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회장 사퇴했는데...뒷말 무성한 이유
남양유업 회장 사퇴했는데...뒷말 무성한 이유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1.05.10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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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회장 책임지고 사퇴했는데 소비자 냉담
꼼수 경영, 폐쇄적인 지배구조로도 유명해
비대위 구성 쇄신 약속에도 못미덥다 반응
자사 불가리스와 관련된 논란으로 홍원식 회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났음에도 남양유업이 여전히 시끄럽다.(사진/뉴시스)
자사 불가리스와 관련된 논란으로 홍원식 회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났음에도 남양유업이 여전히 시끄럽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남양유업이 여전히 시끄럽다. 자사 불가리스와 관련된 논란으로 홍원식 회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났음에도 구체적인 쇄신안이 마련되지 않고 기존 홍 회장 일가의 폐쇄적인 지배구조가 회자되면서 뒷말이 무성하기 때문이다. 이에 남양유업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경영 쇄신을 추진한다고 밝혔지만 회의적인 시선이 지배적이다.

홍 회장 사퇴했는데 냉랭한 반응 왜?

지난 4일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불가리스 논란과 관련해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홍 회장의 사퇴 하루 전날 이광범 남양유업 대표이사도 사의를 표명했다. 

불가리스 논란으로 회사 대표가 모두 사퇴했음에도 소비자는 여전히 냉담하다. 홍 회장이 기자회견에서 회장직에서 물러남과 동시에 자식에게 경영권도 물려주지 않겠다면서 눈물을 보였지만 구체적인 쇄신안이 마련되지 않아 사태 무마성 사퇴였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또한 홍 회장의 장남인 홍진석 상무는 지난 1월 마케팅 전략본부와 기획본부가 합쳐진 기획마케팅총괄본부의 새 본부장으로 인사 발령나 이번에 논란이 된 불가리스 마케팅을 이끈 책임자다. 

하지만 홍 상무는 불가리스 논란이 터지기 직전에 고가 외제차량 2대를 회사 명의로 리스해 자녀 통학 등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생일파티 등 개인행사에 드는 비용을 광고대행사에 떠넘기는 등 부적절한 행동으로 지난달 보직 해임된 바 있다. 

지난 4일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불가리스 논란과 관련해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사진/뉴시스)
지난 4일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불가리스 논란과 관련해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사진/뉴시스)

꼼수 경영, 폐쇄적인 지배구조로도 유명

앞서 남양유업은 대리점 밀어내기 사건으로 갑질 기업의 이미지가 박히고 지난해 홍보대행사 등을 통해 경쟁사 유제품의 성분을 비하하는 글을 퍼뜨린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는 등 부정적 이미지가 더해지면서 불매운동의 타깃이 됐다.

소비자의 불매운동에 남양유업은 개선보다는 꼼수를 선택했다. 남양유업은 '프렌치카페’, ‘채움’ 등 자사 음료 브랜드를 가진 남양에프앤비의 사명을 건강한사람들로 바꿨고 아이스크림 전문점 1964백미당에서는 남양유업을 드러내지 않는 등 꼼수를 부려 더욱 비난을 샀다. 

꼼수 경영 외에도 남양유업은 폐쇄적인 지배구조로도 유명하다. 남양유업은 최대주주인 홍 회장 지분 51.68%을 포함해 특수 관계인 지분이 53.85%에 달하는 오너 중심 회사다.

여기에 사내이사 4명과 사외이사 2명 등 총 6명의 이사회 중 홍 회장과 장남 홍 상무, 홍 회장의 모친 지송죽 여사 등 3명이 오너 일가로 구성돼있다. 나머지 한명은 이광범 대표다. 사외이사 2명은 그간 활동을 거의 하지 않고 보수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의 이사회의 구성은 기업의 경영 전반을 볼 수 있는 바로미터다. 이사회의 오너 일가 참여 비율이 높으면 폐쇄적인 경영을 할 여지가 높고 외부 인사 비율이 높은 경우 투명한 경영을 위한 노력을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남양유업 비대위 구성 “쇄신안 마련하겠다”

홍 회장의 사퇴에도 남양유업을 둘러싼 여론이 진정될 기미가 없자 남양유업은 지난 7일 긴급 이사회를 소집해 사태 수습에 들어갔다. 

남양유업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경영 쇄신 등을 추진하는 동시에 대주주에게 소유와 경영 분리를 위한 지배 구조 개선도 요청할 방침이라 밝혔다.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정재연 남양유업 세종공장장이 맡아 이끌게 된다. 아직 비대위의 세부 위원회 구성은 이뤄지지 않았다. 

한편 남양유업의 쇄신을 위한 첫 발걸음에 소비자들은 그간의 남양유업의 행태를 미루어 볼때 미덥지 못하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이처럼 돌아선 소비자들에게 남양유업이 어떤 쇄신안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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