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혐한 정서 강타, 스가 연임 가능할까  
도쿄올림픽 혐한 정서 강타, 스가 연임 가능할까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1.08.06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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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선수 비춘 카메라 조명, 알고보니 일본 취재진
후쿠시마산 꽃다발 이의 제기에 분노한 일본 언론
 
한국 급식센터 제동 걸은 일본 정부
중의원 조기 총선 위한 혐한 정서

2020 도쿄올림픽이 막바지를 향하고 있다. 우리 선수들은 엄청난 노력으로 자신의 기량을 최대한 발휘를 하고 있다. 이번 도쿄올림픽은 역대급 최악의 올림픽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일본 내에서는 혐한 정서가 강타하고 있다. 이런 혐한 정서가 스가 총리의 연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 정부는 철저하게 혐한 정서에 기대서 그동안 연임을 해왔기 때문이다. <편집자주>
 

탁구 전지희, 신유빈, 추교성 감독이 지난 3일 일본 도쿄체육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탁구 단체전 8강 대한민국과 독일의 경기에서 패하며 탈락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탁구 전지희, 신유빈, 추교성 감독이 지난 3일 일본 도쿄체육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탁구 단체전 8강 대한민국과 독일의 경기에서 패하며 탈락 뒤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일본의 혐한 정서는 그야말로 상상초월이다. 각종 서점에는 혐한 관련 책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일본 곳곳을 돌아다니다보면 혐한 시위를 발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2020도쿄올림픽이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혐한 정서가 도쿄올림픽을 강타하면서 한일관계의 악화에 기여하고 있는 모습이다. 일본 언론들은 연일 혐한 관련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일본 정부는 도쿄올림픽 혐한 정서에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내심 즐기는 듯한 분위기다.

日 선수 방해 취재진, 알고보니 일본 취재진

일본 온라인 상에서 우리 취재진이 일본 선수의 플레이를 방해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달 28일 열린 탁구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우리나라 전지희 선수와 일본의 이토 미마 선수의 대결이서 일본 선수가 “(취재진의) 조명 때문에 눈이 부시다”고 심판에 호소했고, 해당 취재진은 조명을 껐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카메라 조명을 사용한 취재진이 우리나라 취재진이라고 단정을 하면서 일본의 SNS와 인터넷 게시판에는 비난이 들끓었다. 일본 누리꾼들은 “한국 촬영기자가 카메라 조명을 고의로 눈을 비줘 경기를 방해했다가 발각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조명의 주인공은 일본 니혼TV 계열의 정보방송 ‘스키리’ 관계자인 것이 일본 우익성향 매체 ‘데일리신초’의 니혼TV 관계자의 인터뷰에서 드러났다. 이로 인해 일본 누리꾼들은 머쓱해진 상황이 됐다. 오히려 해당 취재진이 한국을 동경해서 한국 선수의 승리를 위해 일본선수에 방해를 했다는 얼토당토 안한 이야기까지 퍼지고 있다.

이런 혐한 정서는 후쿠시마산 꽃다발에 대한 불만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메달리스트에게 후쿠시마산 꽃다발을 주는 것에 대해 우리 언론이 방사능 우려의 보도를 내보냈다. 이에 대해 일본 언론은 일제히 “일본 정부는 국제올림픽위원회에 항의를 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원장력발전소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현의 피해를 극복하는 모습을 전세계에 보여주겠다는 취지로 후쿠시마산 꽃다발을 준비했지만 한국 언론이 이를 비판했다면서 “과학적 근거도 없이 피해를 본 지역 주민들을 모욕하고 있다”고 일본 언론이 한국 언론에 대해 비판을 가했다.

급식센터 운영에 대해서도 민감한 반응

일본 언론은 급식센터 운영에 대해서도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한국선수단에 한식 도시락을 제공하는 급식 지원센터에 대해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현 식자재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준다는 이유로 우리 정부에 대응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언론은 우리 선수단을 위해 준비한 급식센터가 ‘후효히가이’(風評被害, 풍평피해)를 조장한다면서 지난달 하순 한국 외교부에 적절한 대응을 요구했고 보도했다. ‘후효히가이’는 근거 없는 소문 때문에 생기는 피해를 뜻한다.

하지만 정작 급식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미국 선수단에 대해서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일본 언론이다.

이에 선택적 분노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더군다나 일본 언론은 한술 더 떠서 우리 선수단이 급식센터를 운영함으로써 후쿠시마 농민들의 농가소득이 줄어들고 있다는 식의 보도도 나오고 있다.

모든 것이 스가 연임과 연결?

이처럼 일본 언론이 대대적으로 혐한 정서를 자극하고 있는데 그 이유가 스가 총리의 연임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이다.

스가 총리의 임기가 다음달 30일로 만료가 된다. 스가 총리의 연임을 위해서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압도적으로 승리를 하거나 다음달 30일 이전에 중의원 해산 및 조기 총선을 치러야 한다. 스가 총리의 지지율이 30%라는 점을 감안하면 자민당 총재 선거를 예정대로 치를 경우 스가 총리의 연임을 불가능에 가깝다.

결국 중의원을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치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승리를 하기 위해서는 자민당이 무능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특히 도쿄올림픽이 폭망 올림픽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폭망 올림픽이 된 원인을 찾아야 한다. 그것은 관동대지진 때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것과 마찬가지 논리다. 즉, 혐한 정서를 자극해서 자민당이 중의원 조기총선에서 승리를 할 수 있게 발판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이 전략이 성공을 거둘지는 두고 봐야할 문제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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