만 6000㎡ 규모의 스튜디오 임대 계약을 체결해 K콘텐츠 제작에 확고한 투자 의지를 보이고 있다.

◊국내 OTT 모두 합해도 미흡

지난 18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전세계에서 넷플릭스 등 OTT 가입자는 10억 명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OTT 사업자별로는 넷플릭스의 세계 가입자 수는 최근 2억명을 돌파했고 월트디즈니의 자회사 디즈니플러스의 가입자 수도 1억명을 넘어섰다

현재 국내 넷플릭스의 유료 가입자 수는 362만명이다. 서비스 첫해 8만명 수준에 그친 것에 비교하면 5년만에 45배 가량 늘었다. 반면, 국산 OTT 플랫폼은 그 이용자를 모두 합쳐도 부족한 실정이다.

지난 15일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가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를 통해 ‘국내 OTT 앱 시장 분석’을 발표한 결과, 올해 2월 넷플릭스 월사용자수(MAU)는 1001만3283명으로 지난해 1월(470만4524명) 대비 1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이어 국산 OTT 플랫폼 웨이브(394만8950명), 티빙(264만9509명), U+모바일tv(212만6608명), Seezn(168만3471명), 왓챠(138만5303명) 순으로 2월 사용자수(MAU)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가 콘텐츠 투자 주력해야”

이처럼 넷플릭스의 광폭적인 성장으로 국내 OTT 플랫폼의 경쟁력 강화를 둘러싼 논의가 뜨겁다. 국내 OTT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지난 18일 ‘국내 OTT 콘텐츠 경쟁력 강화방안 온라인 토론회’를 개최했다.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IPTV 업계와 국내 OTT 플랫폼인 콘텐츠 웨이브(wavve) 관계자 등이 토론을 나눴다. 대표의원을 맡고 있는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일부 의원들도 참석했다. 토론회는 OTT산업의 발전에 따른 국내 문화 콘텐츠의 구체적인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토론회에서 배대식 드라마제작자협회 국장은 “(국내 OTT가) 넷플릭스에 대항하기 위해 오리지널콘텐츠 확보 주력은 하지만 투자 규모면에서는 큰 차이가 있다”며 “콘텐츠에 대한 투자가 핵심 과제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웨이브 이희주 정책기획실장은 ”하루빨리 플랫폼 자체가 해외진출을 통해 글로벌 유통망을 확보해야 한다“며 ”정부와 국회가 이 부분에 방점을 두고 ‘K콘텐츠’가 동반 발전할 수 있는 정책이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혜 기자 2jh06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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