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웨이스트가 대세… 기업에 분 리필스테이션 열풍
제로웨이스트가 대세… 기업에 분 리필스테이션 열풍
  • 이지혜 기자
  • 승인 2021.10.03 11: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과거의 ‘아나바다’, 현재의 5S 캠페인 만들었다”
화장품, 세탁‧주방세제 내용물만 파는 ‘리필스테이션’
‘친환경’ 일회용 플라스틱 줄이기 나선 기업들 ↑

[한국뉴스투데이] 최근 기업의 지속 가능 경영을 나타내는 척도로 ESG 경영이 화두다.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ESG 경영 중에서도 특히 환경은 새로운 기업 체제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생활폐기물 발생량을 줄이기 위한 5S캠페인이 활성화됨에 따라 국내 기업도 이에 동참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생활폐기물 발생량을 줄이기 위한 5S캠페인이 활성화됨에 따라 국내 기업도 이에 동참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5S에서 시작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생활폐기물 발생량은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수준이다. 개도국에서 막 벗어난 선진국의 부끄러운 양면이다.

게다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2019년에는 하루 734톤으로 발생하던 플라스틱류 폐기물이 2020년에는 848톤으로 약 15.4%증가했다. 몇 해 전부터 국내에서도 쓰레기 발생량을 줄이기 위한 ‘제로 웨이스트’가 진행되고 있다. 그 중심에 ‘5S’캠페인이 있다.

제로 웨이스트 운동은 2013년 출간된 비 존슨(Bea Johnson)의 저서 <나는 쓰레기 없이 산다(Zero Waste Home)>를 통해 본격화됐다.

이 책에 따르면 비 존슨의 가족은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집안의 모든 물건을 최대한 오래 사용할 수 있고 재사용할 수 있는 물건으로 바꾸었다. 또 장바구니 사용, 비료화 작업 등 다양한 방법을 실천했더니, 4인 가족이 1년간 배출한 쓰레기양은 잼이 들어있던 1L 크기의 작은 유리병 하나였다고 한다.

그는 결과적으로 책을 통해 5S를 제안했는데, 필요 없는 소비를 거부한다(Refuse). 소비할 때는 사용량을 줄인다(Reduce). 재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산다(Reuse). 다시 쓰기 어려울 때만 재활용한다(Recycle). 썩는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Rot)는 것이다.


◆국내 리필스테이션 열풍

5S 운동이 국내에도 퍼져나가며 이를 실천하는 리필스테이션도 점차 생기는 추세다. 리필 스테이션은 샴푸·린스·바디워시·보습제 등의 화장품, 세탁·주방 세제 등의 생활용품을 대용량 통으로 들여놓고 고객이 집에 있는 플라스틱 통을 가져오면 다시 채워서 판매하는 곳이다.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여 환경 보호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며 이들을 겨냥한 유통업계는 특히 이러한 리필 스테이션에 주목하고 있다.

가장 발 빠른 브랜드는 아모레퍼시픽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업계 최초로 아모레스토어 광교점에 리필스테이션을 선보였다. 공병의 친환경적인 자원 순환을 실천하기 위한 지속 가능한 캠페인을 한 단계 발전시켜, ‘그린 사이클’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후 서울 소재 이니스프리 3개 매장에 대해 리필매장을 시범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LG생활건강은 샴푸와 바디워시 제품의 내용물을 리필 용기에 소분해 판매하는 빌려 쓰는 지구 리필 스테이션을 이마트 죽전점 L.Heritage1947 매장에서 운영한다.

GS25도 최근 건국점에 세탁세재와 섬유유연제 등을 리필해 구매할 수 있는 리필 스테이션을 선보였다. GS25의 리필 스테이션은 뉴질랜드 친환경 세제 브랜드인 에코스토어와 손잡았다.

에코스토어는 백화점과도 손 잡고 리필 스테이션을 운영했는데, 지난 2월 신세계백화점이 백화점 업계최초로 시도했다.

이마트 역시 다회용기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 생활용품 브랜드 슈가버블과 함께 전용 세탁세제 용기에 세제 등을 리필할 수 있는 자판기 ‘에코 리필 스테이션’을 선보였다.

글로벌 브랜드도 리필스테이션 오픈에 한창한다. 영국 브랜드 더 바디샵은 올해까지 세계 500개 매장에 리필스테이션을 열 계획이며, 프랑스 브랜드 록시땅은 27개국에서 리필스테이션 60개를 구축할 예정이다.

 

생활폐기물 발생량을 줄이기 위한 5S캠페인이 활성화됨에 따라 국내 기업도 이에 동참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생활폐기물 발생량을 줄이기 위한 5S캠페인이 활성화됨에 따라 국내 기업도 이에 동참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친환경이 곧 브랜드 키워드

에코스테이션 열풍과 맞물려 기업들의 일회용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실험도 이어지고 있다.

SSG 닷컴은 지난달부터 새벽 배송 포장재를 다음날 배송 때 수거해 재활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수거된 재활용 원료들로 실생활에 사용 가능한 굿즈를 만들어 고객에게 재증정한다는 계획이다.

GS샵은 의류 포장에 사용하는 부직포 커버를 재활용한 에코백을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한 해 약 31만장의 의류 커버가 폐기되는데 이를 이용해 에코백을 만들고 쓰레기양도 줄이는 일석이조 효과를 낼 수 있다.

밀키트 업체인 마이셰프는 생활용품 기업 락앤락과 협업해 다회용기로 포장한 밀키트를 배송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대신 다회용기를 장기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고객들의 피드백을 반영한 결과다.

이지혜 기자 2jh0626@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