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대신 배달, 플랫폼 산업 인력 쏠림 현상
알바 대신 배달, 플랫폼 산업 인력 쏠림 현상
  • 이지혜 기자
  • 승인 2021.12.01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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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배달 가능한 시대, 플랫폼 배달 종사자 66만 명
“시급 만 원 보다 배달” 알바 기피, 자영업자 新구인난
지난 9월 서울 학동역 인근에서 배달 기사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올해 들어 배달‧배송‧운전 종사자는 약 66만 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출처/뉴시스)
지난 9월 서울 학동역 인근에서 배달 기사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올해 들어 배달‧배송‧운전 종사자는 약 66만 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출처/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코로나19 사태가 쏘아 올린 배달‧배송 열풍이 플랫폼 산업으로의 인력 쏠림 현상을 만들어낸 것으로 보인다. 국내 플랫폼 종사자 수가 올해 기준 200만 명을 넘어섰고, 이 가운데 배달‧배송‧운전 종사자는 약 66만 명(30%)에 달한다. 플랫폼 배달업의 경우 상대적으로 고용 안정성은 낮지만, 최저시급 의존도가 높은 일반적인 아르바이트보다 수입이 낫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 누구나 배달 가능한 시대, 플랫폼 배달 종사자 66만 명

최근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2021년 플랫폼 종사자 규모와 근무실태 결과’를 보면 플랫폼을 매개로 노무를 제공하는 플랫폼 종사자는 취업자(15~69세)의 8.5%인 약 220만 명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플랫폼 종사자는 지난 3개월 동안 앱이나 웹사이트 등 온라인 플랫폼으로부터 중개·알선을 받아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입을 얻은 자를 뜻한다.

이 중 특정 고객이 아닌 다수를 상대하는 배달‧배송‧운전 종사자가 약 30%를 차지했다. 전체 취업자 중에는 2.6%에 달한다. 이어서 음식조리·접객·판매(23.7%), 통·번역 등 전문서비스(9.9%) 순으로 많았다.

전체 플랫폼 종사자 가운데 20·30 세대 청년 비중은 과반인 55.2%인데 근무일이나 근무시간을 비교적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을 선호했다.

실제 배달‧배송‧운전 종사자 중 47.2%는 주업으로 해당 일을 하고 있었으나, 부업(39.5%)이나 간헐적으로 참가하는 유형(13.3%)도 적지 않았다. 플랫폼을 주업으로 삼은 경우 한 달 평균 21.9일 근무에 약 192만3,000원 소득을 올렸다.

자율성을 얻은 대신 고용 안정성은 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와 계약을 체결한 플랫폼 종사자 가운데 계약 내용 변경 시 ‘플랫폼이 일방적으로 결정해 통보한다’는 응답이 47.2%였다. 반면 사전 통보 또는 의견을 묻는다는 응답은 39.7%에 그쳤다.

또한 플랫폼 기업이 정한 업무 규정이나 규칙이 없다는 응답은 59%, 있다는 응답은 41%로 집계됐다. 만일 규정이 있다면 위반 때 일시적 앱 차단 또는 일감 배정 제한(83%), 계약 해지(59%) 등의 불이익이 있다고 응답했다.

종사자들은 일하면서 ▲플랫폼·중개업체의 보수 미지급(22%) ▲부당한 비용·손해 부담(18.1%) ▲일방적 보수 삭감(16%) 등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고도 전했다.

최현석 고용부 근로기준정책관은 “플랫폼 기업이 종사자와 계약을 맺지 않거나 계약을 변경할 때 종사자와 협의하는 비율이 낮은 것은 법적 규율이 미비하기 때문이다”며 “플랫폼 기업의 동반자적 자세를 기대할 수 있도록 관련 입법 논의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시급 만 원 보다 배달” 알바 기피, 자영업자 新구인난

플랫폼 산업의 인력 쏠림 현상에 따라 아르바이트 채용으로 매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에게는 구인난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인터넷상 자영업자 커뮤니티에는 최저임금의 두 배에 달하는 2만 원으로 구인공고를 올려야 겨우 아르바이트 지원자를 받았다는 글이 화제가 됐다. 자영업자들이 구인난 속에 울며 겨자 먹기로 시급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아르바이트 채용 플랫폼 ‘알바몬’의 최근 보고서를 보면 지난 11월까지 평균 시급은 9,865원으로 올해 최저임금 기준액인 8,720원보다 1,145원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평균 시급(9,279원)보다도 더 올랐다. 구인 경쟁이 격해지면서 임금을 올려서라도 직원을 채용하려는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는 뜻이다.

또한, 지난 10월 통계청 발표를 보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수는 지난해 419만3,000여 명에서 올해 424만9,000여 명으로 5만6,000여 명 늘어났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불황 속의 증가 폭임을 고려하면, 직원으로 근무하던 이들 가운데 사업자를 내고 플랫폼 종사자의 길을 선택한 이들의 수가 상당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이지혜 기자 2jh06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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