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인기에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주류업계
전통주 인기에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주류업계
  • 이지혜 기자
  • 승인 2022.04.13 1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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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배 늘어난 전통주 판매량, 구독‧스마트오더 활성화
홈술‧혼술 트렌드, 주류 온라인 통신판매도 가능할까

[한국뉴스투데이] 국내 주류시장이 전통주의 급격한 매출 성장 흐름에 힘입어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다른 술과 달리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당일배송 및 정기구독 서비스가 활성화돼 인기다. 덩달아 스마트오더를 통한 수입주류 판매와 배달 플랫폼들의 주류배달 합류도 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서울 종로구 전통주갤러리에서 오는 17일까지 자체 개발한 양조 기술로 산업화한 주류와 양조용 품종을 특별 전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기술을 이전받아 전통주 제조업체에서 생산한 제품 14종, 지역 소주 4종, 현장 접목연구 시제품 4종 등 총 22종의 술이 관람객과 만난다.(사진/뉴시스)
농촌진흥청은 서울 종로구 전통주갤러리에서 오는 17일까지 자체 개발한 양조 기술로 산업화한 주류와 양조용 품종을 특별 전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기술을 이전받아 전통주 제조업체에서 생산한 제품 14종, 지역 소주 4종, 현장 접목연구 시제품 4종 등 총 22종의 술이 관람객과 만난다.(사진/뉴시스)

◆ 2배 늘어난 전통주 판매량

온라인몰 11번가 자료를 보면 지난해 11월 ‘전통주’ 전문관을 선보인 이후 전통주 거래 건수가 지난해 12월 대비 올해 월 평균 2배 가까이 늘었다.

대면 판매가 원칙이던 국내 주류시장에서 2017년 전통주 산업육성을 명분으로 온라인 판매가 허용됐다. 허용 직후에는 전통주 판매가 지지부진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시장이 활성화하면서 최근 3년간 급격한 매출 성장을 이뤘다.

지난해 11~12월 G마켓을 통한 20대, 30대의 전통주 구매량은 전년 대비 각각 63%, 78% 증가했다.

전통주 업체 배상면주가에서 2020년 문을 연 온라인 플랫폼 ‘홈술닷컴’이 지난 1월 20대, 30대 4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통주 구매 채널로 온라인을 고려 중이라는 응답이 절반 가까이(46.5%) 나올 정도로 ‘전통주=온라인 구매’ 인식도 자리 잡았다.

◆ 업계, 구독‧스마트오더 활성화

이처럼 전통주 수요가 늘면서 기업들은 다양한 전통주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홈술닷컴'은 당일 오후 1시 전까지 주문하면 오후 7시까지 배달해주는 오늘홈술 서비스와 정기배송 신청 시 10% 할인하는 구독홈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백종원 대표가 운영하는 더본코리아는 지난달 전통주 전문 커뮤니티 ‘백술닷컴’을 오픈하고 평점 및 리뷰, 추천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백 대표가 직접 술 빚는 영상도 공유해 전통주에 대한 친밀감을 높일 계획이다.

전통주의 프리미엄화를 꾀한 업체들도 많다. 막걸리에 들어가는 대표적인 인공 첨가물인 아스파탐을 제거한 느린마을 막걸리, 해창 생 막걸리, 팔팔 막걸리, 붉은 원숭이 등이 대표적이다. 전통주를 직접 만드는 DIY 막걸리 키트 같은 이색 제품도 인기다.

수입 주류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와인시장의 분위기도 좋다. 2020년 상반기 수입주류에 대한 통신판매가 일부 완화되며 시작된 스마트오더의 이용률이 높아지고 있다. 비대면 구매가 익숙해 진 소비자들이 언제든 스마트폰으로 원하는 와인을 주문하고, 편의점이나 오프라인 소매점을 방문해 와인을 받는다.

전국에 유통 채널이 잘 갖추어진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이 자체 APP을 통한 스마트오더를 시작했다. 주류소매점, 중대형 와인샵, 지역마트, 파리바게뜨 등 프랜차이즈 베이커리까지 유통 채널을 최대한 활용해 판매 중이다.

최근에는 배달 플랫폼들이 앞다투어 주류배달에 뛰어들기 시작했으며, 마켓컬리와 같은 온라인 소매점에서도 프랜차이즈 카페와의 협업을 통한 스마트오더 시범운영 중이다.

◆ 홈술‧혼술 트렌드, 주류 온라인 통신판매도 가능할까

이러한 주류 시장의 상승 기류에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는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에서도 온라인으로 주류를 구매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건의를 내놓기도 했다.

지난 2월 국세청에서는 이례적으로 주류 도소매 유통, 수제맥주, 수입주류 등 협회장과 주류플랫폼 스타트업 대표 등 7명을 불러 모아 ‘주류 온라인 통신판매 허용 관련 간담회’를 개최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류 온라인 통신판매에 대해 주류업계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시선이지만,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차이가 확연해 당장 ‘전면완화’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청소년 음주문제, 자영업자 탈세 문제 등의 문제도 있지만, 무엇보다 기존 주류 유통채널의 붕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국세청 관계자는 “주류 온라인 통신 판매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당장 허용할 수도 없다”라며 “찬성 측에서 또 다른 대안을 고안해내면 추가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지혜 기자 2jh06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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