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인기몰이, 월드컵 기대감 고조
한국 축구 인기몰이, 월드컵 기대감 고조
  • 이지혜 기자
  • 승인 2022.06.05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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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에 완패했지만, 축구 팬 만족도는 최상
5월 축구용품 판매 72% 급증, “손흥민 영향”
레전드 히딩크, “벤투호, 좋은 축구 하고 있다”

[한국뉴스투데이] 아시아인 최초로 EPL 득점왕을 차지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주가 상승과 함께 축구에 대한 관심이 덩달아 급증하고 있다. 최근 서울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친선전에서 우리나라가 1-5 대패를 당했음에도 브라질 선수들이 보여준 최정상급 경기력과 팬서비스에 열광하는 분위기다. 카타르 월드컵을 5개월여 앞둔 상황서 EPL 득점왕을 보유한 우리나라가 세계의 강호들을 상대로 어디까지 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브라질에 완패했지만, 축구 팬 만족도는 최상
지난 2일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FIFA(국제축구연맹) 세계 랭킹 1위 브라질과 평가전에서 1-5로 졌다.

지난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브라질에 선제골을 내준 뒤 황의조(보르도)가 1-1 동점 골을 터뜨리며 분전했으나, 브라질의 간판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에게 페널티킥으로 2골을 내주는 등 이후 4골을 더 내주며 1-5로 패했다.

브라질이 왜 세계 랭킹 1위인지를 알려주는 압도적인 경기력에 우리나라는 말 그대로 완패했다. 그러나 친선경기임에도 네이마르를 포함한 브라질 남자 축구대표팀 선수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열정적인 플레이와 팬서비스는 많은 화제를 낳았다.

특히 네이마르는 훈련 중 부상이 있었음에도 특유의 드리블과 슈팅 감각을 뽐냈고, 경기 외적으로도 한국 축구 팬들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많은 인기를 얻었다.

손흥민과 브라질 남자 축구대표팀의 만남도 화제가 됐다. 손흥민은 네이마르와 경기 후 라커룸에서 유니폼을 교환했고, 브라질 선수들과 장난을 치며 분위기를 주도할 만큼 세계적인 스타들 사이에서도 존재감을 과시했다.

최근 재미있는 후일담도 전해졌다. 손흥민이 브라질과의 평가전 전에 토트넘 동료이자 브라질 대표팀의 에메르송 로얄(23)에게 “네이마르가 나를 알까?”라고 물었다는 것.

ESPN브라질과의 인터뷰에서 에메르송은 “손흥민은 네이마르의 열렬한 팬”이라며 네이마르가 자신을 아는지 농담을 해왔다고 말했다. 에메르송은 궁금해하는 손흥민에게 “당연히 너를 안다”며 “네가 네이마르를 존경하는 것처럼, 네이마르도 너를 존경한다. 너도 스타다”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지난 5일 오후 서울 시내 대형마트 스포츠용품 코너에서 아이들이 축구공을 살펴보고 있다. 5월 한 달간 축구용품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 증가했다.(사진/뉴시스)
5일 오후 서울 시내 대형마트 스포츠용품 코너에서 아이들이 축구공을 살펴보고 있다. 5월 한 달간 축구용품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 증가했다.(사진/뉴시스)

◆5월 축구용품 판매 72% 급증, “손흥민 영향”
손흥민의 연이은 활약과 화제성에 축구 관련 시장도 부흥하는 분위기다.

지난 4일 온라인 쇼핑몰 옥션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 5월 한 달간 축구용품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 증가했다.

축구공은 153%, 축구화는 148% 각각 판매량이 늘었다. 정강이보호대(20%), 축구 가방(160%), 축구 장갑(209%) 등도 판매량이 늘었고 풋살화, 축구 양말·스타킹, 골키퍼 장갑, 축구 조끼 등의 관련 용품을 찾는 사람도 많아졌다.

옥션 관계자는 “거리두기 해제로 야외 스포츠가 인기를 얻는 분위기 속에서 손흥민 선수의 득점왕 소식에 각종 축구용품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일부터 오는 6일까지 2002 한일월드컵 20주년을 맞아 준비한 2022 KFA 풋볼 페스티벌의 프로그램 중 하나로 선수 소장품 경매를 진행 중이다.

오는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 북측광장에서 손흥민의 축구화가 경매에 오른다.

이 축구화는 손흥민이 지난 3월 이란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9차전에서 착용한 것이다. 벤투호는 당시 손흥민의 결승 골에 힘입어 2-0 승리를 거두며 11년 만에 이란을 꺾었다.

앞선 5일에는 손흥민의 친필 사인이 담긴 국가대표 유니폼이 경매에 오른다.

현재까지 마무리된 경매에서는 선수단 전원의 사인이 담긴 2020 도쿄올림픽 유니폼이 65만 원에 낙찰됐다.

공격수 황의조(보르도)의 유니폼은 55만 원, 골키퍼 조현우(울산)는 30만 원, 송민규(전북)는 22만 원에 각각 팔렸다.

경매 수익금은 해당 선수의 이름으로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 건립비용으로 기부된다.

◆레전드 히딩크, “벤투호, 좋은 축구 하고 있다”
자연스레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의 카타르 월드컵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20년 전 2002 한일월드컵에서 전 국민을 행복하게 했던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이 불을 지폈다.

히딩크 감독은 지난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KFA) 지도자 컨퍼런스’에 참석해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을 5개월 앞둔 벤투호의 여정을 지지했다.

히딩크 감독은 “하루 전 열린 한국과 브라질의 A매치 평가전을 현장에서 지켜봤다”면서 “브라질에 많은 골을 내줬지만, 날카로운 공격으로 득점하는 인상적인 모습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브라질을 상대로 1-5로 크게 졌다고 해서 축구하는 스타일을 확 바꾸면 선수들이 오히려 더 큰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며 “벤투 감독이 스스로 믿고 지켜온 전술의 스타일은 유지하는 게 맞다”고 소신을 밝혔다.

히딩크 감독은 2002 한일월드컵 준비 당시 체코, 프랑스 등 강호들과 평가전에서 잇달아 0-5로 완패하며 ‘오대영’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손쉬운 상대와의 평가전으로 의미 없는 자신감을 얻기보다는 강팀을 상대로 완패하더라도 발전해야만 월드컵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증명한 바 있다.

이지혜 기자 2jh06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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