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하지만 단단히 항해해 나가는 클래식유튜브 채널 ‘1m클래식’
잔잔하지만 단단히 항해해 나가는 클래식유튜브 채널 ‘1m클래식’
  • 성지윤 기자
  • 승인 2021.05.20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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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가져다 준 새로운 기회
그 열린 세계를 통해 만나는 가능성의 바다로

[한국뉴스투데이] ‘위기는 기회라는 말은 이제 특별할 것 없는 누구나 아는 평범한 얘기이다. 하지만 이 문장이 실제로 현실화되는 일은 사뭇 특별하다. 개인의 삶도 기업의 상황도 모두 쉽게 예측이나 단정이 어려운 것이 미래라는 영역이다. 이렇듯 알 수 없는 미래에 휘몰아친 위기는 성난 파도가 되어 배를 난파시키기도 하지만 이럴 때 오히려 배의 방향을 바꾸고 발 빠르게 다른 배로 갈아타면서 파도를 가르며 나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1미터클래식라는 이름의 이들은 클래식과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에 대한 경험을 기반으로 역경의 파도 속에서도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바꿔 나가고 있는 클래식콘텐츠 제작사 이자 유튜브 채널이다. 우리는 파도를 바꿀 수는 없다. 그러나 배를 갈아타고 운전의 방향을 조정하는 것은 가능하다. 코로나19라는 커다란 위기속에서 유튜브라는 또 다른 단단한 배로 이동하여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고 있는 1미터클래식을 소개한다.

1m클래식에 관하여

1m클래식은 두손클래식이라는 음악관련 콘텐츠를 제작하는 회사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이다. 영상은 거의 클래식큐레이터인 조숙현이 담당을 해서 업로드를 하고 있다. 사실 조 큐레이터는 불과 1-2년 전까지만 해도 유튜브 자체를 들어가 본적도 없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유튜브의 존재에 대해서도 의아했고 이런 가상의 세계가 있는 것이 무척 신기하게 여겨졌다. 그러던 차에 코로나라는 상황을 맞으니 온라인으로 많은 일들을 실행해야 하는 환경에 놓이게 되어 여러 가지 콘텐츠들을 업로드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시작하게 된 유튜브가 1년 사이 생각보다 많은 구독자가 생겨서 (현재 105천명 이상의 구독자 보유) 놀랍기도 하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두손클래식은 콘텐츠제작 회사다. 설립은 2002년에 했고 주요 업무는 음악공연과 교육 관련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강의 요청을 받거나 교육용 콘텐츠로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대여 및 판매를 하므로 (프로그램을 세팅) 전반적인 업무는 콘텐츠 제작이다. 공연기획도 하기 때문에 기획사라고 불려도 괜찮지만 보통은 전속 연주자가 있는 곳을 기획사라고 하고 두손클래식은 공연에 대한 내용을 기획한 후 연주자 섭외를 통해 일을 진행한다. 그래서 제작사라는 명칭이 더 부합하다고 여겨 콘텐츠제작회사라고 소개하고 있다. 1m클래식은 처음에는 피아노 학원 프랜차이즈를 관리하는 사업을 했고 (현재는 접음) 그 외에도 음악으로 할 수 있는 모든 분야를 조금씩 다 해보았다. 특히 대학로에서 일미터클래식 아트홀이라는 공연장도 약 10여 년간 운영해보았는데 거기서 공연도 올리고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많은 경험치를 쌓았다. 그곳에서 했던 일들이 콘텐츠로 발전하여 지금의 유튜브까지 이어지는 것이 있다. 예를 들어 그림읽어주는 베토벤시리즈의 경우가 그것이다. ‘그림읽어주는 베토벤시리즈는 갤러리에서 누군가가 그림을 설명을 해주고 거기에 음악을 함께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공연에 적용한 것으로 오프라인 공연에서도 많은 성공을 거두었다. 현재 유튜브 채널로 이어오면서도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가장 롱런하는 콘텐츠이다. 위대한 음악가 시리즈 모차르트, 베토벤 시리즈도 그렇다.

