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놉(Nope)’... "쉿! 하늘을 쳐다보면 죽는다"
‘놉(Nope)’... "쉿! 하늘을 쳐다보면 죽는다"
  • 곽은주 기자
  • 승인 2022.08.20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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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드러나는 거대한, 그러나 이길 수 있는 공포(우상)의 실체

<겟 아웃>(2017), <어스>(2019) 단 두 작품만으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조던 필 감독. 특히 호러 장르를 그만의 특별한 방식으로 재정의하며 영화적 세계관을 확장해 온 조던 필 감독은 신작 <>에서도 그의 재능을 십분 발휘하며 국내 관객을 매혹시켰다. 819() 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 누적 관객수는 95,867. 개봉 2일 연속 외화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무엇보다 펜데믹 이후 호러 장르 영화 최고 흥행작 <콰이어트 플레이스>(2021) 2일 차 누적 관객수인 108,030명과 비슷한 수치다. 과연 <콰이어트 플레이스> 최종 관객수인 863,339명 기록을 넘어서는 흥행 신기록을 세울까.

'놉(NOPE)' 스틸컷,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놉(NOPE)' 스틸컷,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조던 필 감독의 <: NOPE>(2022)은 그의 전작들과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도전임을 전했다. “<>은 제가 앞서 다루고자 했던 다른 이야기들보다 훨씬 큰 영역을 다룬다라며 조던 필 유니버스의 확장을 예고했다. 그는 <>이 어떤 영화일 그것으로 생각하든지 일단 영화관에 들어서면 놀라움 이상의 감정을 겪게 될 것임을 알렸다.

NOPE'NO의 의미로 영화에서는 다층적인 뜻을 함의하고 있다.

<>은 예측할 수 없는,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서 오는 두려움과 두려움 속에서 온몸이 오싹하게 조여 오는 스릴, 그리고 공포 속에서 느끼는 엔터테인먼트의 즐거움까지 선사한다.

영화 속 남매는 아무도 볼 수 없는 그것에 두려워하는 동시에 두렵지만 두려움에 맞서 그것을 끝까지 쫓는 포기하지 않는 끈덕진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주인공의 모습에 조던 필 감독은 많은 점에서 ‘OJ 헤이우드에메랄드 헤이우드는 제 성격이 가진 두 개의 다른 면을 보여준다라며 개인적인 시간을 갖는 걸 좋아하면서도 동시에 모두의 앞에서 자신을 보여주길 원하는 자신에 모습을 그만의 연출로 영화 속에 담아냈다고 전했다. 결국 현실의 거대한 장막, 혹은 두려운 대상을 대하는 감독의 태도를 영화 속 남매에게 투영했다는 솔직한 고백인 듯.

'놉(NOPE)', 스틸컷,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놉(NOPE)', 스틸컷,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OJ 헤이우드 역의 다니엘 칼루야는 조던 필 감독의 전작 <겟 아웃>에서도 출연했다. OJ 헤이우드는 <>에서 과묵하고 사려 깊은 캐릭터를 보여준다. 그는 아버지 오티스 헤이우드 시니어(키쓰 데이빗)의 급작스럽고 의문스러운 죽음을 목격한다. 아버지의 돌연한 죽음으로 OJ 헤이우드는 부친이 하던 영화와 텔레비전 제작사를 위해 말을 훈련하는 가족 목장의 운영을 맡아 한다. 그러나 부친 만큼 제대로 수익을 내지 못하고 계속 가산을 탕진하게 된다. 할리우드와 관련된 일을 하지만 헤이우드 목장은 쇠락하고 점점 고립에 빠진다. 그러던 차에 그의 여동생 에메랄드 헤이우드(케케 파머)가 목장으로 돌아오자 오래 묵은 긴장과 상처들이 수면 위로 떠 오른다.

OJ 헤이우드와 그 여동생과의 관계는 이 영화의 중요한 감정적 중심선이다. 오빠 역의 다니엘 칼루야는 감독님이 이야기하기를 에메랄드 헤이우드가 그 아버지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에너지와 성격적인 부분을 보자면 그녀가 목장의 자연스러운 후계자이지만 그곳에 남은 것은 장남 OJ 헤이우드였다. 가족 안에 정치적인 부분도 있지만, 서로에 대한 타고난 사랑도 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신나는 점이기도 하고, 진심 어린 친구로 지내는 남매라는 부분이 포인트다.”고 감상 팁을 전했다.

아울러 조던 필의 영화에서 제가 사랑하는 점은 그의 영화들이 묘하게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 영화는 무조건 극장에서 경험을 해봐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언제나 그 안에 영원한 전제와 진짜 진실이 있다. <>의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어떠한 것과도 다르고 신비했지만, 그는 이 각본을 쓴 사람이 조던 필이라는 믿음직스러운 사람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조던 필 감독에 대한 무한 신뢰를 덧붙였다.

'놉(NOPE)', 스틸컷,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놉(NOPE)', 스틸컷,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조던 필 감독은 “<>2020년 팬데믹 기간에 시나리오를 썼다. 정말 미친 시간과도 같았다. 많은 의미로 이 영화는 그해에 일어났던, 아직도 이어져 오는 끔찍한 일들에 대한 반영이다. 이 영화는 제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이기도 하고 관객들에게도 그들의 일상을 탈출할 기회를 주고 싶었다라고 말하며, 영화를 연출한 의미를 전했다.

일상의 평안함과 일상성이 주는 안도함이 무너진 후에 비로소 매일매일의 평상심이 얼마나 소중하고 소중한지 깨닫듯이, <>은 일상의 평화와 자유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다. 눈에 보이는 것이 공포가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공포라는 것을 쫄깃하게 보여주며, 관객을 거대한 공포(우상)의 깊은 우물에서 조용히 흔들어 깨운다.

곽은주 기자 cineeun60@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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