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경제】 은행 폭리 추구 한목소리에 은행들 '술렁'
【지금 경제】 은행 폭리 추구 한목소리에 은행들 '술렁'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2.06.2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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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3일 금융감독원장-연구기관장 간담회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이날 이 원장은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은행들의 공적 기능을 강조한 바 있다. (사진/뉴시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3일 금융감독원장-연구기관장 간담회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이날 이 원장은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은행들의 공적 기능을 강조한 바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들의 금리와 관련해 금융소비자의 이자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협력하라고 발언한 직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들이 지나치게 이익 추구를 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은행들이 술렁이고 있다.

정부, 은행들 대출금리로 폭리 추구 한목소리

지난 20일 윤 대통령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금리 상승 시기에 금융소비자의 이자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금융당국과 금융회사가 협력해야 한다"며 이자 부담을 덜어줄 방안을 강구할 것을 언급했다.

같은 날 이 금감원장은 국내 은행장들을 만난 자리에서 “금리 상승기에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어 지나친 이익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면서 “합리적이고 투명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금리를 산정·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추진중인 예대금리 산정체계 및 공시 개선방안이 실효성 있게 시행되도록 철저히 준비해 줄 것을 당부하는 동시에 금리인하요구권 제도 운영을 지속적으로 활성화해 소비자의 금리부담이 완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을 요청하고 나섰다.

여기에 여당인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역시 “시중은행들이 예금과 대출금리 차이로 과도한 폭리를 취했다는 비판이 있다”며 고통 분담 노력을 강조했다. 같은 날 윤 대통령과 여당 원내대표, 은행들의 감독을 맡은 금감원장까지 입을 모아 금리 인상에 따른 은행의 이익 추구를 지적한 셈이다.

이후 이 금감원장은 23일 연구기관장 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의 질문에 "시장의 자율적인 금리 조정 기능에 간섭할 의사도 없고, 간섭할 수도 없지만 법에서 정한 은행의 공적 기능은 분명히 존재하고 감독 당국의 역할도 있다“면서 부연 설명을 덧붙인 바 있다.

윤 대통령과 이 금감원장 등이 한날 은행들의 이자 장사에 대해 지적하자 은행들은 정부의 압박을 우려하면서도 일제히 금리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한국뉴스투데이)
윤 대통령과 이 금감원장 등이 한날 은행들의 이자 장사에 대해 지적하자 은행들은 정부의 압박을 우려하면서도 일제히 금리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한국뉴스투데이)

지난해 금융지주들 실적 급증

이처럼 정부가 은행들의 지나친 이익 추구를 지적한 바탕에는 최근 폭증한 금융지주들의 실적도 한 몫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4월 금감원이 발표한 지난해 금융지주회사 경영실적에 따르면 국내 10개 금융지주의 총자산은 8.7% 증가하고 당기순이익은 40.2% 늘어났다. 

지난해 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은 21조1890억원으로 전년보다 6조706억원(40.2%) 늘었다. 권역별 당기순이익 증가액은 은행 2조4379억원(23.7%), 금융투자 1조7118억원(51.7%), 보험 6676억원(49.1%), 저축은행 포함 여전사 1조1191억원(46.1%)이다.

권역별 이익 비중 중 은행의 이익 비중은 53.0%로 금융투자(20.9%)나, 보험(8.4%), 여전사(14.7%) 등에 비해 가장 컸다.

금융지주별 지난해 당기순이익을 보면 KB금융지주가 4조4096억원으로 전년 대비 27.6% 증가했고 신한금융지주는 4조193억원으로 전년 대비 17.7%가 증가했다. 하나금융지주는 3조5261억원으로 전년 대비 33.7% 증가했고 우리금융지주는 2조5879억원으로 전년 대비 98.0% 증가했다.

은행들, 정부 압박에 금리 혜택 검토

은행권에서는 시장 가격에 의해 움직이는 은행 금리 문제에 금감원 등 정부가 연이어 지적한 것을 두고 압박을 넣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도 각 은행들은 금융소비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금리 혜택 검토에 들어가는 등 눈치보기에 급급한 모양새다.

신한은행은 주담대를 받은 차주가 기존 금리 그대로 대출 기간을 5년 연장해 매달 상환하는 원리금을 낮춘다는 방침이다.

하나은행 역시 차주들의 이자부담을 줄이는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우대금리를 확대해 금리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중에는 케이뱅크가 아파트 담보대출 금리를 0.35%포인트 가량 인하하고 전세대출 금리 역시 0.41%포인트 인하헸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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