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지난 16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열었다. 이번 정상회담은 미국과 일본의 밀월관계를 확인한 자리다. 날로 성장하는 중국을 견제해야 하는 미국으로서는 일본과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함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다보니 일본이 동북아에서 자신의 입김을 더욱 거세게 하고 있다. 최근 후쿠시마 제1원전 방사성 오염수의 해양 방출에 대해 미국 정부가 찬성을 표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편집자주>

[한국뉴스투데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은 정상회담에서 중국 견제에 협력할 것을 재확인했다. 특히 스가 총리는 ‘대만’ 문제를 건드리면서 중국의 아킬레스건을 정면으로 건드렸다는 평가다. 해외 언론들은 스가 총리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확실히 미국 편이라는 것을 대외적으로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미국 편 들어준 스가

AP통신은 “스가 총리는 보다 거침없었다(more outspoken)”면서 미국과 일본의 동맹 관계를 중국에게 보여줬다고 밝혔다. 스가 총리는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를 건드렸을 뿐만 아니라 홍콩, 신장위구르 자치지역의 인권 문제도 거론했다.

대신 바이든 대통령은 도쿄올림픽 개최 지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자 문제 조속 해결 등을 거론했다. 중국 문제를 직접 거론함으로써 대중국 견제에 일본은 첨병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당연히 중국으로서는 내정간섭이라면서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미국 주재 중국대사관은 “대만, 홍콩, 그리고 신장은 중국의 내정에 속한다”며 “미국과 일본의 책동은 시대와 지역 사람들의 의지에 역행하는 것”이라면서 반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일본의 밀월관계는 더욱 돈독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는 것이 지상 숙제가 됐다. 하지만 미국 혼자서 중국을 견제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런 이유로 일본을 통해 동북아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것이 미국의 생각이다.

거꾸로 일본은 대중국 견제에 동참함으로써 동북아에서 자신의 입김을 확실하게 불어넣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또한 스가 총리로서는 미일관계를 더욱 돈독히 함으로써 정치적 입지를 더욱 다지게 됐다.

확장하는 일본

결국 일본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동북아에서 자신의 군대를 더욱 확장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실제로 일본 신문들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방위력 강화에 나서겠다고 보도했다. 이에 미사일 전력과 센카쿠 열도를 비롯한 여러 섬 지역에 필수불가결한 무기장비 증강과 이를 뒷받침하는 예산 확보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무엇보다 동중국해 지역에서 일본의 영향력이 더욱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측되면서 일촉즉발의 충돌이 불가피하다.

문제는 일본의 영향력이 한반도로 미쳐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과 미국의 충돌이 곳곳에서 발생하게 된다면 우리나라에도 미칠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를 계기로 일본도 우리나라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북한 문제도 거론

특히 이번 정상회담에서 대북 공조의 뜻을 보이면서 우리로서도 고민이 늘어나고 있다. 스가 총리는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재확인했다”고 말했지만 공동성명에는 이 문구가 빠졌다.

사실상 일본이 대북 문제에 대해 직접적인 개입을 하겠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미일 공조가 더욱 돈독해지면서 대북 문제에 있어 앞으로 일본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면서 우리 정부의 고민도 깊다.

한반도의 평화보다는 한반도의 긴장을 바라는 것이 일본의 속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일본의 대북 문제를 개입함으로써 동북아의 평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주현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