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년 전 광주, 이제는 글로벌 민주화의 희망으로
41년 전 광주, 이제는 글로벌 민주화의 희망으로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1.05.18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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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 이어 미얀마에 부는 ‘광주의 바람’
 
광주의 저항, 직선제 쟁취통해 민주주의 실현
홍콩·미얀마, “우리도 광주처럼” 투쟁 이어가
 
우리나라 민주주의 배우기 여념 없는 그들
중국 배후에 있어 민주주의 쟁취 쉽지 않아

5.18 민주화운동 41주년을 맞이하면서 전세계가 광주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군부 독재 정권으로부터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결실을 맺은 광주 정신을 홍콩과 미얀마가 이어가면서 자신들도 민주주의를 쟁취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 1980년 광주는 시대의 아픔을 넘어 이제 전세계 민주주의의 희망으로 인식되게 된 것이다. 미얀마에서는 “우리도 광주처럼”이라는 구호가 나올 정도다. <편집자주>

5·18민주화운동 41주기를 하루 앞둔 17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유족들이 열사 묘에 절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5·18민주화운동 41주기를 하루 앞둔 17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유족들이 열사 묘에 절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1980년 5월의 광주는 시대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 군부 독재 정권에 처절하게 저항을 했지만 그 누구도 광주의 현실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광주민주화운동이 끝나고 전두환 정권은 광주의 그림자를 없애는데 열중했다.

이에 국풍81까지 만들어 전국민의 시선을 여의도광장에 내몰리게 했다. 하지만 광주정신은 점차 국민들 사이에 퍼져 나갔다. 광주의 실상을 접한 국민은 전두환 정권에 대해 분노를 하게 됐고, 87년 민주화운동으로 이어져 직선제를 챙취하게 됐다.

우리도 광주처럼

2021년 홍콩과 미얀마는 “우리도 광주처럼”이라면서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해 시민들이 홀연히 일어섰다. 홍콩은 중국과 중국의 편에 선 정부와 대치를 하고 있고, 미얀마는 쿠데타를 통해 집권한 군부와 맞서고 있다.

이들은 하나같이 1980년 광주를 떠올린다. 5.18 민주화운동이 홍콩인들에게 미얀마 국민들에게 자극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들에게 광주는 ‘승리의 역사’이다. 비록 당시 전두환 신군부의 군홧발에 짓밟혀 희생된 사람이 많았지만 결국 민주주의를 쟁취했고, 직선제를 이뤄냈다는 점에서 광주는 미얀마나 홍콩에게는 승리의 역사이다.

이에 광주를 배우자는 열풍이 뜨겁다. 80년 광주를 그린 영화 ‘택시운전사’와 87년 민주화운동을 그려낸 ‘1987’ 영화는 홍콩인과 미얀마 사람들에게는 뜨거움을 안겨주고 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광둥어로 번안해 부르면서 광주와 같이 자신들도 민주주의를 쟁취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고 민주화운동을 하고 있다.

미얀마 내부에서는 “이기면 한국, 지면 북한”이라는 말이 나온다. 미얀마 국민들은 민주주의를 쟁취해서 우리나라와 같이 민주화와 산업화 모두 쟁취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만약 민주주의를 쟁취하지 못하면 북한과 같은 꼴이 된다는 것이다.

지난 10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사단법인 오월어머니집 이명자 관장이 미얀마 유학생 샤샤(21·여)씨를 다독이며 껴안고 있다.(사진/뉴시스)
지난 10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사단법인 오월어머니집 이명자 관장이 미얀마 유학생 샤샤(21·여)씨를 다독이며 껴안고 있다.(사진/뉴시스)

미얀마 내부에 부는 ‘한류’

미얀마 내부에 민주주의 한류가 불고 있다는 것은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 언론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일본 최대 일간지 요미우리신문은 최근 미얀마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쿠데타 이후 인식이 좋아진 나라로 한국이 전체 응답의 89%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미얀마 국민이 우리나라를 좋게 평가하는 것은 ‘자신들과 똑같은 일을 겪었다’는 동질감 때문이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부러움도 있다.

비록 광주라는 시대적 아픔을 겪었지만 그 시대적 아픔을 민주주의로 승화했다는 점에서 미얀마로서는 지금은 시대적 아픔을 겪고 있지만 자신들도 언젠가는 민주주의를 쟁취할 수 있다는 희망을 안고 살아간다는 점에서 ‘광주=미얀마’로 동질감을 만들고 있다.

또한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우리나라와 관련된 미디어를 접하게 되면서 광주와 관련된 작품들을 접하게 되고, 미얀마 국민에게는 힘이 되고 있다.

현실은 녹록치 않아

하지만 미얀마와 홍콩 그리고 광주의 상황은 다르다는 것이 국제 전문가들의 시선이다. 광주는 당시 88서울올림픽이라는 거대한 국제행사가 있으면서 87년 민주화운동을 통해 민주주의를 쟁취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미얀마와 홍콩의 경우에는 뒷배경에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나라가 있다. 중국이 이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사회가 이들 나라의 민주화운동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지지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다만 SNS가 발달하면서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어내고 있다는 점은 광주와 다르다. 미얀마 국민들은 지금도 시위 진압과정에서 벌어지는 폭력 상황에 대해 텍스트, 사진, 영상 등을 통해 전세계 시민들에게 알리고 있다.

미얀마와 홍콩이 광주를 통해 민주주의를 쟁취할 수 있을지 두고 봐야 할 문제이지만 미얀마와 홍콩은 광주를 통해 희망을 얻고 있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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