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탈당 파문, 국민의힘은 ‘자중지란'
2030 탈당 파문, 국민의힘은 ‘자중지란'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1.11.10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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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 숫자 놓고 진실공방에 빠져
탈당 조롱하는 세력 “큰 사고난다”
 
윤석열 측 “후드티라도 입어야 하나”
후드티가 아니라 경청 자세가 중요

국민의힘이 윤석열 후보로 대선 후보가 결정되면서 2030세대의 탈당 논란이 불거졌다. 당 안팎에서는 젊은 세대의 탈당 러시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하고 있지만 일부 인사들은 오히려 입당이 더 많아졌다면서 탈당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다보니 2030세대 탈당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윤 후보의 젊은 층 표심이 빨간 불이 들어왔다는 것으로 국민의힘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편집자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56회 전국여성대회에 참석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56회 전국여성대회에 참석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전당대회 전후나 대선 경선 전후로 탈당이 이뤄지는 것은 일반적이다.  자신이 지지했던 후보가 떨어지게 된다면 더 이상 당에 미련을 두지 않고 탈당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민의힘의 현주소는 심각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윤석열 후보가 대선 후보로 선출되면서 홍준표 의원을 지지했던 2030세대 당원들의 탈당이 이어지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아직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대수롭지 않다는 분위기가 읽혀지고 있다.

이준석 대놓고 탈당 위기 거론

이준석 대표는 전당대회 전후로 탈당은 당연하다면서도 김재원 최고위원의 “지난 5일 이후 나흘간 전국적으로 국민의힘을 탈당한 당원 수는 총 40명”이라는 언론 인터뷰를 겨냥해서 실제로 지난 5일 전당대회 이후 선거인단(책임당원) 3000여명과 일반당원 3500여명 총 6500명이 대거 탈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40명이라는 과소 계산된 수치로 그들의 정치적 행동을 폄하했다고 밝혔다. 탈당 러시가 이뤄지고 있는데 김 최고위원을 비롯한 일부 인사들이 대수롭지 않다는 식으로 반응을 하게 되면 탈당 러시는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 대표의 생각이다. 그러면서 “지금 일어나는 탈당 행렬은 예년에 비해 어느 정도 수준인지는, 사무처에 지시해 일주일 정도 뒤 통계를 보자고 해서 냅둔 상태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9일 전후로 탈당보다 오히려 입당이 더 많았다는 사설정보지(일명 지라시)가 SNS를 통해 유포됐다. 하지만 당이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탈당이 더 많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대표는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 젊은 세대의 탈당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국민의힘 안팎에서 탈당을 바라보는 시선이 두 가지라는 것을 이번에 제대로 보여준 사례라는 이야기도 있다. 탈당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커지면 탈당 러시는 더욱 거세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전당대회 이후 탈당이 크게 증가했다며 우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전당대회 이후 탈당이 크게 증가했다며 우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젊은 세대 위한 표심 잡기 나서야

이는 젊은 세대를 위한 표심잡기에 당이 나서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탈당이 많냐 입당이 많냐는 숫자 놀음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왜 젊은 세대들이 국민의힘에서 탈당을 하고자 하는 것인지 국민의힘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단순히 “입당이 더 많았다”는 것으로 이 현상을 덮으려고 한다면 오히려 부작용만 초래한다는 것이다.

김용태 최고위원은 “일부 당협위원장들이 자신의 당협에서 탈당이 극히 소수라며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뜻을 드러냈는데 옳지 못한 생각”이라면서 왜 탈당을 선택했는지에 대해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역선택 비아냥 파장 커져

국민의힘 대선 주자였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청년들에게 '역선택' '위장당원' 하며 비아냥거리거나 탈당하는 청년들이 얼마 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저들의 깊은 실망과 고민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내년 대선에서 2030 지지를 얻을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조언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문제는 젊은 세대에 대한 접근 방식이다. 윤석열 캠프 공보특보인 김용남 전 의원은 “후보께 후드티라도 입혀볼까 온갖 고민을 많이 한다”면서 이미지 변신에 깊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이벤트로는 청년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청년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후드티’를 입는 등 겉으로 드러나는 이벤트가 아닌 청년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 후보가 그동안 청년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자세를 보이지 않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윤 후보가 그동안 꾸준하게 ‘라떼는 말이야’ 시전을 하면서 청년들의 마음이 떠났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후드티를 입고 안 입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청년의 마음을 얻기 위해 경청하는 자세를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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