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피해’ 배구선수 안은주씨 사망...1774번째 죽음
‘가습기살균제 피해’ 배구선수 안은주씨 사망...1774번째 죽음
  • 정한별 기자
  • 승인 2022.05.04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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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간 투병 끝에 숨져...집계 사망자 1774명으로 늘어
안은주씨, 투병 중에도 옥시 책임 촉구 운동에 앞장서
투병 중에도 가습기살균제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운동에 앞장서왔던 안은주씨가 끝내 숨을 거뒀다. (사진/환경보건시민센터 제공)
투병 중에도 가습기살균제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운동에 앞장서왔던 안은주씨가 끝내 숨을 거뒀다. (사진/환경보건시민센터 제공)

[한국뉴스투데이] 가습기살균제 피해로 12년간 투병해오던 배구선수 출신 안은주씨가 끝내 숨졌다.

3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가습기살균제 피해로 투병을 이어오던 안은주씨가 PHMG 살균제 후유증으로 이날 생을 마감했다고 전했다.

이에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 가습기살균제피해지원센터에 접수된 사망 신고자는 1774명으로 늘었다.

배구선수 출신으로 코치와 심판으로 활동할 만큼 건강했던 고인은 지난 2011년 옥시의 가습기살균제 제품 사용 뒤 쓰러져, 원인 미상의 폐 질환 진단을 받았다. 

이후 2015년과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폐 이식 수술을 받으며 12년간 투병해왔고, 신장 투석 및 기관지 확장 시술을 받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 1일부터는 상태가 더욱 나빠져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안씨는 앞서 2015년부터 가습기살균제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운동에 앞장서왔다. 산소 발생기를 착용할 만큼 병세가 악화돼 목소리를 내지 못할 때에도 손글씨를 통해 피해를 알렸다.

안씨는 초기에 폐손상 3단계로 판정돼 피해자로 인정되지 않았으나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 제정 이후 긴급구제지원대상으로 선정됐다. 그러나 옥시 측으로부터는 아무런 보상도 사과도 받지 못 했다는 것이 환경보건시민센터의 설명이다.

이날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추모식을 진행하며 “옥시와 애경의 거부로 가습기살균제 피해조정안이 성사되지 못한 상황에서 또 한명의 피해자가 억울한 죽임을 당했다. 살인자는 영국기업 레킷(한국 옥시)이고 살인도구는 PHMG라는 살균성분을 넣어 만든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앞서 지난 3월 피해자 단체와 기업 간의 협의 조정을 통해 가습기 살균제의 조정안이 발표됐으나, 옥시와 애경이 이를 거부하며 사실상 무산된 바 있다.

한편, 고인의 빈소는 경남 함안군 영동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5일에 치러진다.

정한별 기자 hanbyeol.oab@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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