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희 의원 징계 절차 착수, 당내 기강 잡기?
권은희 의원 징계 절차 착수, 당내 기강 잡기?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2.08.23 09: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권은희 징계 절차 의외라는 반응
경찰국 반대·이상민 탄핵 결정적?

다양한 정책 목소리 재갈 채운 꼴
제2 이준석·제2 권은희 나올 수도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경찰 출신 권은희 의원에게 징계 논의를 개시한다는 통보를 내렸다. 권 의원은 이에 대해 반발하면서 ‘무모함’이라고 표현했다. 당 안팎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다른 국회의원과 달리 ‘막말’ 등의 파문이 아니라 정책에 대해 반대를 했다는 이유로 징계 절차를 밟겠다고 하는 것은 당내 다양한 목소리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편집자주>

국민의힘이 권은희 의원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사진은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경찰국 신설에 대한 국회 대응방안' 공청회에서 권은희 의원이 인사말을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국민의힘이 권은희 의원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사진은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경찰국 신설에 대한 국회 대응방안' 공청회에서 권은희 의원이 인사말을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지난 22일 회의에서 김성원 의원의 “솔직히 비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는 발언에 대해 징계 절차를 밟는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면서 권은희 의원에 대한 징계도 밟겠다고 밝혔다. 이 소식을 들은 당 안팎에서는 권 의원은 의외라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김 의원처럼 막말을 한 것도 아니고, 구설수에 오른 것도 아니고, 논란이 있었던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권은희도 반발

권 의원 역시 반발했다. 권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어제 오후 11시4분 국민의힘 윤리위원장이 의원실 메일로 징계개시 통지서를 송부했는데, 그 사유가 적시되지 않아 확인해보니 경찰국 신설 반대 논의와 이상민 (행안부) 장관 탄핵 주장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윤리위원회 ‘본캐’가 국정운영의 장악력을 위해 당정관계를 수직적으로 설정하는 것임을 드러낸 무모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의힘 윤리위는 국회의원의 헌법과 양심에 따른 국회활동을 징계대상화했다. 윤리참칭위원회가 돼 정당정치를 희화화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권 의원은 그동안 경찰국 신설에 대해 반대해왔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해서도 찬성을 했다.

경찰국 신설 과정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향해서 ‘탄핵’이란 단어까지 꺼냈다. 이런 이유로 권 의원이 징계 절차를 밟게 된 것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고, 이 장관 탄핵을 꺼내들어서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당 안팎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의원들과 달리 권 의원은 정책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밝힌 것인데 그것에 대한 재갈을 물릴 수 있느냐는 것이다.

국회의원 한명한명이 헌법기관으로 자신의 소신대로 정치적 목소리를 낼 수 있는데 그것을 윤리위가 제동을 걸 수 있겠냐는 것이다.

더욱이 경찰국 신설을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채택한 사안도 아니고, 이 장관의 탄핵 이야기 역시 재갈을 물릴만한 사안은 아니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본보기로

이런 이유로 당 안팎에서는 결국 권 의원을 본보기로 해서 당내 기강 잡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20~30%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권 의원을 징계하지 않으면 앞으로 다른 사안에 대해서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의원들이 많아질 수도 있기 때문에 미리 선수를 치려고 징계 절차를 밟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당 안팎에서 권 의원의 그동안 발언에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지 100일 조금 넘은 시점에서 당내에서 벌써부터 반발이 나온 것은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윤리위에서 징계 절차를 밟는다는 것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 어떤 국회의원이 자신의 소신을 발언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결국 입에 재갈을 채우겠다는 것인데 그것도 한 두 번이지 결국 나중에 가서 의원들이 모두 돌아서게 된다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이준석, 권은희 그 다음은

당 안팎에서는 윤석열 행정부에 대한 반발을 이준석 전 대표가 스타트를 끊었다는 이야기가 있고, 그 다음으로 권 의원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이는 또 다른 이 전 대표와 또 다른 권 의원이 앞으로도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직까지 윤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이 전 대표 혼자이지만 앞으로 더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나 국민의힘 지도부로서는 집안 단속을 해야 하기 때문에 징계 절차를 밟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론의 역풍이 만만치 않은 것도 현실이다. 다른 의원들과 달리 정책적인 면을 갖고 징계 절차를 밟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