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쿠 직원 극단적 선택...직장내괴롭힘 의혹
쿠쿠 직원 극단적 선택...직장내괴롭힘 의혹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2.02.25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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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쿠쿠홈시스 사택에서 극단적 선택한 직원
내부에서 직장내괴롭힘이 심각했다는 제보 쏟아져
쿠쿠, "고인 사망 직후 진상위원회 꾸려 조사 중"

[한국뉴스투데이] 종합생활가전업체 쿠쿠의 한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생전 해당 직원이 직장내에서 폭언과 욕설 등 괴롭힘을 당했다는 제보가 이어져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 4일 경기도 시흥에 위치한 쿠쿠홈시스 직원 숙소에서 40대 최모 과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최 과장은 쿠쿠전자 소속 기술연구소 상품개발팀의 직원이었다. 

문제는 최 과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이유다. 최 과장의 죽음 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서는 팀장의 폭언과 괴롭힘이 그를 죽음으로 몰았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MBC뉴스가 입수한 녹취록을 보면 팀장은 팀원들에게 폭언과 욕설을 퍼부었다. “야, 그러면 일주일 동안 하란 대로 해. 업무를 해. 어디서 개소리야. 사람이 인간적으로 대하면 인간적으로 대해야 될 거 아냐."

"애가 아프대. 집사람도 아프대. 그렇다고 회사한테 징징대? 그럼 XX, 집에 가서 애새끼 봐. 누가 계속 다니래? 강요한 사람 아무도 없어." 이같은 폭언을 견디다 못한 직원은 회사를 그만뒀다. 

총 10명 정도 규모인 쿠쿠홈시스 상품개발팀 한곳에서만 지난 2년 사이 10명 넘는 직원들이 퇴사했다. 현직 직원은 최 과장 역시 ”(팀장이) 지독하게 굴어가지고 이 사람이 스스로 회사 나가게끔 만들겠다는 식으로 많이 괴롭혔다“고 주장했다.

특히, 일부 직원들은 이런 문제가 상품개발팀 외에도 회사 전체적으로 만연해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팀에서도 쌍욕과 폭언이 비일비재했고 이로 인해 정신과 상담을 받는 직원들도 많다는 것.

일부에서는 쿠쿠의 직원들의 복잡한 업무 체계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쿠쿠는 2017년 분할로 렌털사업의 쿠쿠홈시스와 가전사업의 쿠쿠전자, 지주사인 쿠쿠홀딩스 등 3개의 법인으로 나눠졌다. 하지만 직원들의 승계나 분리는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쿠쿠 직원들은 소속된 회사에서 근무하지 않고 OEM이나 상품 개발 등 제품의 연관성에 따라 유동적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에 쿠쿠전자와 쿠쿠홈시스 등 소속이 달라도 업무가 같으면 한 공간에서 근무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최 과장도 쿠쿠전자 소속으로 경남 양산에서 근무하다가 갑자기 경기도 시흥의 쿠쿠홈시스팀에서 일하게 돼 가족들과 떨어져 사택에서 머물다 변을 당했다. 

이와 관련해 쿠쿠 관계자는 ”고인의 발인이 끝난 하루 뒤인 지난 8일부터 해당 팀장은 직무정지된 상태“라며 ”현재 고인의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그럼면서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절차에 따라 해당 팀장의 징계나 처벌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에서 지적한 직원들의 복잡한 업무 체계와 관련해서는 ”진상위 조사에서 고인의 사망 문제 뿐만 아니라 내부의 문제점이 확인될 경우 다방면으로 개선할 의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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