▲1m클래식은 어린이 공연관련 콘텐츠를 개발하고 실행하는데 비중을 둔다
▲1m클래식은 어린이 공연관련 콘텐츠를 개발하고 실행하는데 비중을 둔다.

어린이용 클래식 콘텐츠를 기획하고 개발했던 이유

공연장 운영은 하고 싶은 것을 다 해볼 수 있어서 꼭 필요했고 좋은 경험이었다. 우리의 공연 대상의 대부분은 어린이였는데 그 이유는 보통의 클래식공연장들이 어린이 입장을 잘 허락하지 않는다. 그래서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공연장에서 공연을 즐기도록 하고 싶었다. 예전에 좀 놀랐던 경험이 있는데 어린이 교육프로그램중 하나로 아이들을 오케스트라 공연에 데리고 간적이 있었다. 그때 공연장 관계자님에게 전화가 왔는데 많은 양의 티켓을 유료로 구매한 것에 놀라서 감사하다고 연락을 해오셨고 그분이 공연당일날도 세세하게 신경을 써주시면서 아이들과의 관람에 도움을 주셨다. 아직까지 일반적인 인식 속에 클래식은 기업의 후원으로 인한 초대 관객이 주를 이룬다고 생각을 하는 편이고 클래식공연을 돈을 주고 가겠다는 사람은 극소수이다. 그래서 공연장 담당자님의 전화가 고마왔지만 한편으론 그런 현실이 약간 슬프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클래식시장의 현실을 잘 선용(善用)한 방안으로 기획했던 어린이 클래식공연 상품은 교육적으로도 좋을 뿐만 아니라 상품으로써 많은 판매가 일어날 수 있어 수익발생의 요건으로 좋았다. 또한 어린이에게 클래식에 대한 관심을 씨앗으로 심게 되면 차후 잠재고객으로의 발전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선순환 구조가 일어나게 된다. 그래서 어린이 공연관련 콘텐츠를 개발하고 실행하는데 비중을 높이고 있고 그것이 유튜브에도 조금씩 응용 되고 있다.

반 강제적으로 하게 된 유튜브지만 생각외의 좋은 반응에 감사

사실 오프라인 기반의 공연제작과 콘텐츠 제작을 해오던 곳이다 보니 유튜브에 진입하게 된 것은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반 강제적인 것이었다. 여러 가지 콘텐츠를 만들면서 회사가 운영되고 있는 와중에 코로나19로 인해 2월부터 5월까지는 아예 공연을 할 수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유튜브 밖에는 없었다. 그래서 하게 되었는데 기존 콘텐츠들을 녹여낸 것과 채널을 운영하면서 생긴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적용해 만든 콘텐츠들을 올리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라이브를 하려면 구독자가 천명을 돼야 한다고 들었는데 초창기에는 천명이 없어서 라이브진행을 못했던 것이 불과 얼마 전 일이다. 그것이 잘못된 정보라는 것도 얼마 전에 알게 되었는데.(웃음) 유튜브에 관련해서 물어보고 싶어도 주변에 채널을 운영하는 사람을 찾기도 어렵고 우리 또한 유튜브를 이용을 하지 않던 사람이라 관련 정보나 지식을 알기도, 얻기도 어려웠다. 이렇게 해오던 유튜브가 1년 반 만에 10만 명이 넘는 구독자가 생겨서 너무 신기할 따름이다. 현재의 구독자가 되기까지의 효자 영상이라 불릴 만한 영상은 클래식입문시리즈이다. 사실 우리는 다른 모 유튜버들처럼 갑자기 엄청난 양의 유입이 이뤄진 것은 아니고 이 영상을 통해 꾸준히 200~300명씩 늘어 갔다. 이 부분이 굉장히 신기해하는 부분인데 모르는 누군가에게 직접 저희 채널을 봐달라고 아무리 얘기한들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다. 그런데 어떻게들 알고 영상을 보시고 구독까지 해주시는지 놀랍다. 얼마 전 알았는데 유튜브 세계에서는 구독에 대해 일종의 소소한 권력 행사 같은 것을 해서 쉽게 구독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늘게 된 것은 운도 많이 따랐고 클래식시장이 작다고들 하지만 그래도 희망이 있다는 신호로 여겨진다. 생각보다 클래식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채널 내 조선의 바이올린 시리즈 촬영장면
▲채널 내 조선의 바이올린 시리즈 촬영장면

