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살인’ 이은해-조현수 검거...검찰 구속영장 청구
‘계곡살인’ 이은해-조현수 검거...검찰 구속영장 청구
  • 정한별 기자
  • 승인 2022.04.18 1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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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금 8억 노리고 살해한 혐의...살해 여러 차례 시도
지난 12월 2차 조사 앞두고 잠적...공개수배 4달만에 검거

고양시 삼송역 인근 오피스텔서 생활...지인과 함께 여행도 했다
여행으로 꼬리 밟혀 경찰 오피스텔 특정...아버지 설득 끝에 자수
16일 오후 경기 덕양구 오피스텔에서 검거된 ‘계곡살인’ 용의자 이은해씨(왼쪽)와 조현수씨(오른쪽)가 인천지검으로 압송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16일 오후 경기 덕양구 오피스텔에서 검거된 ‘계곡살인’ 용의자 이은해씨(왼쪽)와 조현수씨(오른쪽)가 인천지검으로 압송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보험금을 노리고 남편을 살해한 이은해씨(31)와 공범 조현수씨(30)가 도주 4개월만에 검거돼, 검찰은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18일 인천지검 형사2부는 살인, 살인 미수,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미수 등의 혐의로 이씨와 조씨의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19일 오후 인천지법에서 진행된다.

앞서 이씨는 내연 관계인 조씨와 함께 지난 2019년 6월 30일 경기도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수영을 할 줄 모르는 남편 A씨(사망 당시 39세)를 다이빙하게 한 뒤 구조 요청을 묵살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2019년 2월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고, 같은해 5월 낚시터 물에 빠뜨리는 등 여러 차례 살해를 시도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씨는 살해 시도 전 A씨의 명의로 6개 보험에 가입하고, A씨 사망 후 보험사에 8억원 수준의 생명보험금을 청구한 바 있다.

용소계곡에서의 살해 당시 함께 있었던 조씨의 친구 B씨(30) 역시 살인,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미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전과 18범인 B씨는 현재 다른 사기 사건으로 구속된 상태다.

이씨와 조씨는 지난해 12월 14일 검찰의 2차 조사를 앞두고 잠적해, 검찰은 지난달 30일 지명수배를 내고 검·경 합동검거팀을 꾸려 이들을 추적해왔다.

이들은 도주한지 4개월만인 지난 16일 고양시 덕양구 삼송역 인근 오피스텔에서 검거됐다. 

이들은 검거되지 않기 위해 자신들의 명의로 된 신용카드와 휴대전화를 일절 사용하지 않았고, 유동인구가 많은 위치에 공실이 많은 오피스텔을 은신처로 고른 것으로 전해졌다. 

도피 전 상당한 현금을 갖고 있던 조씨가 제3자 명의로 월세 100만원에 계약을 했으며, 22층으로 고층임에도 불구하고 계단만을 이용하는 등 이목을 끌지 않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0일 검찰은 2차 조사를 앞두고 잠적한 이씨와 조씨에 공개수배를 결정했다. 사진은 당시 검찰이 공개한 이씨와 조씨의 얼굴. (사진/인천지방검찰청 제공)
지난달 30일 검찰은 2차 조사를 앞두고 잠적한 이씨와 조씨에 공개수배를 결정했다. 사진은 당시 검찰이 공개한 이씨와 조씨의 얼굴. (사진/인천지방검찰청 제공)

그러나 이들은 공개수배 4일만인 지난 3일, 지인의 승용차를 타고 경기도 외곽으로 1박2일 여행을 다녀왔다. 검·경은 이를 포착하고, 차적 조회 등으로 여행을 함께 다녀온 지인을 찾아 조사한 뒤 이들이 삼송역 인근 오피스텔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에 경찰은 지난 13일 CCTV 등을 통해 이들이 숨어있는 오피스텔을 특정하고 수사망을 좁혀갔지만, 2000세대가 넘는 오피스텔에서 이들이 몇 호실에 숨어있는지 확인하지 못해 검거가 늦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다 경찰이 이씨의 아버지를 통해 은신 중인 오피스텔이 이미 특정돼 포위한 상태임을 이씨에게 전달하고, 이씨의 아버지가 ‘언제까지 도피할 수 있겠느냐’는 등 설득을 이어간 끝에 이씨는 16일 오전 자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경찰은 이날 해당 오피스텔에서 조씨와 이씨를 각각 붙잡았다. 체포 당시 두 사람은 순순히 체포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의 도피를 도운 조력자의 신원도 파악해, 조만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이들이 타인의 명의를 사용한 덕분에 도피가 가능했던 만큼, 조력자의 조사 결과에 대해서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검찰은 해당 오피스텔에서 압수한 휴대전화들도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분석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도주 경로 등을 조사하고 있다. 

다만 체포 후 17일 이씨는 “변호인이 없는 상태에서는 조사를 받지 않겠다”며 진술 거부권을 행사해, 검찰은 이씨를 인천구치소로 돌려보냈다. 조씨 역시 이날 검찰 조사를 받았으나 진술을 회피하고 있어 오후 3시경 구치소로 돌려보내졌다.

이들은 아직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은 상태로,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뒤 배정되는 국선변호인과 함께 영장실질심사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검찰은 추가 조력자 존재 여부, 이씨의 전 남자친구가 파타야에서 사망한 사건, 해외여행 중 가방을 도난당했다는 신고로 이씨가 여러 차례 보험금을 탄 일 등에 대한 추가 조사도 진행할 방침이다.

정한별 기자 hanbyeol.oab@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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