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에 취한 프로야구, 안하무인 민낯
인기에 취한 프로야구, 안하무인 민낯
  • 이지혜 기자
  • 승인 2021.07.18 1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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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 조작‘ 혐의 윤성환, 첫 재판서 혐의 인정
방역수칙 위반, 허위 진술까지…프로야구 중단

우리나라 프로스포츠 가운데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프로야구가 충격적인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 선발 투수로 통산 135승을 거둔 삼성 라이온즈의 윤성환은 ‘승부 조작’ 혐의를 인정했고, NC 다이노스‧키움 히어로즈‧한화 이글스의 선수들은 방역 수칙을 어기고 허위진술로 방역당국을 속였다. 결국 코로나19 사태 속에도 어렵게 이어오던 프로야구는 중단됐다.

국민 스포츠라 불리며 억대 연봉, 국가대표, 군 면제 등 수준에 비해 과도한 인기를 누린 프로야구의 실상에 국민들은 공분을 감추지 않고 있다.

◆’승부 조작‘ 혐의 윤성환, 첫 재판서 혐의 인정
승부조작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삼성 라이온즈 선발 투수 윤성환(39)이 최근 열린 공판에서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윤성환은 지난해 9월 대구 달서구의 한 커피숍 등에서 부정한 청탁을 받고 대가로 현금 5억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주말 경기에서 상대팀에게 1회 볼넷을 허용하고 4회 이전에 일정 점수 이상 실점하는 내용으로 승부를 조작해 달라는 청탁이었다. 또한, 윤성환은 승부 조작 대가로 받은 5억 원을 불법 도박에 사용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대구지법 제11형사단독(판사 이성욱)은 지난 13일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윤성환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공소사실과 검찰 증거에 모두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에 검찰은 “경찰에서 윤 씨에 대해 추가 수사 중인 사안이 있어 결론이 나지 않았기에 기소 여부 등 검토를 위해 한 차례 재판을 속행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다음 공판은 다음 달 19일 오전 진행될 예정이다.

KBO는 방역수칙을 어기고 부적절한 사적 모임을 한 선수들을 대상으로 상벌위원회를 열어 중징계를 내렸다. 아울러 사적인 모임이 추가로 더 있었는지 전 구단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에 돌입했다.(사진출처/뉴시스)
KBO는 방역수칙을 어기고 부적절한 사적 모임을 한 선수들을 대상으로 상벌위원회를 열어 중징계를 내렸다. 아울러 사적인 모임이 추가로 더 있었는지 전 구단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에 돌입했다.(사진출처/뉴시스)

◆방역수칙 위반, 허위 진술까지…프로야구 중단
‘2020 도쿄 올림픽’ 대표팀으로 뽑힌 박민우(NC 다이노스)와 한현희(키움 히어로즈)는 방역 수칙을 어기고 외부인과 만난 것이 발각돼 태극마크를 스스로 내려놨다. 이로 인해 프로야구는 중단됐다.

박민우는 지난 5일 같은 팀인 박석민, 이명기 등과 함께 원정 숙소에서 외부인 여성 두 명과 사적 모임을 했다. 이 과정에서 백신을 접종한 박민우를 제외한 동료들이 대거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이 여파로 인해 NC와 경기를 치렀던 두산 베어스 선수단에서도 확진자가 나오면서 KBO리그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조사 과정에서 박민우 등 NC 선수들이 방역당국의 조사 중 동선을 허위로 보고하고 은폐한 사실이 알려졌고, 급기야 NC 선수들과 술자리를 가졌던 외부인이 한현희 등 키움 선수 2명과도 접촉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리그가 발칵 뒤집혔다. 한현희는 이들을 만나기 위해 5일 새벽 수원의 숙소를 무단이탈해 강남까지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 선수들은 ‘방역수칙위반 혐의’를 피하고자 허위진술을 해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까지 더해질 상황이다.

지난 16일 한화와 키움은 “외부인 접촉으로 물의를 빚은 선수들이 방역수칙에 위반되는 사항은 저지르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방역 당국의 역학조사에서 한화와 키움 선수들이 한자리에 머물렀던 증거가 나왔다.

선수들이 ‘자진 신고’를 했다고 했지만, 거짓을 섞었다. 방역수칙위반 여부를 판단할 수 없는 구단은 무책임하게 ‘방역수칙 위반이 아니다’라고 밝히며 역학조사에 혼선을 빚었다.

이순철 해설위원은 유튜브 채널에서 “프로야구 선수들이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프로야구의 높아진 위상에 비해 구성원의 프로 의식과 윤리 의식은 전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한번 떠나간 팬을 다시 불러모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야구계 종사자들이 깨닫지 못한다면 프로야구가 망하는 건 순간이다”고 강조했다.

실제 프로야구는 대중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입장객 수가 2018년 807만 명에서 2019년 728만 명으로 크게 줄던 가운데 코로나19 사태를 맞이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6월 조사한 설문 결과 국내 프로야구에 ‘관심 있다’고 답한 비율은 34%에 불과했다. ‘별로 관심 없다’는 26%, ‘전혀 관심 없다’는 38%였다.

이지혜 기자 2jh06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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