1m클래식의 여러 콘텐츠가 나오기 까지의 아이디어 과정

1m클래식 내에도 몇 개의 콘텐츠가 있는데 아이디어는 보통 광고나 드라마 책 혹은 사람들과 하는 대화에서 순간 이런 거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면서 얻는다. 또한 일상 속에서 늘 사소한 것의 뉘앙스를 놓치지 않으려 노력하고 관찰력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편이다. 많이 보고 읽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 중 하나로 K클래식매거진 온라인 잡지콘텐츠가 있다. 우리나라에는 K클래식이라는 표현을 할 정도로 좋은 연주자분들이 많다. 세계적인 콩쿠르에서 상을 타고 활동하시는 분들 외에도 잘하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그런 분들의 이야기를 담아 소개하고 싶었다. ‘이제 잡지도 영상으로 보는 시대가 아닐까라는 아이디어가 떠올라 진행하게 된 콘텐츠인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채널 내 조선의 바이올린 시리즈 콘텐츠가 있는데 이 경우 출연하시는 바이올린 연주자 두 분이 우리와 공연을 몇 번 같이 했던 재기발랄하고 재미있는 분들이 몇 가지 제안을 해주셔서 우리와 아이디어 조율을 통해 탄생된 것이 조선의 바이올린이다. 우리가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깨닫게 된 것은 모든 공연에는 이야기가 있어야 사람들의 호응을 많이 얻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조선시대에 바이올린이 있다면 공연이 어땠을까? 지금 우리의 공연이 어떤 식으로 발전되고 바뀌었을까?’라는 생각을 시작으로 만들어진 콘텐츠이다. 연주자분들도 적극적으로 촬영에 임해주셨고 저희도 열심히 영상을 제작했지만(1주일 이상 소요) 들어간 노력에 비해 조회수가 적은 것이 사실이다. 무척 안타깝게 여기는 부분이다. 하지만 실험적인 영상이라 그것을 통한 다른 콘텐츠 제작과 같은 효과를 기대하고 있고 또 타 기관들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받았다.

미래에 클래식 유튜브 채널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한마디

현재 유튜브에 대한 관심이 너무 높아지면서 많은 분들이 진입하려고 한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겠지만 그래도 클래식 유튜브 채널이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물론 유튜브 제작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시간도 노력도 많이 요구 되지만 연주자분들도 두려워하지 마시고 자신의 연주를 들려주고 알리는 채널로 모두들 시작하셨으면 좋겠다. 유튜브가 클래식 시장의 좋은 대안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냥 편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낸다고 생각하면서 일단 하나를 올린 후 차근차근 하나씩 업로드 해보시길 추천한다. 하나를 올려야 그다음을 하게 되고 계속 이어질 테니까. 우리는 클래식 분야에 있어서 유튜브는 아직까지 레드오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충분히 많은 분들이 진입하셔도 될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두려워 마시고 다들 빨리 진입하시길 바란다.

19세기말 인상주의시대 카메라의 등장은 그림으로만 세상을 묘사해온 세대에는 커다란 충격이자 혼란이었다. 그림을 대치할 존재로 여겨져 화가들은 위협감을 느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카메라는 어떤 것도 위협하지 않았다. 단지 새로운 세계로의 문을 열어주었고 그렇게 펼쳐진 세상은 더욱 드넓고 광활한 신세계를 인간에게 선물하였다. 그동안 무수한 시도를 해왔기에 혼란의 파도에서도 유유히 서핑하며 새 물결로의 이행을 잘 해나고 있는 1미터클래식. 카메라가 가져다준 혁명이상의 변화를 맞이하며 미래를 침착하고도 단단하게 다져나가는 1미터클래식에게 현재의 위기는 선물이 되고 그들을 통해 우리도 역시 많은 수혜를 입고 있다.

성지윤 기자 claramusic8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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