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시진핑, 구두친서 교환한 이유는
김정은-시진핑, 구두친서 교환한 이유는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1.03.23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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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리지 회담에서 미국vs중국 충돌로
중국, 북한과 동맹 관계 강화로 이어져

러시아에 이어 북한과의 관계 과시 나서
한미일 삼각동맹에 북중러 삼각동맹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구두 친서를 교환했다. 구두친서를 교환했다는 것은 두 사람의 관계가 기존 관계에서 한단계 더 발전하고 싶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이나 중국 모두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관계가 됐다는 것을 뜻하는 셈이다. 특히 이번 친서 교환은 미국에 대한 공동 전선 대응이라고 할 수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북한과 중국은 미국의 위협에 공동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편집자주>

지난 18~19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열린 고위급 대화에서 미국과 중국이 크게 충돌한 직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구두 친서를 교환했다.(사진/뉴시스)
지난 18~19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열린 고위급 대화에서 미국과 중국이 크게 충돌한 직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구두 친서를 교환했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구두 친서를 교환했다. 이들이 구두친서를 교환한 시점을 살펴보면 지난 18~19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열린 고위급 대화에서 미국과 중국이 크게 충돌한 직후이다. 또한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우리나라를 방문한 시점이기도 하다.

북한이나 중국 모두 미국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그에 따른 공동 대응 전선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서로가 서로의 필요에 의해 동맹을 더욱 강화하자는 취지의 구두 친서 교환으로 읽혀진다.

구두 친서 교환

중국 관영 CCTV 등에 따르면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장이 22일 베이징에서 리룡남 중국 신임 북한 대사를 접견하고 양국 정산 간의 구두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북중 관계를 세계가 부러워하는 관계로 강화·발전시키고 우의·단결로 사회주의 사업을 진전시키는 것이, 나와 북한 노동당, 인민의 확고부동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또한 “북-중 우호관계가 시대적 요구와 양국 인민의 지향·염원·근본이익에 따라 승화·발전할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고 언급했다.

그러자 시 주석은 “중국은 북한과 관계 당사자들과 함께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 방향을 견지하고, 한반도의 평화안정을 지키며, 지역의 평화안정과 발전번영을 위해 새로운 적극적 공헌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새로운 정세 아래에 북한 동지들과 손을 잡고 노력해 북·중 관계를 잘 지키고 견고히 하며 발전시키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중국이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의 구두친서 교환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은 이례적이다. 짧은 단신으로 처리를 해도 충분할 내용을 대대적으로 보도를 한 것은 미국의 공세에 북한과 중국이 전략적으로 공동 전선을 구축해서 대응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과 중국의 충돌

앞서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미국과 중국이 충돌을 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돌았다. 그리고 곧 현실이 됐다. 지난 18~18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열린 고위급 대화에서 미국과 중국이 크게 충돌했다.

이후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은 중국 서부 신장 지역 위구르족 인권 탄압을 문제삼으며 중국에게 동시다발적 제재를 가했다. 그러자 중국은 러시아를 찾은데 이어 북한에 구두친서를 교환한 것이다. 서방국가의 제재에 맞서 러시아와 북한을 공동 연대로 해서 미국의 탄압에 맞서겠다는 전략이다.

이 전략이 북한과도 맞아떨어졌다. 북한은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와 같이 적대적 시선을 버리고 대화 테이블에 앉을 것이라고 판단했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대북 제재 강화로 기울어진 모습이다.

이런 이유로 북한이 돌파할 수 있는 방법으로 중국을 선택했다. 중국과의 공동 전선을 구축해서 미국의 공세를 이겨내겠다는 의지가 담겨져 있다.

미국, 북-중-러 삼각 편대에 한미일 삼각 편대로

이에 미국은 북한과 중국 그리고 러시아로 이어지는 삼국동맹에 맞서 우리나라-미국-일본으로 이어지는 북태평양 삼각동맹으로 맞서는 분위기다.

북태평양의 주도권을 중국에게 줄 수 없다는 입장 때문에 한미일 동맹을 통해 중국을 압박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처럼 미국이 대중국 견제 카드를 꺼내들면서 전세계는 신냉전 체제로 접어든 모습이다. 중국도 이번 앵커리지 회담을 통해 자신감을 가지면서 미국의 견제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충돌로 인해 한반도는 상당히 긴장감을 형성하고 있다. 자칫하면 엄청난 소용돌이가 몰아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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