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인수한 중흥건설이 해결해야 할 과제
대우건설 인수한 중흥건설이 해결해야 할 과제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1.07.06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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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능력평가 35위 중흥건설이 대우건설 인수
인수 과정서 재입찰 등 특혜 졸속 매각 제기돼
노조, 비대위 구성...공정한 매각 다시 진행해야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중흥건설이 선정됐다. (사진/뉴시스)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중흥건설이 선정됐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중흥건설이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35위인 중흥건설이 6위인 대우건설을 인수하면 업계 5위권까지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이 확대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인수과정에서 재입찰이 진행되면서 터져나온 특혜 논란과 이를 강력하게 반발하는 노조를 어떤 식으로 달랠지 관심이 쏠린다.

시공능력평가 35위 중흥건설이 대우건설 품었다

지난 5일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이하 KDBI)는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통해 중흥 컨소시엄을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매각 대상은 KDBI가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50.75%으로 가격은 2조1000억원 수준이다.

대우건설은 프리미엄 브랜드 '푸르지오'를 대표로 내세워 2019~2020년 연속 주택공급실적 1위, 누적 공급실적 1위를 달성한 건설사로 2019년 시공능력평가(도급순위) 5위, 지난해에는 6위에 오른 대형 건설사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중흥건설은 전라남도를 기반으로 성장한 건설사다. '중흥S-클래스'라는 브랜드로 복합 대단지 아파트와 주상복합, 오피스텔 시공 등 주택공급실적에 힘입어 2019년 시공능력평가 42위, 지난해에는 35위까지 올라온 중대형 건설사다. 

중흥건설은 우선협상자로 선정되자 입장문을 통해 “대규모 부동산 개발능력을 보유한 중흥의 강점과 우수한 주택 브랜드와 탁월한 건축, 토목, 플랜트 시공 능력을 갖춘 대우건설의 강점을 결합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건설 전문 그룹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의 브랜드 푸르지오와 중흥건설의 브랜드 중흥S-클래스는 각각의 브랜드 이미지를 살려 별도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인수자금 조달에 대해 일시적으로 단기 브릿지론 성격의 자금을 일부 차입하지만 내년까지 유입될 그룹의 현금 흐름에 따라 대부분 상환할 예정이라 밝혀 외부 차입없이 대우건설을 인수한다는 계획이다.

중흥건설이 세종시에 건설한 중흥S-클래스 센텀시티. 중흥S-클래스 센텀시티 세종은 대한건축사협회 주관 2018 한국건축문화대상 공동주거 부문에서 최고 수상작인 대통령상(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사진/뉴시스)
중흥건설이 세종시에 건설한 중흥S-클래스 센텀시티. 중흥S-클래스 센텀시티 세종은 대한건축사협회 주관 2018 한국건축문화대상 공동주거 부문에서 최고 수상작인 대통령상(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사진/뉴시스)

인수과정에서 졸속 매각 논란

문제는 중흥건설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특혜 논란이 터져나왔다는 점이다. 당초 대우건설 매각 본입찰 마감은 지난달 25일이었다. 본입찰에는 중흥 컨소시엄과 스카이레이크 컨소시엄 등 두 업체가 참여했다. 

본입찰에서 중흥 컨소시엄은 인수 의향서에 2조3000억원을 써내고 스카이레이크 컨소시엄은 1조8000억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중흥 컨소시엄이 더 높은 가격을 써냄에 따라 본입찰 직후 중흥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야 한다.

하지만 본입찰 마감 후 일주일 만인 지난 2일 재입찰이 이뤄졌다. 산업은행의 자회사인 KDBI가 양 측에 재입찰을 통보했고 재입찰에서 중흥건설은 2조3000억원보다 낮은 2조원 초반대를 적어 낸 것으로 알려졌다. 

즉 중흥건설이 원래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대우건설을 인수하게 되면서 특혜 논란이 제기됐다. 또한 이같은 매각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으면서 밀실 매각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노조 반발, 고용 안정 등 해결 과제

하지만 중흥건설은 인수 과정에서 재입찰 논란 등으로 인수 작업을 시작도 하기 전 노조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지난 2일 건설기업노조 대우건설지부는 KDBI의 대우건설 매각 작업에 대응하기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노조는 대우건설의 최초 입찰 일주일만에 중흥건설이 입찰가를 높게 썼다는 이유로 재입찰이 진행됐다면서 이는 특정업체를 밀어주기 위한 밀실 매각이자 특혜 매각이라며 매각 절차에 대한 강도 높은 비난을 퍼부었다. 

그러면서 노조는 이번 졸속매각의 위법행위와 그간 대우건설의 경영실패를 인정하고 이대현 KDBI 대표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면서 올해 국감에서 인센티브에 눈먼 산업은행과 KDBI를 심판하라며 목소리를 냈다.

인수 과정에서 우려가 되는 임직원 고용 문제도 해결할 과제로 남았다. 중흥건설은 최대한 고용안정과 경영 자율성을 보장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인수 과정에서 조직과 인력의 구조조정이 필수적인만큼 고용 문제를 둘러싸고도 한동안 시끄러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중흥건설은 앞으로 3~5주간의 실사를 거쳐 KDBI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게 될 예정이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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