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금 대출 불가, 반강제 청약 포기 논란
중도금 대출 불가, 반강제 청약 포기 논란
  • 이지혜 기자
  • 승인 2021.09.26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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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은행별 연간 대출 증가 목표치 6% 이내 제한
대출 담보 기준, 분양가‧시세‧감정가 중 최저 금액으로

[한국뉴스투데이]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 압박에 은행들이 잔금 대출에 이어 중도금 대출 중단을 현실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 집 마련의 유일한 기회로 여겨지는 청약마저도 반강제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우려됨에 따라 주택 실수요자들의 혼란이 고조될 전망이다.

부동산 시세 폭등 속에 은행권 가계대출이 급격하게 증가함에 따라 정부가 은행별 대출 증가 목표치를 6% 이내로 설정했다. 이에 중도금, 잔금 대출로 내 집 마련에 뛰어들던 주택 실수요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사진출처/뉴시스)
부동산 시세 폭등 속에 은행권 가계대출이 급격하게 증가함에 따라 정부가 은행별 대출 증가 목표치를 6% 이내로 설정했다. 이에 중도금, 잔금 대출로 내 집 마련에 뛰어들던 주택 실수요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사진출처/뉴시스)

◆정부, 은행별 연간 대출 증가 목표치 6% 이내 제한
최근 정부는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은행별로 연간 대출 증가 목표치를 6% 이내로 누르고 있다. 지난 8월 NH농협은행운 가계대출 증가율 상승에 따라 신규 집단대출 취급을 공식 중단했다.

이어 KB국민은행도 오는 29일 전세자금대출과 집단대출의 한도까지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이후 대출 증가세가 여전하면 일부 대출 창구를 아예 닫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표를 살펴보면 KB국민은행의 대출 중단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지난 23일 기준 KB국민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68조8,297억 원으로 지난해(161조8,557억 원)보다 4.31% 늘었다.

아직 정부가 제시한 목표치에 도달하지는 않았지만, 문제는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점이다.

KB국민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지난 7월 2.58%에서 지난 8월 3.62%, 지난 17일 4.15%로 약 두 달 만에 가파르게 상승했다.

특히 주목할 것은 전세자금대출(25조3,949억 원) 증가율로, 지난해 대비 18.8% 증가했다.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전체 주택담보대출(121조2,992억 원)은 4.03%, 신용대출(37조7,825억 원)은 6.03% 증가세를 보였다. 이에 KB국민은행은 최근 증가 속도를 심각한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다.

◆대출 담보 기준, 분양가‧시세‧감정가 중 최저 금액으로
전문가들은 KB국민은행이 오는 29일부터 바꿀 예정인 집단대출 관련 입주 잔금 대출 취급 시 담보 조사 가격 운영 기준은 주택 실수요자들에게는 매우 치명적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운영 기준을 ’KB 시세 또는 감정가액‘에서 ’분양가격, KB 시세, 감정가액 중 최저 금액‘으로 바꾼다는 것인데, 이를 실제 사례에 적용해보면 현금 보유자만이 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분양가 5억 원, KB 시세 10억 원인 아파트를 신규 분양받았다면 입주 잔금 납입 시 기존에는 KB 시세에 주택담보대출비율(LTV) 40%를 적용해 4억 원까지 대출이 가능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분양가 대비 40%인 최대 2억 원밖에 대출을 받을 수 없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아파트를 분양받으면 분양가 10%를 계약금으로 낸다. 나머지 중 60%는 은행에서 중도금 집단대출을 받아 주어진 일정에 따라 납입한다. 이후 입주 시점에 만기가 긴 잔금대출로 갈아타면서 대출받은 금액으로 중도금 대출과 잔금 일부를 치른다.

이제까지는 신규 주택 가격이 폭등해 중도금 대출을 갚고 잔금을 납입하는 데 부담이 없었지만, 대출 규제에 따라 자금 수억 원을 더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 된 셈이다.

주택담보대출에서는 모기지신용보험(MCI), 모기지신용보증(MCG) 가입이 제한된다. MCI·MCG는 주택담보대출과 동시에 가입하는 보험으로, 이 보험에 가입한 사람은 LTV만큼 모두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보험이 없으면 소액임차보증금을 뺀 금액만 대출이 가능하다.

KB국민은행은 MCI, MCG 가입 제한으로 서울 지역 아파트의 경우 5천만 원의 대출 한도 축소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역별 주택우선변제보증금 차이에 따라 한도 축소폭은 ▲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4천300만원 ▲ 광역시 2천300만원 ▲ 이외 지역 2천만원 등으로 예상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조치에 대해 “가계대출이 너무 빨리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대출 총량 관리 차원에서 불가피한 조치다”며 “전세자금대출 등 실수요자들에는 영향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짜낸 방안이다”고 설명했다.

이지혜 기자 2jh06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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