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떠난 국민의힘, 도로 자유한국당으로
김종인 떠난 국민의힘, 도로 자유한국당으로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1.04.23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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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쟁명식 자유한국당, 여론 수렴 능력 없었다
김종인 사라진 국민의힘, 도로 자유한국당으로
 
김종인-중진의 다툼, 당내 최대 악재로 급부상
윤석열 거취·국민의당 합당 최대 난제 중 하나

최근 들어 국민의힘을 두고 ‘국민의힘’인지 ‘자유한국당’인지 헷갈린다는 유권자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깨부순 자유한국당이 다시 세워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4.7 재보선에서 압승을 하더니 결국 도로 자유한국당이 됐다는 것이다. 내부적으로도 이대로 가면 결국 내년 대선에서 패배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지만 도로 자유한국당이 된 현 상황을 국민의힘으로 되돌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편집자주>

4.7 재보궐선거를 마지막으로 퇴임하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 참석을 마치고 취재진을 만났다.(사진/뉴시스)
4.7 재보궐선거를 마지막으로 퇴임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마지막 의원총회 참석을 마치고 취재진을 만났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자유한국당’과 ‘국민의힘’의 최대 차이점은 ‘김종인’이라는 사람이 있느냐 없느냐다.지난해 4월 총선에서 참패를 한 자유한국당이 뼈아픈 패배에 대한 반성의 의미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영입했다. 그리고 쇄신의 첫 번째 일환으로 자유한국당을 국민의힘으로 당명 개정했다.

당명을 바꾸는 것은 단순히 이름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당의 체질을 개선시키는 것이나 다름없다. 뼈아픈 패배를 맛본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이나 당원들은 김 전 위원장을 중심으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그리고 그 성적표를 4.7 재보선에서 걷었다.

김종인의 강력한 카리스마

앞서 자유한국당의 가장 큰 문제가 서로 자신이 잘났다면서 백가쟁명식 이야기를 했다는 점이다. 특히 두 전직 대통령의 문제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다. 그것을 좋게 보면 ‘민주적 정당’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로 인해 지지층이 다 떠나가게 만들었다.

지지층에는 탄핵 찬성파가 있고, 탄핵 반대파가 있다. 그런데 하나의 정당에 탄핵 찬성과 반대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튀어나게 되면 탄핵 찬성파와 탄핵 반대파 모두 당을 떠날 수밖에 없다. 이는 다른 이슈들도 마찬가지다.

하나의 이슈에는 여러 가지 시선과 목소리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것을 하나의 목소리와 시선으로 수렴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바로 당 지도부다. 자유한국당은 이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그 역할을 했다. 그것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라는 강력한 카리스마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4.7 재보선 이후 김 전 위원장은 야인으로 돌아가면서 국민의힘은 백가쟁명의 목소리가 나왔다. 하나로 수렴시켜야 할 지도부는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당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

과거 자유한국당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탄핵 찬성파와 반대파의 목소리가 섞여 나오면서 국민의힘에게 실망을 했다는 유권자들이 늘어났다. 무엇보다 국민의힘 소속 후보들에게 투표했던 20대 유권자들의 실망감이 상당하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참석을 마지막으로 국회를 나서고 있다.(사진/뉴시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참석을 마지막으로 국회를 나서고 있다.(사진/뉴시스)

다양한 목소리, 갈등 해결 시스템은 부존재

정치라는 것은 다양한 목소리가 공존을 하고, 그리고 그 다양한 목소리를 통일된 목소리로 만드는 과정이다. 그리고 지도자가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김 전 위원장이라는 존재가 사라지면서 그 역할을 할 사람들이 사실상 없게 됐다.

이는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중진들을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4차례의 전국단위 선거에서 패배를 하면서 사실상 중진들의 존재감이 사라졌다.

이런 이유로 최근 당내 불거지고 있는 이런 갈등 구조를 제대로 해소할 수 있는 존재가 없으면서 자유한국당으로 회귀하게 된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이 대략 1년 정도 가까이 당내 어른이면서 갈등 구조를 제대로 해소하는 그런 존재로 있었다. 그 존재가 사라지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호랑이가 사라진 굴에 여우들이 차지하려고 하다보니 그 굴이 바람잘 날이 없게 된 것이다.

호랑이 사라진 굴에

이런 ‘도로 자유한국당’ 현상은 유권자들로 하여금 국민의힘에 대해 실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김 전 위원장이 야인이 된 이후 계속해서 국민의힘을 향해 맹비난을 가하고 있다.

김 전 위원장과 국민의힘 소속 일부 의원들 간의 설전은 국민의힘에게는 그야말로 독이 되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영입 문제나 국민의당과의 통합 문제 역시 제대로 숙제를 풀지 못하면서 무능함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재보선이 끝나자마자 당 쇄신을 외쳤지만 벌써부터 당 쇄신이 시늉으로만 끝날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도 나오고 있다.

이런 이유로 국민의힘은 4.7 재보선 승리가 오히려 독이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차라리 이번에 패했다면 국민의힘이 더욱 반성하는 자세를 취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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