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 “윤 대통령, 광복절에 역사·위안부 문제 한마디도 없어”
이용수 할머니 “윤 대통령, 광복절에 역사·위안부 문제 한마디도 없어”
  • 정한별 기자
  • 승인 2022.08.15 1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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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명예를 짓밟아도 비위 맞추는 게 더 중요한가” 지적
경축사에서 ‘자유’ 33번 강조한 윤 대통령...공허한 자유 비판
지난 3월 17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 ICJ 회부 추진위원회 주최로 열린 각국 위안부 생존자 및 단체의 유엔 인권 특별보고관 공개서한 발송 발표 기자회견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3월 17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 ICJ 회부 추진위원회 주최로 열린 각국 위안부 생존자 및 단체의 유엔 인권 특별보고관 공개서한 발송 발표 기자회견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4) 할머니가 일본의 역사적 책임 등 과거사 문제를 일체 언급하지 않은 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비판했다.

15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 국제사법재판소 회부 추진위원회(이하 위원회)의 입장문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두고 어떻게 광복절에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대한 얘기만 하고, 해결되지 않은 역사 문제와 위안부 문제에 대한 말씀은 한마디도 없으시냐며 비판했다.

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 할머니는 일본이 아무리 역사를 왜곡하고, 우리의 명예를 짓밟더라도, 일본의 비위를 맞추는 것이 더 중요하냐. 그것이 자유와 인권, 법치를 존중하는 것인가. 일본의 반성과 사죄가 먼저 아닌가. 이 세대가 다시 한 번 못난 조상이 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할머니는 가해국 일본 정부는 있는 그대로 기억해도 모자랄 역사를 전 세계인 기억 속에서 지우고 왜곡하기 위해 강제성이 없었다, 전쟁 범죄가 아니었다, 교과서에서 삭제하라, 소녀상을 철거하라며 로비를 하고 있다. 일본이 스스로 위안부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의지가 없다면 우리 정부가 할머니들 명예를 위해 단독으로 유엔 고문방지위원회에 위안부 문제를 회부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것이 오늘 말씀하신 자유, 인권, 법치라는 보편적 가치 아니겠나. 그것만이 뻔뻔한 일본에게 진실을 깨우쳐 주고 미래의 화해와 상생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할머니들이 11분밖에 남지 않았다. 시간이 없다. 전 세계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윤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일본을 향해 이제 세계 시민의 자유를 위협하는 도전에 맞서 함께 힘을 합쳐 나아가야 하는 이웃이라며 한일 관계가 보편적 가치를 기반으로 양국 미래와 시대적 사명을 향해 나아갈 때 과거사 문제도 제대로 해결될 수 있다. 김대중·오부치 공동 선언을 계승해 한일 관계를 빠르게 회복하고 발전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은 해당 경축사에서 우리의 독립운동은 끊임없는 자유 추구의 과정으로서 현재도 진행 중이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자유, 인권, 법치라는 보편적 가치를 기반으로 함께 연대해 세계 평화와 번영에 책임 있게 기여하는 것이야말로 독립운동에 헌신하신 분들의 뜻을 이어가고 지키는 것이라며 자유를 총 33회 언급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의 근거로 삼기 위해 독립운동의 의미를 협량하게 해석한 것은 유감스럽다한일관계 개선에 있어 과거사 문제 해결에 대한 적극적 의지는 회피했다. 과거사 문제를 회피하며 한일관계 개선을 도모하겠다면 국민께서 동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의 광복절이자 일본의 패전일인 이날 일본 정치 지도자들은 2차 세계대전의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료를 내거나 참배했다. 이에 외교부는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신사에 일본 정부와 의회의 책임있는 지도자들이 또다시 공물료를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정한별 기자 hanbyeol.oab@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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