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외선정비공 케이블드럼에 깔려 사망...위험의 외주화 여전
KT외선정비공 케이블드럼에 깔려 사망...위험의 외주화 여전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1.07.15 15: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14일 KT외선정비공으로 근무하던 노동자가 400kg이 넘는 케이블드럼에 깔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뉴시스)
지난 14일 KT외선정비공으로 근무하던 노동자가 400kg이 넘는 케이블드럼에 깔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KT외선정비공으로 근무하던 노동자가 400kg이 넘는 케이블드럼에 깔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발생 전 노조는 위험한 작업 환경을 개선해 달라고 해왔지만 사측은 비용 문제로 이를 거부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사망 사고는 KT 하청업체에서 발생한 사고로 위험의 외주화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나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사고는 지난 14일 경북 포항시 흥해읍에 위치한 KT대구본부 흥해지점 앞마당에서 벌어졌다. KT외선정비공으로 근무하던 김모씨 등 작업자들은 이날 아침 6시 30분부터 차량크레인을 이용해 지상에 있는 케이블드럼을 트럭으로 옮기는 작업을 했다.

사고는 케이블드럼을 트럭으로 인양하던 도중 케이블드럼 아래로 김씨가 들어가는 순간 케이블드럼을 매달았던 밧줄이 풀리면서 400kg이 넘는 케이블드럼이 김씨 위로 떨어졌다. 김씨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사고 현장 확인 결과 떨어진 케이블드럼과 크레인 사이를 연결한 것은 밧줄이 전부였다. 김씨의 동료들은 다른 업체 현장에서는 케이블드럼을 인양하기 위해 고리를 만들어 크레인에 연결한다고 한다. 그러나 사고 발생 현장에서는 그동안 밧줄로 임시 매듭을 만들어 인양작업을 해왔다. 

최근 공공운수노조 대구지역본부 KT상용직대구경북지회는 사측과 단체협약 교섭 과정에서 작업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중량물작업 안전펜스 설치와 안전관리자 및 신호수 배치 등을 안전조치를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사측은 원청사에서 책정된 비용이 없다는 핑계로 노조의 요구를 거부했다.

김씨가 소속된 대종통신건설은 KT 2021년 북포항, 울진, 영덕 지역시설 공사 협력럽체로 이번 공사의 시행처는 KT대구본부다. 김씨는 지난 30년간 KT외선정비공으로 근무한 베테랑으로 전국 KT공사현장에서 일해왔으며 올 4월 대종통신건설에 입사했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공공운수노조는 시공사인 협력업체 뿐 아니라 KT도 이번 사건 공법이라면서 그동안 여러차례 지적받아 온 KT 하청 노동자들의 위험하고 열악한 노동환경이 이번 사고의 주범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KT 앞마당에서 일어난 이번 사고에 대해 구현모 KT 사장이 책임을 인정하고 위험의 외주화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사고가 발생하기 하루 전인 지난 13일 고용노동부 내 산업안전보건본부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개소식을 열었다. 산업안전보건본부는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다.

내년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는 가운데 위험의 외주화가 여전한 현재 하청노동자의 안타까운 사망 사고가 멈출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KT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아 입장은 들을 수 없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