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국 신설 집단 반발하는 14만 경찰 집단행동 태세
경찰국 신설 집단 반발하는 14만 경찰 집단행동 태세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2.07.25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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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초유 경찰들의 반란, 집단행동으로
경란 주도 류삼영 대기발령에 부글부글
 
경감·경위들도 회의 예고, 일선 경찰로 확전
지지율 30%대, 레임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경찰국 신설과 관련해 경찰들이 집단반발에 나서는 모양새다. 전국 경찰서장회의 직후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울산 중부경찰서장에 대한 대기발령을 내리면서 경찰 내부는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여기저기서 “나도 대기발령하라”는 글들이 넘쳐나고, 류 서장에 대한 응원의 글들도 계속 눈에 띈다. 총경에 이어 경감과 경위들도 회의에 나서는 등 집단행동이 심상치 않다. 이것은 이례적인 일로 윤석열 정부가 경찰을 통제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편집자주>

경찰청이 경찰국 신설 대응방안 등 논의를 위해 전국 경찰서장회의를 제안하고 개최한 류삼영 울산중부경찰서장에 대해 대기발령 조치를 취하고 회의를 주도적으로 계획하거나 참석한 총경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사진은 24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사진/뉴시스)
경찰청이 경찰국 신설 대응방안 등 논의를 위해 전국 경찰서장회의를 제안하고 개최한 류삼영 울산중부경찰서장에 대해 대기발령 조치를 취하고 회의를 주도적으로 계획하거나 참석한 총경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사진은 24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행정안전부에 경찰국이 신설된다는 말에 전국 경철서장회의가 열렸다. 총경급 간부들이 회의를 갖는다는 것은 심상치 않은 일이다. 이에 윤석열 정부는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울산 중부경찰서장을 대기발령했다.

그러자 경감·경위급이 전국 현장팀장 회의를 예고하고 나섰다. 경감과 경위급들은 자신이 모시던 사람들이 대기발령 조치를 받거나 감찰을 받고 있다면서 그에 대응해야 한다면서 회의를 예고한 것이다.

집단반발에 나선 경찰들

류 서장을 대기발령한 이유는 경찰청의 만류에도 회의 개최를 강행해 국가공무원법상 복종 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이날 회의에는 50여명의 총경이 현장 참석했고, 온라인에는 140여명이 함께했다. 회의 직후 경찰국에 대한 반대 입장을 냈지만 ‘성명서’ 발표는 하지 않았다. 이유는 ‘항명’으로 내비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경찰청은 류 총경에 대한 대기발령 조치를 내렸고 현장에 참석한 50여명에 대해 감찰을 예고했다. 그러자 일선 경찰들이 들고 일어났다. 경감, 경위 등 현장 팀장 회의가 예고됐다. 서울 광진경찰서 소속 김성종 경감은 내부망에 글을 올려 30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경감과 경위 등의 계급 경찰을 대상으로 전국 현장팀장 회의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전격 경찰 직장협회 회장단은 25일부터 29일까지 류 총경 대기발령 사태와 관련해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1인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서울역에서 경찰국 반대 대국민 홍보전을 열고,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국회 입법 청원 온라인 서명 운동도 할 계획이다. 이 뿐만 아니라 총경들 역시 회의를 한 번 더 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감찰 추진에 반발하면서 항명을 확실하게 하겠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사상 초유의 경란을 예고한다. 경찰은 그동안 정권의 하수인 역할을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지만 대대적인 반발에 나선 셈이다. 

류 서장의 대기발령과 관련, 경찰 조직 내부 반발로 사태가 확대될 수 있을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치인들은 검수완박 저지를 위한 전국검사장회의 때 검사장을 감찰하거나 대기발령하지 않았다며 이번 대기발령 조치 및 감찰 착수를 강하게 비판했다. 사진은 24일 서울시내에서 근무중인 경찰들. (사진/뉴시스)
류 서장의 대기발령과 관련, 경찰 조직 내부 반발로 사태가 확대될 수 있을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치인들은 검수완박 저지를 위한 전국검사장회의 때 검사장을 감찰하거나 대기발령하지 않았다며 이번 대기발령 조치 및 감찰 착수를 강하게 비판했다. 사진은 24일 서울시내에서 근무중인 경찰들. (사진/뉴시스)

지지율 하락세가 영향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경찰국 신설에 대해 반발하는 것도 있지만 경찰이 집단행동을 하게 된 용기를 불어넣어 준 것은 아무래도 ‘지지율’에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에서 20%대로 더 떨어지느냐 기로에 놓인 상태다. 20%대로 떨어지면 일선 공무원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는 예측도 나왔는데 결국 그 예측이 들어맞으면서 ‘경란’이 발생한 것이다.

즉, 경찰들도 지지율이 30%대에 머물고 있는 윤 대통령의 지시를 더 이상 따를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여기에 경찰국 신설로 자신들을 옥죄어 온다고 생각하니 총경급 회의를 열어 반발을 한 것이고, 이제는 중간관리와 일선 간부들이 회의를 열어 저항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최하 말단 계급인 순경급도 가세를 한다면 그야말로 경란은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측된다.

야당까지 합세하면

만약 순경급까지도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길을 걸어가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에 야당까지 합세를 한다면 윤석열 행정부는 그야말로 ‘레임덕’에 빠질 수밖에 없다.

아직 다른 정부기관에서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만약 경란이 경찰들의 승리로 끝난다면 다른 공무원 조직들도 들고 일어나면서 레임덕에 빠지게 된다.

이런 이유로 윤석열 행정부로서는 경란을 강경 진압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강경진압에 나서면 나설수록 경찰들의 반발이 더욱 거세지면서 상당한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편, 일각에서는 윤석열 정부가 경찰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를 경질시키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경찰국을 신설하는 조건으로 윤 후보자를 경질시키는 것을 빅딜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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