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 고객 갑질 방치해 점주 피해 키웠다
쿠팡이츠 고객 갑질 방치해 점주 피해 키웠다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1.06.22 15: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22일 서울 쿠팡 본사가 위치한 건물 앞에서 '블랙컨슈머 양산하는 쿠팡이츠 등 배달앱 리뷰-별점 제도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뉴시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22일 서울 쿠팡 본사가 위치한 건물 앞에서 '블랙컨슈머 양산하는 쿠팡이츠 등 배달앱 리뷰-별점 제도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배달앱 쿠팡이츠의 한 입점 업주가 배달 고객과 쿠팡이츠의 환불 요구와 지속적인 항의 전화를 받다가 그 자리에서 뇌출혈로 쓰러졌다. 결국 점주는 사망했고 쿠팡이츠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다.

쿠팡이츠와 전화 중 뇌출혈로 쓰러진 점주

21일 MBC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동작구의 한 김밥가게 주인 A씨가 배달 고객과 배달앱 쿠팡이츠의 전화를 받고 뇌출혈로 쓰러진 뒤 결국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배달 고객은 새우튀김 3개 중 1개가 색이 이상하다며 환불을 요구했고 그 과정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자 리뷰에 "새우튀김 3개 주문했는데 1개가 이상하게 와서 가게 사장과 통화했는데 제 목소리가 어리게 들리니 저보고 나이가 몇이냐며 반말을 계속했다. 사장 바꾸라니까 자기가 사장이라며 비웃으면서 직접 매장으로 들고 오면 환불해주겠다고 했다"며 거짓 후기와 함께 별점 1점을 남겼다.

이후 고객은 쿠팡이츠에도 항의했고 쿠팡이츠는 A씨에게 환불과 함께 사과를 하라고 요구했다. A씨는 ‘고객이 세상 그렇게 살지 마, 부모가 그렇게 가르쳤어?'라고 계속 말했다며 아무리 장사를 하고 있어도 내가 나이가 몇인데 그건 아니지 않냐고 토로했지만 소용은 없었다.

이후 쿠팡이츠는 A씨에게 전화해 주문건 전체를 다 취소해 줄 것을 요구했고 전화통화 중에  A씨가 쓰러져 대신 전화를 받은 직원에게 동일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전달해 달라면서 추후 조심할 것을 당부했다. 

업주 사망에 쿠팡이츠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

A씨는 병원에 입원한지 3주 만에 숨졌다. 유족들은 평소 지병이 없던 A씨가 고객의 항의와 쿠팡이츠의 압박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것이라 주장했다. A씨 남편은 업주들은 소비자가 해달라고 하면 꼼짝없이 당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쿠팡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는 더욱 거세졌다. 앞서 쿠팡은 덕평물류센터의 화재 당일 김범석 창업자가 한국 쿠팡 이사회 의장 및 사내이사를 사임한 것과 관련해 책임 회피성 사임이라는 비난을 받았고 이용 고객들의 쿠팡 탈퇴가 이어졌다. 여기에 매년 쿠팡에서 사망하는 노동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책임지는 기업의 모습을 보이지 못한 공분이 더해져 쿠팡 불매운동으로 확산됐다. 

입점 업주들도 목소리를 더했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 시민단체들은 22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달앱에서 매장 평가의 절대적 기준은 리뷰와 별점이라서 점주들은 소비자의 무리한 요구에도 환불해 주거나 서비스를 추가해준다”며 “이러한 추세는 블랙컨슈머가 활개 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쿠팡이츠의 경우 다른 배달앱과 달리 점주가 리뷰에 답글을 달 수 없는 구조다. 고객의 일방적인 주장에 피해가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이에 이들은 배달 앱의 리뷰와 별점 제도에 대한 개선을 요구했다. 

쿠팡이츠 점주 보호 대책 발표했지만...

이같은 비난의 목소리에 쿠팡이츠는 즉각 입장문을 통해 "일부 이용자의 갑질과 무리한 환불요구, 악의적 리뷰 등으로 피해를 입은 점주께 적절한 지원을 해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악성 리뷰로부터 점주를 보호하는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점주를 위한 전담 상담사를 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악성 리뷰에 대해 점주가 직접 댓글을 달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고 악성 리뷰에 노출되지 않도록 블라인드 처리를 하는 절차 등을 도입하기로 했다.

장기환 쿠팡이츠 대표는 "앞으로 갑질 이용자 문제 해결을 위해 점주와 시민사회 등 각계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해결책 마련에 적극 동참하겠다"며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이미 돌아선 소비자를 잡기에는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