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무리한 영업은 나몰라라...임원들은 성과급 잔치
KT, 무리한 영업은 나몰라라...임원들은 성과급 잔치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1.07.02 1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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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대리점의 선 넘은 영업은 나몰라라
본사는 대리점에 단말기 밀어내기 급급
임원들은 역대 최대 성과급 잔치 벌여
일부 KT대리점의 무리한 영업 방식이 도마에 올랐다. (사진/뉴시스)
일부 KT대리점의 무리한 영업 방식이 도마에 올랐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일부 KT 대리점의 무리한 영업이 도마에 올랐다. 이들은 요금 할인을 이유로 최신 휴대폰을 새 휴대폰으로 교체하라고 권하고 천만원이 넘는 상조 상품을 이용자 몰래 가입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일부 대리점과 판매점의 일탈이라 선을 그은 KT는 올해 임원을 대상으로 지급하는 장기성과급을 역대 최대 규모로 달성했다. 대리점의 무리한 영업은 나몰라라하고 임원들은 돈 챙기기에만 급급하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일부 대리점의 선 넘은 영업 책임은 누가?

지난 1일 M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월 대학생 김씨는 커피 쿠폰을 무료로 준다는 말에 KT대리점을 방문했다. 이들은 이미 최신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는 김씨에게 요금을 더 할인받을 수 있다며 똑같은 새 핸드폰으로 교체할 것을 권했다. 

하지만 두 달이 지난 지금 김씨는 새로 개통한 아이폰과 쓰다 반납한 아이폰의 할부금을 모두 내고 있다. 여기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 매달 5만원 상당의 1000만원짜리 상조 상품에도 가입이 돼 있었다. 해당 상조 상품은 총 180개월, 15년 할부 납부 조건이다.

뒤늦게 알게 된 김씨가 이를 문제 삼자 대리점은 KT본사에 연락해서 해결하라고 말했다. KT본사는 김씨에게 상조 상품을 바로 해지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하지만 상조 상품을 해지할 경우 월 7만원씩 받던 할인 혜택이 사라지게 된다.

즉, 통신비 할인 조건에 상조 상품 가입이 전제됐지만 정확한 안내없이 가입시키고 나중에 문제를 삼으니 나몰라라식으로 대처를 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 KT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KT 대리점은 본사 밀어내기로 시달리고

이같은 KT의 무리한 영업 방식은 대리점 뿐만 아니라 본사도 마찬가지라는 지적이다. 지난 5월 KT가 새로 출시한 IPTV용 단말기를 대리점에 떠넘겼다는 주장이 나왔다. 

문제의 IPTV용 단말기는 IPTV와 LTE 태블릿 PC 기능을 갖춘 '올레tv탭’로 출시 가격은 부가세 포함 35만2000원이다. KT대리점주들은 KT가 35만원이 넘는 올레tv탭 수십 대를 대리점주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판매할 올레tv탭을 배정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거부할 시 본사측이 불이익을 우려한 대리점주들은 연 7% 이자까지 감수하고 1000만원어치 단말기를 외상으로 구매했다. 

대리점에 단말기를 공급하는 계열사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올레tv탭을 공급하는 KT계열사 KT M&S 직원들이 모인 단체 채팅방에선 '할당량 못 채우면 각오해라', '1시간마다 영업상황을 보고해라' 등 압박이 이어졌다. 실적 압박에 직원들은 사비를 들여 단말기를 구입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같은 불만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인 블라인드를 통해서도 터져나왔다. KT 직원들이 속한 블라인드앱에는 본사 측이 대형 대리점에는 200대 이상, 중소형 대리점에는 100대 이상 주문하도록 강요하고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

구현모 KT 대표이사가 지난 28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동통신(SKT·KT·LGU+)3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 참석했다. (사진/뉴시스)
구현모 KT 대표이사가 지난 28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동통신(SKT·KT·LGU+)3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 참석했다. (사진/뉴시스)

KT 임원들은 역대 최대 성과급 잔치 벌여

이런 논란에도 KT는 올해 임원을 대상으로 지급하는 장기성과급을 역대 최대 규모로 달성했다. 이에 대리점에 밀어내기를 하고 무리한 영업은 방관하면서 임원들은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지난 18일 KT는 임원과 사외이사에게 장기성과급으로 자사주 44억원어치(13만4570주)를 지급한다고 공시했다. 자사주는 전날 종가 기준 3만2350원이 적용됐다. 

이에 구현모 대표에게 2억원(6571주),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과 강국현 커스터머부문장 역시 2억원(6698주)이 지급될 예정이다. 나머지 경영임원 97여명과 사외이사 8명에게도 장기성과급이 골고루 지급된다. 

상황이 이렇자 내부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석채 전 회장 시절에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직원 성과배분(PS)제도 있었는데 황창규 전 회장 시절 성과급 기준이 낮아져 노사합의에 의해 PS가 폐지됐다. 그러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7% 늘면서 임원들이 성과급을 챙기자 일은 직원이 하고 돈은 임원이 챙긴다는 불만이 팽배한 상황이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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