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돌풍, 진퇴양난 국민의힘
이준석 돌풍, 진퇴양난 국민의힘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1.05.27 10: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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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수혈론 힘실어지면서 불임정당 낙인
고도의 대선 관리 능력 과연 발휘할까
 
경선룰 정하는 과정서 리더십 발휘해야
0선 36세, 중진 이상 과연 인정할 수 있나

이준석 전 최고위원의 돌풍에 국민의힘의 고민은 더욱 깊어가고 있다. 이는 국민의힘이 갖고 있는 현주소의 모습이기도 하다. 국민 앞에 내놓을 중진이 없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는 대선 후보도 비슷하다. ‘자강론’과 ‘외부수혈론’ 사이에서 고민이 깊은 국민의힘으로서는 이 전 최고위원의 돌풍은 ‘자강론’을 약화시키기 충분하다. 문제는 이로 인해 ‘불임정당’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편집자주>

국민의힘 이준석 당 대표 후보가 25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비전스토리텔링PT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민의힘 이준석 당 대표 후보가 25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비전스토리텔링PT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이준석 전 최고위원의 돌풍은 국민의힘에게는 반색이 될 수도 있지만 우려가 될 수도 있다. 국민의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이 전 최고위원의 돌풍은 유권자들이 국민의힘에게 더 이상 기댈 것이 없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비록 중진들이 많이 있지만 그 중진들은 이제 뒷전으로 물러나야 하고, 새로운 인물이 당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기회이자 위기

이 전 최고위원의 돌풍은 국민의힘에게는 새로운 기회이면서 새로운 위기가 되는 대목이다. 즉, 기성 정치인에 대해 크게 실망한 유권자들이 새로운 인물에 대한 갈망을 표출한 것이 바로 이 전 최고위원의 돌풍이다.

이는 국민의힘으로 하여금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키게 만들고 있다. 문제는 이것이 내년 대선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자강론’과 ‘외부수혈론’ 사이에서 세대교체 바람이 불게 되면 ‘자강론’은 약화되고 ‘외부수혈론’ 목소리가 커지기 때문이다.

만약 총선을 앞두고 있다면 ‘외부수혈론’이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외부수혈론을 이야기한다면 그것은 국민의힘 정당은 ‘불임정당’이라는 것을 만천하에 공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즉, 국민의힘은 스스로 대선 후보를 배출할 수 없는 정당이라는 것을 유권자들에게 각인시키는 꼴이 된다.

실제로 당권주자들은 저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영입론을 꺼내들었다. 어떤 당권주자들도 자강론을 꺼내들지 않고 있다. 이는 국민의힘에게는 위기가 될 수밖에 없다. 대선 주자를 성장시키지 못하는 그런 정당은 존재 가치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 전 최고위원의 돌풍을 국민의힘 내부에서 경계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이유이다. 대선 주자를 성장시키지 못하는 그런 정당이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 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1차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발표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기현 당 대표 권한대행, 이준석, 조경태, 김웅, 윤영석, 주호영, 홍문표, 김은혜, 나경원 후보. (사진/뉴시스)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1차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발표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기현 당 대표 권한대행, 이준석, 조경태, 김웅, 윤영석, 주호영, 홍문표, 김은혜, 나경원 후보. (사진/뉴시스)

새 바람은 새 바람으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준석 돌풍을 반기면서도 꺼려하고 있다. ‘새 바람은 새 바람으로’ 끝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실제 돌풍이 될 경우 자칫하면 국민의힘이 모두 휩쓸려 떠내려갈 수 있다는 것이다. 0선에 최고위원 경력만 갖고 있는 36세 당 대표에게 거는 위험부담은 상당히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무엇보다 대선에서 당 대표는 고도의 대선관리를 해야 한다. 하지만 이 전 최고위원은 과연 그런 관리 능력을 갖추고 있느냐는 문제에 봉착해 있다.

당 대표는 ‘인기투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대선 후보나 총선 혹은 지방선거 후보는 ‘인기 투표’일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당 대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특히 대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인기투표는 더욱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당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수많은 외풍 불가피

대선과 지방선거를 치러야 하는 당 대표로서는 수많은 계파의 외압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것을 얼마나 능수능란하게 돌파를 할 수 있는지가 가장 큰 문제이다. 그만한 리더십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중진 당 대표의 경우에는 대선 후보나 지방선거 출마자들 중에 경선에서 패배를 할 경우 그에 대해 승복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갖고 있지만 0선 당 대표에게는 과연 그런 리더십이 있겠느냐는 것이다.

대선 경선이나 지방선거 경선 과정에서 룰을 정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는 치열한 신경전이 오간다. 그것을 0선 당 대표가 얼마나 감내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단순히 당 대표를 선출하는 문제가 아니라 여러 가지 복잡한 사안이 얽혀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차라리 인기투표로 당 대표를 선출했으면 좋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심경이 복잡하다. 필경 이 전 최고위원의 돌풍은 국민의힘에게는 즐거운 비명이면서 아픈 비명이기도 하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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