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부품 산업, 쏠림현상 해소와 경쟁력 유지 과제
소재부품 산업, 쏠림현상 해소와 경쟁력 유지 과제
  • 이지혜 기자
  • 승인 2021.07.21 1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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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수지 3배 증가, 빠른 성장세 소재부품 산업
산업 성장세 속 희비 엇갈리는 중소업체 하락세

[한국뉴스투데이] 지난 20년간 국내 소재부품 산업은 빠른 규모의 확대를 달성했지만, 생산액과 부가가치는 상위 2% 대기업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의 70% 수준이던 우리나라의 소재 기술력은 80% 이상으로 높아지고,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은 세계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맞서 정부가 연구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결과 그동안 100% 수입해 오던 일부 소재를 국산화하는 데도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성과를 지속 성장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기업 규모별‧산업별 쏠림 현상을 완화‧해결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12일 대전광역시 유성구 나노종합기술원에서 열린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성과보고회에서 '일본 수출규제',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에 슬기롭게 대응해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사진출처/뉴시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12일 대전광역시 유성구 나노종합기술원에서 열린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성과보고회에서 '일본 수출규제',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에 슬기롭게 대응해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사진출처/뉴시스)

◆ 무역수지 3배 증가, 빠르게 성장하는 소재부품 산업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국내 소재·부품산업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국내 소재부품산업의 사업체 수는 2001년 약 2.2만 개에서 2018년 약 2.6만 개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종업원 수는 약 106.3만 명에서 약 131.8만 명으로, 생산액은 약 229.6조 원에서 707.1조 원으로, 부가가치액은 약 90.5조 원에서 약 297.6조 원으로 급증했다.

무역수지 흑자 규모도 급증했다. 수출은 2001년 약 619.8억 달러에서 지난해 약 2624.3억 달러로 3배 이상 증가했는데, 이는 수입 증가세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런 성장세는 자동차 부품 산업을 예로 들여다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미국 오토모티브뉴스가 집계‧선정하는 2020년 글로벌 100대 자동차 부품사 순위에서 국내 기업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100위 안에 들어간 업체가 2018년 5곳에서 지난해 9곳으로 늘었다.

순위 상승도 눈에 띈다. 2019년에 비해 지난해 현대트랜시스(34위)는 4계단, 한온시스템(39위)은 3계단, 에스엘(77위)은 12계단을 올라섰다.

◆ 산업 성장세 속 희비 엇갈리는 중소업체 하락세

반면 중소업체들의 사정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자료를 보면 지난 5년간 대형 자동차 부품업체 수는 늘어났지만, 중소 부품업체 수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2016년 616개였던 중소업체는 지난해 478개로 줄었다. 대부분 계열사와 인수‧합병하거나 폐업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며 내연 기관 부품에 집중하던 업체들은 산업의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한 채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장 큰 애로사항은 투자‧개발 자금 부족과 기술‧전문인력 부족 등이다. 이런 현상은 자동차 부품업계만의 일이 아니다. 소재부품산업 내 생산액과 부가가치가 종업원 300인 이상 규모 사업체에 집중되어 있다.

세부 산업별로도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다. 전자부품(42.8%)과 화학물질·화학제품(10.8%), 수송 기계부품(10.3%) 등 3대 품목에 부가가치의 63.8%가 몰렸다. 반도체와 무선통신 장비, 2차전지 등 대기업의 주력 분야와 겹친다. 그만큼 소재·부품 산업의 대기업 의존도가 높단 뜻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동차 업계는 미래차 전환을 위해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정부에 전달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등을 비롯한 4개 단체는 지난 12일 국회의 지원을 요청하는 공동건의문을 제출했다. 해당 건의문에는 ▲부품기업의 미래차 전환 투자를 위한 금융 지원 ▲국내 자동차산업 생태계의 균형 발전 지원 등의 항목이 포함됐다.

한편 한국경제연구원은 “국내 소재부품 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기업 규모별·산업별 쏠림현상을 완화해야 한다”며 “생산성 제고 지원, 소재부품 내 산업별 차세대 먹거리 발굴 육성 등을 통해 규모와 산업별 동반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지혜 기자 2jh06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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