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출근길 시위 중단...인수위 답변기한까지 삭발투쟁
전장연, 출근길 시위 중단...인수위 답변기한까지 삭발투쟁
  • 정한별 기자
  • 승인 2022.03.29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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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권·탈시설·교육권·일자리 등 문제 해결 요구안 전달
인수위, “세밀히 검토하겠다” 약속하며 시위 중단 요청

전장연, 출근길 시위 중단하고 답변기한까지 삭발시위
이준석에 사과 요구하자 인수위 "전달하겠다" 답변도
임이자 인수위 사회문화복지분과 간사와 김도식 인수위원이 29일 오전 경복궁역 서울교통공사 경복궁영업사업소 회의실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과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임이자 인수위 사회문화복지분과 간사와 김도식 인수위원이 29일 오전 경복궁역 서울교통공사 경복궁영업사업소 회의실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과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이 오는 30일부터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중단하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에 전달한 요구안의 답변기한인 내달 20일까지 삭발투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장애인권리예산 보장을 요구하며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이어오고 있는 전장연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내 회의실에서 임이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회복지문화분과 간사와 김도식 국민의힘 의원 등과 면담을 진행하고 요구안을 전달했다.

해당 요구안에는 ▲(보건복지부)탈시설 자립지원 시범사업 예산 편성 ▲(보건복지부)장애인 24시간 활동지원 예산 편성 ▲(국토교통부)이동권 예산 제도 개선 ▲(교육부)장애인평생교육권리 예산 편성 ▲(고용노동부)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제도화 등의 요구사항이 담겼다.

더불어 ▲장애인권리보장법 ▲장애인탈시설지원법 ▲장애인평생교육법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등 ‘장애인권리·민생4법’ 요구안도 함께 전달됐다.

박경석 전장연 공동대표는 요구안을 전달하며 “교통약자법이 제정되고 법에 이동권이 명시돼있다. 그런데 그 권리가 지켜지지 않았다. 정권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여야가 함께 풀어야 할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전장연 측 요구안을 전달받은 김 위원은 “장애인의 기본 권리 문제는 우리 모두의 문제라 생각한다. 20년간 안 이뤄진 일이지만, 충분히 의견이 전달됐다”며 “더 이상 다른 분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출근 시간대 투쟁을 심사숙고해주시길 바란다. 저희도 세밀하게 살펴보고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전장연은 답변 기한까지 시위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30일부터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매일 오전 8시마다 1명씩 삭발을 진행하는 방식의 시위를 진행한다. 

삭발 진행 후 전장연은 혜화역으로 이동해 오전 9시부터 30분간 지하철에 탑승하지 않고 승강장에서 선전전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시위를 이어간다. 전장연은 “요구안에 대한 인수위의 책임있는 답변을 촉구하겠다”며 삭발 투쟁의 취지를 전했다. 

특히 이날 박 대표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전장연의 시위에 대해 “서울 시민을 볼모 삼아 무리한 요구를 할 수 있다는 아집을 버려야 한다”고 말한 것을 관련해 “이 대표는 공당의 대표인데 (전장연에) 좀 사과하시라고 전달하면 좋겠다”고 언급해 임 간사는 “그 말씀 전달해 올리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전장연의 시위를 폄하한 이 대표의 발언은 정치권에서도 논란이다. 이날 오전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전장연과 만나 “(이 대표의) 발언으로 상처받은 장애인들에게 같은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대신 사과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박 위원장은 “헌법이 정한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지 못한 정부와 정치권이 해결해야 할 문제를 오히려 차별받는 장애인에게 뒤집어 씌운 것”이라며 “정치인이 할 일을 안 해서 발생한 문제인데 해결할 생각은 안 하고 시민과 장애인이 싸우도록 하는 건 정말 잘못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장애인의 이동권 투쟁은 지난 2001년 오이도역에서 장애인 당사자가 리프트 사용 중 추락해 사망한 사고 이후 지속돼왔다. 2002년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의 전 역사 엘리베이터 설치 계획, 2015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1역사 1동선’ 모두 아직까지 완료되지 않은 상태다. 1역사 1동선은 교통약자가 타인의 도움 없이 지상 출구에서부터 승강장까지 하나의 동선으로 이동할 수 있게 하는 사업으로, 2022년 2월 기준 완료율은 93.6%다. 

정한별 기자 hanbyeol.oab@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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